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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 다기 이야기 스크랩 품평 좋은 차의 四香에 관하여
춘수 추천 0 조회 89 12.05.23 03:5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좋은 차의 四香에 관하여(補正本)

 

차의 우열을 가름함은 그 형색향미기의 선악을 판별함이다. 차의 내음은 그 맛을 이끌면서 마무리하는데, 향미가 좋은 차는 빛깔과 생김새가 예쁘면서 가지런하고 기운 또한 온화하다.

 

차를 만들거나 사고팔거나 가르치는 이들 가운데 차 향미의 선악을 제대로 가려내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형색의 미추을 앞세워 향미의 선악을 왜곡시킨다. 그들이 치켜세우는 여리고 가지런하며 푸르러서 보기에만 좋은(?) 차는, 뜨겁게 우려내면, 비릿한 풋내가 나고 답답한 맛이 나며 마시고나면 가슴이 아린다.

 

향미가 좋은 차를 얻어내려면, 따기, 익히기, 비비기, 말리기, 담기 ... 등 차만들기의 모든 일들이 비틀어지거나 모자라지 말아야 한다. 먼저 원료차잎의 품질이 좋아야하는데, 토질, 지형, 표고, 일조량, 기온, 일교차, 강수량 등이 차잎의 품질을 결정짓는다. 이러한 제반 조건들은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솥덖음차 만들기에 있어서의 차잎덖기를 위주로 하여 차의 향미를 밝혀 본다.

 

솥덖음차의 차잎덖기는 첫덖기인 익히기와 다시덖기인 말리기를 중추로 하는 덖기와 비비기, 털기, 식히기 ... 등의 공정들이 솥의 열도와 덖는 시간, 원료엽의 투입량 등의 요소들 뿐만 아니라 차잎의 어리기, 여물기, 크기, 시들기 ... 등의 조건들과 잘 어울려져야 한다.

 

초의스님의 <동다송>에는 “<萬寶全書> 茶有眞香 有蘭香 有淸香 有純香. 表裏如一曰純香 不生不熟曰淸香 火候均停曰蘭香 雨前神具曰眞香. 此謂四香.(만보전서에 좋은 차에서는 진향(眞香) 난향(蘭香) 청향(淸香) 순향(純香)이 난다. 안팎이 같은 것이 순향이요, 잘 익은 것이 청향이며, 불기운이 고르게 깃든 것이 난향이고, 곡우 전에 만든 차에서 나는 신묘함을 갖춘 것이 진향이다' 이를 차의 사향이라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1) 순향(純香)

순향은 안팎이 같은 향이다. 차잎을 덖는 열도가 알맞으면, 겉과 속이 고르게 익는다. 그렇게 만든 차는 순정(純正; 순수하고 반듯한)한 향미를 낸다.

 

그러나, 솥의 열도가 너무 높으면 겉은 타고 속은 오히려 쪄지듯이 익게 되어 탄내와 풋내가 나며 뒤에 남는 맛이 텁텁한 차가 된다.

 

거꾸로, 솥의 열도가 너무 낮으면 차잎이 잘 익지 않아서, 비비기와 말리기를 할 때 이상발효가 일어나서 뜬내와 쇳냄새가 섞이게 되고 밍밍한 단맛이 뒤에 남는다.

 

녹차 본연의 신선하면서도 상쾌한 향과 매끄러운 맛이 잘 어울린 좋은 차의 향미를 얻으려면, 첫 덖음의 열도를 잘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청향(淸香)

차잎을 덖어 익힐 때, 솥의 열도를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료엽의 어리기와 고르기, 투입량, 그리고 덖는 시간 등 모두가 중요하다.

 

차잎을 고르게 잘 익히지 못하고 태우거나 설익힌 차잎이 섞이게 되면 비비기와 말리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찻물이 암울혼탁하고 쇳냄새 뜬냄새 풋냄새 등이 섞여 나게 되어 맑고 밝은 향미를 기대할 수 없다.

 

(3) 난향(蘭香)

난향은 다시 덖기를 통한 덖어 말리기를 제대로 했을 때 생겨나는, 은은한 단내음이다.

 

덖어 말리기는 첫 덖음을 하여 비빈 차잎을 다시 솥에 넣고 솥의 열도를 낮추어 가면서 차잎을 덖어서 말리는 것인데, 이 과정 속에서 차잎의 향미가 무르익게 되어, 쓰고 떫은맛은 줄어들고 풋냄새가 없어지면서 은은한 난초꽃의 내음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다신전>의 조다편에 있는 배건(焙乾)에 관한 구절과 짝지어 따져보면 이해하기 쉽다.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구증구포(?) 야생(?) 수제(?) 가마솥 덖음(?) 녹차를 내세우지만, 다시 덖기를 통한 덖어 말리기를 생략하고 열풍, 냉풍, 열판 등으로 널어 말리기를 한 차들의 향미는 어지럽고 답답할 뿐이다.

