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고를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시하시나요? 승차감, 디자인, 연비, 크기, 가격 등 선택의 요인은 상당히 많습니다. 어느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선택하시는 차종이 달라지겠죠. 그런데 승용차의 경우는 승차감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덜컹거림, 불규칙한 흔들림에 유난히 예민한 사람도 있지만 장시간 주행을 하려면 누구에게나 이것은 불편한 요소가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자동차는 이미 진동을 시작하는 것이지만 이 진동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또는 문제가 있는 것인지 차이를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이에 오늘은 자동차 진동의 종류와 승차감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 진동의 종류
자동차는 굴러가는 순간부터 진동이 발생합니다. 자동차에서 느끼는 진동 현상은 승차감과 깊은 관련이 있죠. 아주 경미한 잔진동이 있는가 하면 차량 전체가 여러 방향으로 출렁거리듯 흔들리는 현상도 있습니다. 즉, 자동차 전체가 하나의 강체(rigid body)로 움직이는 현상을 뜻합니다.
1. 공전진동
엔진의 공회전 시 발생하는 진동을 말합니다. 공회전 할 때 자동차에서는 단발적으로 또는 연속적으로 진동이 발생하는데요. 엔진의 회전수를 상승시키면 즉시 사라집니다. 자동차의 부품은 엔진이 회전하고 있는 동안에는 저주파수 대역에서 1차 공진주파수를 가지게 되는데 공회전 시에 차체의 공진 주파수와 일치하여 진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조향 휠, 각종 패널 그리고 배기장치의 공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공진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진폭이 증폭되어 불쾌감이 가중됩니다. 아울러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에서는 제동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레버를 D 혹은 R 모드로 전환하면 시트, 플로어, 조향 휠 및 대쉬 패널 등이 진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2. 강체진동- 바운싱, 피칭, 롤링, 요잉
강체 진동현상은 엔진의 운동축을 기준으로 나누어 세 개의 축을 따라 각각 바운싱, 피칭, 롤링, 요잉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운싱(bouncing)은 자동차 몸체가 일정한 방향을 향한 상태에서 상하 상태로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상태에서 갑자기 노면이 높아졌거나 낮아졌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대개 대형차들에서 바운싱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피칭(pitching)은 자동차 몸체의 앞 부분이 가로방향(Y 축 방향)을 중심으로 앞뒤로 움직이며 진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 급제동을 했을 때 이 현상이 일어나며 오래 지속되지 않고 금방 사라지는 게 일반적이죠.
롤링(rolling)은 자동차 몸체가 세로방향(X축 방향)을 중심으로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일컫습니다. 중심에 있는 축은 일반적으로 무게 중심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이 축을 롤축이라 부르며 자동차 몸체가 옆으로 기울어지는 각을 롤각이라 부르죠.
요잉(yawing)은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 몸체가 상, 하 수직축의 둘레로 흔들리는 것, 왕복 회전운동을 말합니다. 주로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거나 코너를 돌 때, 비 오는 도로나 눈길의 미끄러운 도로를 달릴 때 일어나기 쉬운 현상입니다.
승차감과의 함수관계
자동차의 바운싱, 피칭, 롤링, 요잉 운동으로 자동차가 비포장도로나 도로의 이음새 부분을 통과할 때 자동차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출렁거리면 승객의 불쾌감은 고조됩니다. 그리고 주행 중 노면으로부터 시트에 전달되는 진동이 계속 가중되어 시트가 흔들리는 느낌이 이어지거나 거친 충격이 동반되기도 하죠. 이것이 바로 승차감을 떨어트리는 요인입니다.
진동이 심하여 승차감을 떨어트릴 때는 진동을 잘 차단(격리)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인데요. 이것은 곧 서스펜션의 기능이자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런 기능을 잘 충족시키는 것이 좋은 서스펜션의 기준이기도 하죠.
문제는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진동의 주파수 영역이 매우 넓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서스펜션만으로는 모든 진동을 다 차단할 수 없으므로 충분한 차고(높이)가 필요하며 타이어 사이드월의 적절한 높이도 필요합니다. 적정한 현가하 중량(Unsprung weight)도 필요하죠.
한편 가장 높은 주파수 영역대의 진동은 소음입니다. 이것은 타이어 트레드에서 발생되는데요. 이 부분의 진동은 타이어 트레드의 크기와 패턴이 직접적으로 연관되며 현가하 중량의 비율도 관련됩니다. 타이어 트레드의 크기가 크고 깊이가 낮을수록, 패턴의 개수가 적을수록 소음이 커집니다.
타이어가 관련되면 현가하 중량의 비율은 당연히 연관될 수밖에 없고 비율이 낮을수록 소음은 커지겠죠. 타이어 접지력이 좋을수록 제동력이 좋은 반면 소음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소음은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해법이므로 소음 감소 및 컴포트한 승차감을 주는 고급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지금까지 자동차 진동의 종류와 승차감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알아보았는데요. 진동이 발생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속도를 줄이거나 원인을 파악하여 차체를 진정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도로가 없듯이 완벽한 자동차도 없습니다. 이 역시 잘 관리하고 점검하는 길밖에는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