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많이들 봐주시고 꼬릿말 달아주시는 바람에 몸들바를 모르겠습니
다. 아낌없는 칭찬 감사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님 여기나온 재수학
원 송파의 ㅊㅋ,ㄷㅎ 학원아닌데 어쩌죠? ^^;;(ㅊㅋ=청산, ㄷㅎ=대학 맞
나??? ㅇ_ㅇ? ㅋㅋㅋ)
소리없이 존재하는 많은 분들이 눈물없이 웃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길..
-Written by V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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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끝났다. 정말 많이 외로웠다. 공부가 혼자만의 힘든 싸움 이란
건 알았지만 이토록 외로울 줄은 몰랐다. 친한 친구들까지 않만나 가면
서 해야만 했던 공부가 이젠 끝이 났다. 더 이상 어두운 고시원 방안에
들어갈일도 이젠 더 이상 없고 음악대신 듣기평가 테입 듣고 다닐 일도
이젠 없다.
수능이 끝나고 나는 우리집 뒤에 있는 공원에 그동안 공부했던 책들을
몽땅 가지고 갔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족히 백권은 넘을 것 같았다. 그
책들 위에 휘발유를 살짝 뿌리고 불을 붙였다. 책들은 순식간에 타들어
가고 있었고 나는 공부한다고 그동안 또 피지 않던 담배를 입에 하나 물
었다. 불을 붙이고 한모금 빨아 들였다. "콜~록 콜~록..."기침이 계속나
왔다. 오랬만에 담배를 피니까 담배가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았다. 그
래도 참고 몇 번 빨았더니 조금 나아졌다. 오랬만에 피는 담배의 몽롱
한 기분에 졌어서 였을까? 아니면 지금 내 기분이 그래서 였을까? 타들
어 가는 책들의 불길속에 아가씨의 얼굴이 정말 오랬만에 떠올랐다. 군
대에 있을 때 아가씨의 편지와 사진들을 몽땅 태우고서 난 공부를 시작
했었다. 이젠 책들을 태우면서 다시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아직
도 그녀를 잊지 못함인가? 아니면 옛 추억에 대한 회상인가?
친구.
오래 두고 사귄 벗. 어느 영화 대사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군대 제대
를 하고서도 한번도 연락도 하지 않았던 친구들. 그렇게 오랜시간 어울
리지 않음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역시 우정이었다. 친구는 변하지 않는
다는 말을 몸으로 직접 느낄수 있었다.
"이런...X새끼. 이게 얼마 만이냐? XX놈 연락도 않하고, 살은 왜 이렇
게 많이 빠진거냐? 공부한다더니 살뺄라고 단식원 들어가 있었냐? 길가
다가 만나면 딴사람인줄 알고 못알아 보겠다." 친구 지형이 였다. 오랬
만에 날 본 이놈은 연거푸 욕만 해댔다. 욕이 듣기 싫지 않을 땐 친구
입에서 나왔을 때 뿐인거 같다.
"시험 잘 봤냐?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공부하는 새끼가 몇 명이나 될
까? 내가볼땐 너밖에 없을꺼 같다. 술처먹으면서 죽겠다고 했던게 엊그
제 같은데 벌써 그게 2년이나 지난건가?" 경민이다. 아가씨와 헤어지고
바로 휴가 나와서 잘지내란 소리를 듣고 부대 복귀하는 날까지 계속 술
만먹을 때 옆에서 같이 술마셔주던 친구놈이다. 둘다 나랑 제일로 친한
고등학교 동창들이다. 2년을 얼굴한번 못보고 지냈어도 어제 만나고 오
늘 다시 또 본듯 어색함이 없는 그런 친구들이었다. 친구들과 정말 오랬
만에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셨다. 필름이 끊켰다.
