작자 미상 <유충렬전.
줄거리
발단: 유심의 아들로 태어난 유충렬
명나라 고관인 주부 유심은 늦도록 자식이 없자, 산천에 기도하여 신이한 태몽을 꾸고충렬을 낳는다. 충렬은 골격이 준수하고 문장과 병법에 통달하였다.
전개 : 정한담으로 인한 위기를 넘긴 충렬
유충렬의 아버지는 간신 정한담과 최일귀의 모반심을 충간하다가 오히려 연북으로 유배된다. 한편 정한담 일파는 후환이 두려워 충렬의 집을 불지른다. 충렬은 간신히 위기를 넘기고 승상 강희주에게 구원되어 그의 사위가 된다.
위기 :
강 승상 역시 천자에게 충간하다가 유배당하고, 충렬은 광덕산 도승 밑에서 도술을 배우게된다.
절정
정한담이 남적, 북적과 함께 반란으 일으켜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충렬을 등장하여 천자를 구한다.
결말
충렬은 반란군을 진압하고 황후, 태후, 태자를 구출하여 유배지에서 고생하던 아버지와 장인을 구한 뒤, 아내와 함께 부귀 영화를 누린다.
이해와 감상
A
① 조선 후기 영웅 소설을 대표하는 소설로, 영웅의 일생이라는 전형적인 구조를 가장 충실히 유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선과 악, 충신과 간신의 대립이 있으며, 반동 인물은 주인공 개인의 적대자라기 보다는 국가나 국민 전체의 적대자로서, 그들을 물리쳐 주기를 바라는 소망이 주인공의 영웅적 행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② 고전 소설 대다수가 상상력과 구성의 자유로움 때문에 현실감이 없는 공간을 설정하는 데, 이 작품도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중국을 무대로 삼고 있다.
③ 또한, 천상에서 죄를 지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신선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고대 소설에서 자주 쓰이는 전형적인 구성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B
「조웅전」과 함께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영웅 소설이다. 영웅의 일생이라는 유형적 구조를 가장 충실히 보여 주고 있는 이 작품은 <주몽신화>에 보이는 영웅의 일생과 같은 맥락에 서 있는 소설이며, 화려하고 다채로운 군담(軍談)과 천상과 지상의 이원적 세계가 나타나 있는 적강(謫降)소설이다. 주인공 유충렬의 거듭되는 위기의 설정과 전란 속에서의 활약 등을 통해 병자호란 이후의 외적에 대한 복수 의식과 당쟁에서 패배한 실세 집안의 지위 회복의 염원과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c
「유충렬전「은 거듭되는 위기의 설정과 흥미 진진한 군담(軍談)으로 성공한 작품으로, 「조웅전「과 함께 조선 후기 영웅 소설과 군담 소설을 대표한다. 또한 이 작품에는 병자호란의 경험도 반영되어 있다. 가달의 정벌을 둘러썬 유심과 정한담의 대결은 주화(主和)와 주전(主戰)의 대립이며, 오랑캐에 의해 황제의 가족들이 포로가 된 것은 강화도의 함락으로 왕실의 인물들이 포로가 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또 유충렬이 단신으로 호국(護國)을 정벌하고 통쾌한 설육을 한 것은 병자호란 때 3당한 고통과 패배에 대하여 소설을 통해 복수하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이있다. 그런가 하면 정한담과의 당쟁에서 실패한 유심의 집안이 유충렬에 와서 옛날의 지위를 회복한다는 것은 조선 후기의 당쟁에서 패배하여 몰락한 사람들의 지위 회복을 위한 소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 정리
주제 : 유충렬의 고난과 영웅적인 행적(영웅의 일생과 사필귀정)
특징
영웅 소설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춤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대한 강한적개심을 표현함.
작품 연구실 : 유충렬전의 이원적 구조
‘유충렬’과 ‘정한담’은 천상계 신선들이었다. 천상에서 유충렬(선인)은 자미성장성, 정한담(악인)은 익성이었는데, 천상의 백옥루 자니에서 싸운 죄로 둘은 인간 세상에 유배되었다. 지상으로 내려와 유충렬은 충신, 정한담은 간신이 되어 천상에서의 대립이 지상에서까지 이어진다. 이와 같이 대개의 영웅소설들은 천상계와 시상게라는 이원적 공간을 설정하고, 주인공이 어떤 잘못으로 지상계로 유랑하는 적강 회소를 지닌다.
「유충렬전」의 배경
① 공간적 배경은 유심 일파와 정한담 일파가 각축을 벌이는 명나라 조정과 중국 대륙이다. 그에 비해 시간적 배경은 허구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② 사상적 배경은 유충렬의 출생과 구출, 그리고 무예의 연마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불교 사상이 짙게 나타나 있으며, 국가와 군주를 위해 전쟁에 나가 싸워 입신양명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유교 사상도 엿볼 수 있다.
작품 연구실 : 「유충렬전「에 반영된 작가의식
이 작품의 주된 갈등은 충신 유충렬과 간신 정한담의 대결이다. 유충렬은 국가를 위기서 구하고 몰락한 가문을 일으키는 영웅적 인물로, 정한담은 국가를 위기에 빠뜨리는 죄인으로 형상화하여 유충렬이 정한담에게 복수하게 하며 작가는 충신으로 설정된 유충렬을 일방적으로 옹호한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는 몰락한 계층의 회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충성과 효도라는 윤리 관념을 강조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국가의 변란과 위기에서 큰 공을 세워 조정에서 권력을 잡아 가문의 반대파를 숙청하고 과거 선조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몰락한 양반의 욕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실세의 복권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품 연구실 : ‘적강 소설’
적강은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오거나 사람으로 태어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천상계에서 내려온 인물이 지상계에서 겪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가 적강 소설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적강 소설은 주인공이 천상계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지상계로 내려와 인간들이 겪는 어떤 문제(보통은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다시 천상게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강 소설에서는 천상계에서의 질서가 지상계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천상게에서 주인공과 대립하던 인물은 지상계에서도 주인공을 위협하는 인물로 나타난다. 또한 주인공은 보통 비범한 능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러한 점에서도 주인공이 천상계의 인물이었음이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