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와 리비아 사이의 사막 지역에서 발이 묶인 이주민들 (AFP or licensors)
교황, 이주민 편에 서다 “다시는 지중해에서 죽음과 비인간성의 무대가 등장하지 않길”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7월 23일 연중 제16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북아프리카 사막 지역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몇 주 동안 갇히고 버려진 수많은 이주민들을 도와주라고 유럽·아프리카 정부 관계자들에게 호소했다. 교황은 또 세계 각국에 한국의 홍수와 같은 기상이변의 원인인 오염물질 배출을 제한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과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을 맞아 조부모와 손주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Alessandro Di Bussolo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7월 23일 연중 제16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2만 명의 신자들과 미디어를 통해 연결된 수백만 명의 신자들 앞에서 “지중해가 더 이상 죽음과 비인간성의 무대가 되지 않길 바란다”는 절절한 호소를 했다. 교황은 북아프리카 사막 지역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몇 주 동안 갇히고 버려진 수많은 이주민들의 비극을 언급했다.
“저는 특별히 유럽과 아프리카의 국가 정상들에게 이 형제자매들을 위한 긴급구호와 원조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합니다. 지중해가 더 이상 죽음과 비인간성의 무대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주님께서 모든 이의 생각과 마음을 깨우쳐 주시어 형제애, 연대, 환대의 정신을 불러 일으키시길 빕니다.”
튀니지 국경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이들의 굶주림과 갈증
튀니지와 리비아 사이 국경의 사하라 사막 지대에서 튀니지 정부에 의해 입국을 거부당한 수많은 이주민이 벌써 몇 주 동안 식량과 식수 등 어떠한 지원도 없이 사막에 갇혀 있다. 이틀 전 현지 비정부기구가 “튀니지 난민”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막에서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된 한 젊은 아프리카 여성과 여섯 살 난 그녀의 딸의 사진을 공개하자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수많은 이들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특히 튀니지 스팍스 남부 지역)에서 식량도 없이 방치돼 있다. 며칠 전 리비아 경찰은 사막 한가운데서 정찰대가 더위와 갈증으로 지친 90명을 구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의 집중호우 희생자·이재민과 함께
교황은 “이곳과 많은 나라에서 기상이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구 한편에서 “비정상적인 폭염과 엄청난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한국을 휩쓸었던 것과 같은 집중호우와 홍수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집중호우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피해자 및 이재민을 돕고 있는 이들과 함께한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오염물질 배출을 제한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이는 시급한 과제이며 미룰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우리 공동의 집을 보호합시다!”
미래는 젊은이와 노인의 동맹으로 만들어집니다
교황은 사도궁 서재 창가에서 삼종기도를 함께 바친 조모와 손자를 소개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세계청년대회를 맞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오늘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지낸다”고 말했다.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과 조부모와 노인의 날은 서로 가까이 있습니다. 이 두 기념일을 맞아 매우 필요한 두 세대 간의 동맹을 촉진하길 바랍니다. 젊은이와 노인이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돌봄으로써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잊지 맙시다.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큰 박수를 보냅시다! 더 크게요!”
교황은 로마 신자들과 이탈리아와 많은 나라에서 온 순례자들, 특히 브라질, 폴란드, 우루과이, 부에노스아이레스 학생들과 폴란드 레그니차교구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교황은 코고르노의 “40년 후” 자전거 여행 단체와 “평화를 위한 사이클링”(Pedalar pela Paz) 참가자들, 라치오의 일부 지역 공동체에서 모인 어린이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번역 이정숙
교황, 이주민 편에 서다 “다시는 지중해에서 죽음과 비인간성의 무대가 등장하지 않길” - 바티칸 뉴스 (vaticannews.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