 

(4) 진향(眞香)

진향은 ‘제대로 만든 우전차(雨煎茶;곡우이전에 만든 첫물차)에서 나는 향’이라 하였는데...

 

선친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희 형제가 차를 만들 때의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아우(龜)가 주로 첫 덖음(殺靑; 차잎을 처음 솥에서 덖는 일)을 하였고, 저는 배건(焙乾; 덖어 익혀서 비빈 차잎을 다시 덖어 말리는 일)을 맡아 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면 삼부자가 모여 앉아, 전날에 만든 차를 마시며 품차(品茶;차의 품질을 가리는 일)하였는데, 이는 혹시 만든 차에 좋지 않은 향미가 섞여 있으면, 차 만들기의 어느 과정에서 소홀함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일이었습니다.

 

해가 바뀔수록, 저희가 만든 차에는 좋지 않은 향미가 차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득의만만한 저희에게, 선친은 수고했다고 칭찬은 하면서도, '진향이 없구나’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저는 ‘결점이 하나도 없다면 완벽하게 좋은 차가 아닌가?’라고 속으로 뇌이며, 한편으로는 ‘도대체 진향이 뭐란 말인가?’하고 불만을 감추곤 하였습니다.

 

다신(茶神)을 온전하게 갖춘 첫물차에서만 현신(現身)한다는 진향(眞香)!

 

그 뒤로 줄곧, 그것은 차 만들기에 있어서의 제 화두였고, 선친이 저희에게 남긴 마지막 숙제였습니다.<130523春樹>

 

 

<부첨1> 사진들.

올해의 봄차 농사를 마무리 지은 지난 18일, 시기는 늦었으나, 최선의 차잎을 구해 각각 220도씨, 200도씨, 180도씨에서 첫덖음을 하고 공히 160도씨에서 시작하여 100도씨에서 다시덖기 마쳐 바로 담았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차가 녹차 순향, 청향, 난향이다. 그리고, 곡우 무렵에 만든 특급녹차 특품을 함께 올린다.

 

- 75:1(100cc에 1.5g)을 (식히지 않은) 끊인물로 5분간 우렸다.

- 마른차; 위로부터 아래로 순향, 청향, 난향, 특품.

- 찻   물; 상좌, 상우, 하좌, 하우 순으로 순향, 청향, 난향, 특품.

- 우린잎; 위와 같음.

 

 

 

 

 

 

 

 

 

 

 

 

 

 

 

 

 

 

 

 

<부첨2> 좋은 차의 사향(四香)에 관하여(草稿本)

 

차를 왜 마시느냐고 물으면? 머리를 맑게 하려함이라는 이도 있고, 체중조절을 위해서라는 이도 있고, 심지어는 폼 나기 때문이라는 이도 있습니다.

 

 

저에게 차를 왜 마시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서슴없이 ‘향미가 좋아서’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는 차의 효능이나 격식보다는, 그 깊고 은은한 향미가 무엇보다 좋습니다. 좋은 차는 향미가 뛰어난 차이고, 향미가 뛰어난 차가 몸에도 이롭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차의 향은 향미를 이끌면서 마무리합니다. 그래서인지 차의 향에 대한 표현은 실로 다양합니다. 차향에 대한 대표적 표현을 좋고 나쁨으로 나누어 보면,

 

 

<좋은차의 향>

 

-淸純(청순): 맑고 순수한 차의 향. 탁(濁)하고 무거워(沈)서는 안되며, 잡냄새가 섞여서도 아니됨.

 

-幽雅(유아): 부드럽고 은은한 차향.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여야 함.

 

 

<나쁜차의 향>

 

풋냄새, 탄냄새, 뜬냄새, 쇳냄새(이상발효향), 잡냄새 등.

 

 

 

1. 동다송에 있는 좋은 차의 네 가지 향

 

초의스님의 <동다송>에는 좋은 차의 향에 대하여,

 

“<萬寶全書>“茶有眞香 有蘭香 有淸香 有純香. 表裏如一曰純香 不生不熟曰淸香 火候均停曰蘭香 雨前神具曰眞香.”此謂四香.

 

만보전서에 실려 있기를 “좋은 차에서는 진향(眞香) 난향(蘭香) 청향(淸香) 순향(純香)이 난다. 안팎이 같은 것이 순향이요, 잘 익은 것이 청향이며, 불기운이 고르게 깃든 것이 난향이고, 곡우 전에 만든 차에서 나는 신묘함을 갖춘 것이 진향이다.”