추운 새벽 공기와 인기척이 느껴졌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펐다. 날
깨운건 엄마도 아빠도 친구도 아닌 난생 처음보는 아저씨였다.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니 그냥 아저씨가 아닌 경비 아저씨였다. 내가 잠들어
있던 곳은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통 옆이었다. 나는 쪽팔려서 냉큼 일
어나 그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봤다. 내
가 잠들어있던 이 아파트는 그냥 아파트가 아닌 바로 우리 아가씨네 아
파트였다. 내가 왜 여기에서 노숙아닌 노숙을 하고 있었는지는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매일밤 우리 아가씨와 데이트를 마치고 아쉬운 작
별 키스를 하던 아파트앞 놀이터.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을까? 아픈덴
없겠지? 한번 다시 보고싶은데...'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됐다. 하지만
다시 만날 용기가 나질 않았다. 우리 아가씨를 잊을줄 알았는데 이젠 기
억에서 지워 버린줄만 알았는데 아가씨 집앞에 오니 지금의 난 몇 년전
아가씨 남자친구 였을때의 나로 어느덧 변해 있었다. 이근처는 모두 추
억의 장소 였다. 내 인생의 첫키스를 했던곳도 바로앞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 벤치였고, 아가씨와 학원 땡땡이를 치고 같이 피시방가서 포트리
스를 하던곳도 바로앞 피시방이었다. 그동안 하얗게 잊고 있었던 추억들
이 지금 내 눈앞에 보이고 있었고 아가씨는 아직도 유령처럼 보이지 않
게 내 주변에서 날 묶어놓고 놓아주질 않았다. 전화를 걸어보고싶은 마
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 아가씨를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이런 초라한 모
습으론 보고 싶지 않다. 예전의 나와는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
은 생각으로 참고 또 참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자연
히 '돈' 욕심이 생기게 됐다. 나를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참 오랬만에
해본 것 같다. 전역한 이후로 옷한벌 사본 적도 없고 그흔한 헨드폰도
없이 여태 살아오다 수능 전날에 어머니가 헨드폰을 사다 주시면서 그냥
주기 멋쩍으셨는지 "네가 헨드폰 없으니까 내가 답답해서 못살겠더라.
그래서 하나 사왔다."
24살...이제 곳있으면 25살인데 집에 용돈 달라고 손 내밀수 없었다.
그동안 공부한다고 집에 부담 준것도 미안해 용돈 달란 소린 입밖에 꺼
낼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결국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여
기 저길 돌아다니고 인터넷 구인정보 싸이트도 돌아다니면서 알아봤다.
(도무지 윈도우XP는 적응이 되질 않는다. 옛날에 그래도 내가 컴퓨터 꽤
나 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군대 갔다 온 후로 컴퓨터조차 만지질
않았으니 인터넷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 여기 저길 봐도 한달에 30만
원 받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러던중 모니터 화면에 내 눈을 사로잡는 일
이 있었다. 바로 과외였다.
나는 하나님께 죄송하다고 기도하고 바로 아르바이트 광고를 인터넷에
올리고 전단지도 만들었다. '연세대학교 의예과 재학생, 중고생 영어,
수학 성심 성의껏 가르치겠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연락처를 쓰고 프
린터로 출력했다. '아직은 아니지만 곳있으면 내가 갈 학교 내가갈 과입
니다. 거짓말 하는거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라고 하나님께 다시한번
기도후 근처 문방구에 가서 200장 정도 복사를 해서 강남,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전단지를 붙이기 시작했
다. 하루종일 다리 아프게 걸어다닌 보람이 다음날이 되니 조금씩 나타
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아주머니 목소리가 내 헨드폰에서 계속 흘러나
왔다. '우리애는 어쩌고 저쩌고...' 거의 대부분 강남쪽에서 많이 전화
가 왔다. 여기 저기 전화온 집에 찾아가 부모님과 학생과 상담좀 하다
가 과외를 하기로 했다. 다들 신기하게도 학생증 하나 보자고 하는 사람
들도 없이 연대생 이란 내말을 넙죽넙죽 잘도 믿었다. 그렇게 일주일만
에 네 군대나 과외를 하기로 했다. 과외를 많이 하다보면 내시간이 하나
도 없을 것 같아 조금만 할까 생각하다가 과외비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이 주길래 이왕 돈벌꺼면 많이 벌어서 차를 사야 겠다는 생각으
로 무리해서 과외를 하기 시작했다. 한명은 중3, 두명은 고1이었고 고3
도 한명 있었다. 불행이도 다들 남자놈들 이었다.ㅠ_ㅠ 여학생을 가르
쳐 보는 것도 생각 않해본것도 아니다. 근데 역시나 불행하게도(!?)내
겐 남자복이 터진 것이다. 근데 이 녀석들을 가르치는 것도 나름대로 재
미있었다. 중3짜리 놈과 첫 과외 하던 날에 그녀석이 나한테 여태껏 중
학교 3년 다니는 동안 꼴찌를 한번도 않놓쳤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
이었다. 공부를 왜그렇게 않하냐고 물어봤더니 자긴 공부보다 여자가
더 좋다고 말하는 거였다. 그래서 첫날은 그 녀석에게 군대에서 도망간
내 아가씨 얘기를 해줬다. 왜 도망갔으며 도망가서 내가 어떻게 지금까
지 살아왔는지 말해줬다. 녀석이 살짝 놀래는 표정이길래 나처럼 고생
안하려면 지금부터 꾸준히 조금씩 공부해 나가면 다 잘할수 있다고 노인
네 같은 소리로 마무리를 지어 줬다. 고3녀석은 과외하러 가기만 하면
매일같이 하는 소리가 "선생님 수업하지 말고 술이나 한잔하러 가죠."
