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전 법구경 이야기,풀이,시조단상]290 - 이야기와 풀이
세존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 밧지 국에 기근이 들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귀 마저 창궐하여 역병까지 돌아 많은 사람들이
낙엽 지듯이 쓰러져 죽어가자 국왕과 대신들이 의논을 하였다.
전에는 이러한 일이 없었는데 어째서 이러한 흉한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는지 우선 국왕이 부덕한가를 살폈으나 그렇지는 않으니 유명한 여섯 스승을 초청하거나 희생의 제사를 지내야 하지 않겠느냐 등
여러 의견이 나왔으나 최종적 으로 완전히
깨친 이 세존을 청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마가다 국의 수도에 마할리 왕자를 파견하여 빔비사라왕에게 상황을 이야기 하며 세존을 함께 뵙고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십사 청하니 세존께서 인연을 아시고 말 없이 청을 허락 하시자 독실한 불자인 왕은 세존과 제자들의 떠날 차비를 서두르고 갠지스 강의
입구까지 성대하게 모신다.
한편 리차비족은 세존을 더욱 성대하게 마중하기 위해 극진한
준비를 하고 강 건너편에서 세존과 비구 승가를 맞이한다.
강을 건너 세존께서 밧지 국의 땅을 밟는 순간 시원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더럽고 메말랐던 땅을 적시며 여기 저기 나뒹굴던 시체들까지 모두
강으로 떠내려가 자연히 청소가 되어 버리고
세존은 상가에 명하여 보호주를 외우게 하시며 라따니 숫따(보경, 삼보경)를 설하시자 악귀가 모두 물러나고 이렇게 계속해서 보호주와 경전을
읽자 역병도 사라진다.
이렇게 세존과 오백 스님들이 보배경을 낭송한 후 스님들은 계속 이어서 일주일 간 보배경을 낭송하여 모든 재앙을 물리치고 밧지 국을 떠나려
하니 강에서 용왕과 용들이 세존을 영접하고 천신들도 함께 세존을 배웅하며 경배를 올리니 강 건너편에는 독실한
불자 왕 빔비사라가 세존과 승단을 영접하였고 비구들이 세존의 신통력을 찬탄하자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여래의 신통력 때문에 또는 용들과 천신들의 신통력 때문에 사람들이 나에게 존경을 표하고 공양을 올린다고 한 말은 사실이 아니다.
반대로 과거 생에 내가 지었던 작은 공덕 때문이다."
비구들이 그 이야기를 요청하자 세존께서 과거 생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신다.
오랜 옛날 북인도에 바라문의 아들 수시마가 살고 있었다.
인도의 관습에 따르면 나이 열 여섯이 되면 공부를 하러 떠나야 하기에 그는 아버지에게 베나레스로 가서 경전 공부를 하겠다고 한다.
마침 바라문 친구가 있어 그에게 모든 경전을 빠짐 없이 외우고 익혀 막힘 없이 외우는 것은 거의 통달하였으나 처음과 중간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마지막이 이해가 되지 않아 스승께 물으니 스승 자신도 모른다는 대답을 했다.
그럼 누가 아는지 재차 물으니 사슴 동산에 살고 있는 성자들
이라면 이해할 것이라고 하자 그는 성자를 찾아 사슴 동산으로
가서 법을 청했다.
그러나 벽지불이 출가를 해야만 법을 가르켜 주겠다고 하여 결국 출가를 했는데 벽지불은 법 보다 가장 먼저 기본적인 위의와 습관과 출가
수행자의 예절부터 시작하여 옷 입는 법 등 사소한 것
부터 배우게 하였다.
수시마는 벽지불에게 법을 배워 깨침을 얻고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되어 활동의 영역도 넓어지고 활동을 많이해 젊은
나이로 열반에 든다.
벽지불들과 시민들은 그의 유체를 다비하고 사리를 수습하여
사리탑을 세웠다.