 

 

만보전서는 청나라 때에 펴낸 백과사전류의 책이다. 그 가운데에서 차에 관한 일부분을 뽑아서 베낀 책이 초의스님의 <다신전(茶神傳)>인데, 그 책에도 위의 대목이 그대로 실려 있다. 그 원전은 16세기 후반 명나라 사람 장원이 지은 <다록(茶錄)>이다.

 

 

이처럼 원전을 쫓아 가 본 것은, 이 글이 명나라 때에야 정립된 ‘덖음 잎 녹차’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밝히려는 데 있다. 알려진 바대로, 당송조에는 쪄서 익혀, 찧거나 눌러 짜서, 덩이지어 차를 만들거나, 잎차라 해도 쪄서 익혀 만들었다. 명조에 완성된 덖음 잎차의 제법은 <다신전>(혹은 <다록>)의 ‘조다편(造茶篇)’에 실려 있다. 그리고 그 제법은 오늘날 중국의 우수 녹차인 ‘용정차’ ‘벽라춘’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글은 덖음차가 주류인 ‘하동차’에 관한 것이지, 대부분이 찐차인 ‘제주도차’나 ‘보성차’ 등과는 무관함을 이 참에 밝혀둔다.

 

 

우리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위엣 구절을 한두 번쯤은 보거나 들었을 것이고, 달달 외우고 있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향인지 설명을 해달라치면...

 

 

“좋은 차에서 난다는 참 내음(眞香), 난꽃 내음(蘭香), 맑은 내음(淸香), 순수한 내음(純香) 이라니, 잘 만든 차에서 나는 좋은 향 같은데, 그 말이 그 말 같아서...”라고 얼버무리기 일쑤이다.

 

 

하물며, 차를 몸에 좋다니까 마시고, 폼 나니까 마신다는 이들이 어찌 차의 참 향미를 알고 말하랴!

 

 

그렇다면, 알 듯 모를 듯한 차의 네 가지 좋은 내음을 차 만들기에 비추어 차농사꾼스럽게 풀어보도록 하겠다.

 

 

 

(1) 순향(純香)

 

순향은 안팎과 앞뒤가 같은 향이다. 차잎을 덖는 열도가 알맞으면, 겉과 속이 고르게 익는다. 그래서 찻잎을 우려내면 잘 익은 향미가 처음과 끝이 일정하게 나게 된다.

 

 

그러나, 솥의 열도가 너무 높으면 겉은 타고 속은 오히려 쪄지듯이 익게 되어 처음엔 탄내가 나고 뒤에는 풋내가 나며 뒤에 남는 맛이 텁텁한 차가 된다.

 

 

거꾸로, 솥의 열도가 너무 낮으면 차잎이 잘 익지 않아서, 비비기와 말리기를 할 때 이상발효가 일어나서 쇳냄새가 섞이게 되고 밍밍한 단맛이 뒤에 남는다.

 

 

녹차 본연의 신선하면서도 상쾌한 향과 매끄러운 맛이 잘 어울린 좋은 차의 향미를 얻으려면, 첫 덖음의 열도를 잘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청향(淸香)

 

차잎을 덖어 익힐 때, 솥의 열도를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덖는 시간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덖는 시간이 알맞지 않아 차잎을 설익히거나 너무 마르게 익히면, 비비기를 할 때 부서지거나 이상발효가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만든 차의 찻물은 탁할 뿐 아니라, 쇳냄새 뜬냄새 풋냄새 등이 섞여 나게 되어 맑은 향을 기대할 수 없다.

 

 

 

(3) 난향(蘭香)

 

난향은 다시 덖기와 덖어 말리기를 제대로 했을 때 생겨나는, 은은한 단내음이다.

 

 

다시 덖기와 덖어 말리기는 첫 덖음을 하여 비빈 차잎을 다시 솥에 넣고 솥의 열도를 낮추어 가면서 차잎을 덖어서 익히고 말리는 것인데, 이 과정 속에서 차잎의 향미가 익게 되어, 쓰고 떫은맛은 줄어들고 풋냄새가 없어지면서 은은한 난꽃의 내음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다신전>의 조다편에 있는 배건(焙乾)에 관한 구절과 짝지어 따져보면 이해하기 쉽다.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야생(?) 수제(?) 가마솥 덖음(?) 녹차라고 내세우지만, 그 맛을 보면 다시 덖기를 생략하고 덖어 말리기 대신에 열풍건조기로 말리기를 한 차들이 적지 않았다. 손바닥으로 어찌 하늘을 가리려 하는가?

 

 

 

(4) 진향(眞香)

 

진향은 ‘제대로 만든 우전차(雨煎茶;곡우이전에 만든 차, 첫물차)에서 나는 향’이라 하였는데...