라고 계속 노래를 부르길래 아직 나이도 어린놈이 무슨 술이냐며 또 노
인네 같은 소리를 하자 "노인네 같은 소리 하지말고 고3 스트레스 받는
것좀 풀어주세요."라며 보채길래 하루 날잡아서 그놈이랑 정신나갈 때
까지 마셔 버렸다. 그놈이 죽겠다고 이젠 더 이상 못 먹겠다고 했는데
도 계속 먹였다. 그 후로 그놈은 내 앞에서 다신 술 얘기도 꺼내지 않았
다.
E-메일을 확인해봤다. 여기저기에서 온 스팸메일로 도배가 되있었다.
그중에 반짝반짝 빛나는 메일이 있었으니 '과외 합니다.' 라는 메일이었
다. 예전에 내가 인터넷에 올린 과외한다는 광고를 보고 메일을 보낸
것 이라고 써있었고 연락처가 남겨져 있었다. 그때당시 난 마땅히 할 일
도 없어서 과외 4개 하는게 생각보다 별로 힘들지 않았었다. 그래서 하
나더 할 생각으로 남겨진 연락처에 바로 전화를 걸어 부모님과 짧은 통
화후 집 위치를 물어봤더니 재수가 좋았는지 우리 동네였다. 지금 바로
찾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고 바로 그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
다.
"저...과외 하러온 사람인데요."
"아휴~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는 쇼파에 나를 앉으라고 말한 후 쥬스 한잔을 내오셨다.
"의대생 이라면서요?"
"네...." 왠지 학생증이라도 보여줄라고 말할 것 같아서 나는 조금 쫄
았다.
"학교다닐 때 공부 엄청 잘했겠어요. 부모님들도 공부땜에 자식걱정
도 없었겠네요."
"아....예." 아주머니의 그말을 듣고 난 '아니에요. 전 고등학교때 학
교도 안가고요 맨날 술먹고 담배피고 하지말라는 짓만 하고 다녔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당장 쫓겨날테니 민망해도 참고 가만히
듣고 있었다.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노력을 않해요. 이제 내년이면 고3
인데 걱정이에요. 지금처럼 해서 어디 서울에 있는 학교나 가면 다행일
텐데..."
'우리 엄마도 나 고등학교때 맨날 꼴등해도 동내 아줌마들이랑 내 얘
기 할때면 항상 저 대사였다. 우리애는 머리는 좋다고. 근데 노력을 않
한다고...' 혼자서 속으로 생각하다 진짜로 웃음이 나와버릴뻔 했다.
"저...학생이랑 얘기를 했으면 하는데..."
"아~! 우리애 곳있음 들어 올꺼에요. 책사러 근처 서점 갔는데..."
"쾅쾅쾅~~!!엄마 나야!! 문열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큰 키의 여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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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대학교 굶어죽기 딱좋은과' 다니던놈 '연세대학교 의예과' 가게된 사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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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오@_@ 너무 잼있네요^-^ 저도 지금 재수중이라 공감이 막 가요ㅠ_ㅜ 전 남자한테 정신 팔릴것 같아서 일부러 학원 안들어가고 혼자하고 있거등요+ㅁ+ 암튼 정말 멋지신것 같아요^-^
우와우와~~>∇< 재밌어요..;;; 럽스토리방 안들어오는데 오늘 잠깐 봤더니 제목이 특이해서 봤거든요^^ 재밌어요!! 기대기대~~~
아~ 재밌다! 간결하고 속도감도 있고.. 아가씨라는 표현도 그럴싸하니 좋고^^ 근데 큰 키의 여학생이랑 무슨 썸씽이 생길듯.
드디어 여자가,,, ㅋㅋㅋㅋ
혹시 그 아가씨 동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언넝 또 올려주세요~~ 잼나당~!!
멋있는 분이시네요 정말 박수를 치고 싶네여.. 대단합니다~~~!! ^^ 꺄~ 앞으로도 계속 재밌게 써주세요 글솜씨또한 대ㅎ단 ^^
첨으로 꼬릿말이지만~^^ 남자분이 너무 간결하게 재밌게 쓰시네요^0^ 기대해도 되는거죠?쿠쿠~맘속으로 응원할께요~~~
이글 볼때마다 왠지 공부해야 할것같은 기분이 들어요.저 내년이면 고등학생인데..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좀 막막하네요.아 근데 이번 과외 간 집에는 여자네요.근데 과외 받는 여자가 키가 괘 큰나봐요?키가 크다고 하게요.오늘도 글 재미게 읽어구요.다음글도 잘 부탁들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