한편 바라문 아버지는 아들의 소식이 궁굼해서 수소문하게 되고 결국 자기 아들이 이미 열반한 것을 알고 사리탑에 도달하여
울며 사리탑 주변의 풀을 뽑고 모래를 퍼와 뿌리고 물을 뿌리며 존경의 표시로 꽃을 뿌리고 옷을 찢어 깃발을 만들어 하늘 높이 달고 탑
꼭대기에 일산을 드리운 후 고향으로 돌아갔다.
세존께서 과거 생의 이야기를 마치시고 말씀하셨다.
"그 때의 바라문은 나였다. 벽지불의 탑 주위에 자라고 있는
잡초를 뽑은 과보로 왕과 왕자들이 길을 넓고 평평하게 하여
나를 마중하였고 모래를 뿌린 과보로 오색 꽃이 뿌려지고 연꽃이 뒤덮이고 물을 뿌린 과보로 베살리에 소나기가 쏟아졌으며 탑에 깃발을 달고
일산을 드리운 과보로 모든 세계가 일산으로 장엄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사람들이 나에게 올린 공양과 존경은 붓다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 용들과 용왕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도 아니다. 반대로
이것은 내가 과거 생에 지었던 아주 조그마한 공덕으로 생긴 것이다."
세존께서 설법을 마치고 게송을 설하셨다.
세존께서는 육신통을 모두 가지셨기 때문에 모든 일이 세존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 이라는 비구들의 이야기에 세존께서 회답으로 하신 설법으로
인과응보에 관한 부분이다.
우리가 길을 닦는다 할 때 그 길 닦는 공덕이 있듯이 누릴 때도
누릴 만한 인연이 있다는 것, 모든 것이 신통력으로 인한 깜짝
쇼가 아니라 오래 전에 진실하게 분명하게 닦고 지은 작은 인연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 왔다는 것이다.
편한 길은 풀 뽑은 공덕, 소나기는 물의 공양, 모래는 꽃 공양으로 깃발은 일산으로 작은 하나 하나가 아무 이유 없이 온 것이 아니라 모두
오래 전에 지은 것이라는 해설은 신통력 지상주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며 진실하고 성실하게 좋은 행을 실천하라는 붓다의 메세지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독립된 경전 보배 즉 보경, 보배경, 삼보경은 남방에서 축복경, 자애경과 함께 보호주에 속하는 삼경으로
일명 남전 삼경이라고 불리며 다음과 같다.
1. 라따나 숫따(보배경, 보경, 삼보경)
2. 망갈라 숫따(축복경, 행복경, 길상경)
3. 메따 숫따(자애경, 자비경, 자경)
보배경은 삼보에 대한 귀의를, 행복경은 불교의 행복관을, 자애경은 불교의 사랑관을 각각 잘 표현하고 있는 경전으로 모두 숫타니파타 안에
수록되어 있으며 남방 불교의 경우 관혼상제의 모든
행사에 공통적으로 독송이 되는 유명한 경전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분명하게 배워야 할 점은 '신통력 만능이란 없다'는 교훈이며 작은 공덕이라도 스스로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세존처럼 복덕 지혜 모두 완전한 분께서도 분명한 인연에 의해서 결과가 생긴 것을 보여 주셨으니 허황된 생각에 정신 팔지 말고 진실하게 바로
지금 지을 수 있는 공덕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만약 어린이가 좋아하는 마술에서 처럼 모자와 옷 깃에서 비둘기가 나올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비둘기만 계속 나오게 해서 비둘기만 팔아도
충분하게 살 터인데 어째서 똑같은 동작만을 반복할까?
결국 마술은 진실이 아닌 속임의 기술이며 여러 사람을 순간의
착각으로 유도하는 기술일 뿐이지 진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술에 속아 정신이 없는 사람은 순간의 신통에 속아
신통의 진정한 용도와 목적을 모르고 신통 자체에 빠져버리는
참으로 유치 찬란하기 그지없는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걸 명심하고 인과의 원리를 알아 진실하게 선업을 쌓아야 하지 대박과 로또 한 방을 바라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2568. 2. 3 법주도서관 심적 대견 합장
자림 시조 단상 290
세속의 작은 즐거움 버릴 줄 알아
해탈의 큰 즐거움 얻을 수 있나니
지혜인 작은 즐거움 버리고 큰 기쁨 얻네
------자림 대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