 

 

선친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희 형제가 차를 만들 때의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아우(龜)가 주로 첫 덖음(殺靑; 차잎을 처음 솥에서 덖는 일)을 하였고, 저는 배건(焙乾; 덖고 비빈 차잎을 다시 덖어 말리는 일)을 맡아 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면 삼부자가 모여 앉아, 전날에 만든 차를 마시며 품차(品茶;차의 품질을 가리는 일)하였는데, 이는 혹시 만든 차에 좋지 않은 향미가 섞여 있으면, 차 만들기의 어느 과정에서 소홀함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일이었습니다.

 

 

해가 바뀔수록, 저희가 만든 차에는 좋지 않은 향미가 차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득의만만한 저희에게, 선친은 수고했다고 칭찬은 하면서도, '진향이 없구나’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저는 ‘결점이 하나도 없다면 완벽하게 좋은 차가 아닌가?’라고 속으로 뇌이며, 한편으로는 ‘도대체 진향이 뭐란 말인가?’하고 불만을 감추곤 하였습니다.

 

 

다신(茶神)을 온전하게 갖춘 첫물차에서만 현신(現身)한다는 진향(眞香)!

 

 

그 뒤로 줄곧, 그것은 차 만들기에 있어서의 제 화두였고, 선친이 저희에게 남긴 마지막 숙제였습니다.

 

 

향미가 좋은 차를 얻어내려면, 따기, 덖기, 비비기, 말리기...등 차만들기의 모든 일들을 제대로 잘 하여야 합니다. 그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비틀어지거나 모자라거나 넘치면, 좋지 않은 향미가 차에 섞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좋지 않은 향미가 없는 차를 모두 좋은 차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좋은 차는, 맑고 깨끗하면서도 가볍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짙은 향미를 온전히 갖추고 있는 차입니다.

 

 

좋은 차를 만드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차잎의 품질이 좋아야합니다. 좋은 품질의 차잎을 얻으려면, 그 지역의 토양과 기후조건에 알맞은 품종을 개발하여 잘 가꾸고 길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차나무 품종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미미하여, 토종과 일본도입종(야부끼다)으로만 크게 나눌 뿐, 토종차의 형질에 관한 깊은 연구와 새로운 차나무의 육종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밖에도 토양, 토질, 지형, 표고, 온도, 일교차, 강수량 등이 차잎의 품질을 결정짓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은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딸을 시집보낼 때 차씨를 함께 보냈다는 옛 풍습이 있는데, 이는 옮겨 심으면 잘 살지 못하는 차나무의 성품을 새색시가 닮으라는 뜻이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차나무는 아래로 곧게 뿌리내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차나무는 황토나 퇴적토의 평지보다는 자갈과 모래가 섞이고 부엽토가 쌓인 산비탈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좋습니다. 산비탈의 바위틈에 깊게 뿌리내린 차나무에서 움터 오른 차잎과 평지에 빽빽하게 심어서 화학비료를 주면서 길러낸 차나무의 차잎은 확연히 다릅니다.

 

 

앞의 차잎은 연록색에 부드러운 생김새를 갖고 있지만, 막상 차를 만들어보면 그 완성차에서는 짙은 향미가 나옵니다. 뒤엣 차잎은 싯푸르고 단단한 모습이라서 보기에는 윤택해 보일지 모르나, 차로 만들어 놓으면 풋냄새가 나고 향미가 옅은 차가 됩니다. 특히, 화학비료를 많이 주어 기른 차나무의 차잎일수록 그 열악함이 심합니다.

 

 

마른차의 성상만으로는 이 둘의 차이를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둘을 함께 놓고 마셔보면 그 향미의 차이를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잘 기른 차나무의 차잎을 제대로 만든 차에만 있는 '알싸한' 그 내음! 그것이 혹시 차의 진향(眞香)이 아닐런지요?

 

 

 

향미의 깨끗하고 맑음이 淸純이라면,

좋지 않은 향미가 어지러이 섞인 것은 混濁입니다.

 

향미가 잘 익어 깊은 것을 醇重하다 한다면,

옅고 가벼운 것은 浮薄하다 하지요.

 

은은하면서도 상쾌한 것이 좋고,

쓰고 떫으며 텁텁한 것은 좋지 않습니다.

 

허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얕아서 가볍지 않은 기운찬 重厚함!

 

 

'어디 우전차은 얼마이다. 그 지역 우전급 녹차는 원래 얼마인데, 그 차는 비싸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오늘날 만연해 있는 그릇된 우리차의 구입관행에서 온 것입니다. 차의 가치는 향미의 우열로 평가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역이나 등급, 만든 이(업체)의 명성 등이 무슨 소용입니까? <2004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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