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제 : 2013년 1월 20일(일요일)
2. 어디로 : 무등산 국립공원 1,187m
광주 광역시, 전라남도 화순군, 담양군.
3. 참석하신분 : 김영렬고문, 박희자님, 염봉의산악회 회장, 박덕례님, 이창하산악회
총무이사, 김미향산행이사, 임종훈재무이사, 김영천증경회장,
옥순주도약사회장, 조기석시약사회장, 정승원시약사회 총무이사.
김은희약사님, 연광흠, 최찬효영광군약사회장, 김종언광동제약 소장,
김정문경방신약 차장, 김병윤일양약품 대리, 김연동화약품 대리,
이권석꿀벌신협 대리, 박가현 한미약품 대리, 임종석동성제약 대리,
양은준노바티스 대리, 이중기줄릭 대리, 강기원님, 임명희님,
나연수직전회장. 이상 26명
4. 산행방향 : 원효사 - 치마바위 - 서석대 - 중봉 - 동화사 터 - 증심사.
5. 산행시간 : 5시간 50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무등산의 상서로운 자태,
장불재에서 입석대, 서석대 방향으로 바라다 본 풍광,
도립공원 때와는 격이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 녹색산악회 심마니님이 2013년 1월 2일 장불재에 올라 촬영했습니다.
(심마니님 허락 없이 이용한 것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년 12월 목포약사 산악회총회에서 책임자 자리를 내어놓은 후
맞이하는 첫산행입니다.
올 해 들어 약사산악회로서도 첫산행이자,
염봉의 산악회회장으로서도 처음으로 맞이하는 산행입니다.
그런데,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틀 전에 있었던 목포시약사회 정기총회,
그 후 뒷풀이 술자리,
어제 있었던 도약사회 최종이사회 후 만찬...
이틀에 걸친 강행군 행사후 먹은게 뭐가 잘못되었는지,
밤 중 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렸습니다.
아침에는 이삼분 간격으로 다니는데,
기운이 없는 것은 둘째로 치고
쏟아 붓는데, 물막이 공사가 되어야 산을 가던지 말던지 할 텐데....
정말 걱정이었습니다.
회장을 물러나자 마자 산행에 불참하면,
정말 이상한 사람이될 텐데...
집에 있는 약을 어젯밤에 먹어도 안되어서
새벽에 약국에 나가 약을 무식하게 한 웅큼 먹었습니다.
어떻게든지 몇 시간은 버티어 달라고...
새해를 맞이해서, 새로운 직책을 맡아서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회원님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모든게 엉망진창이라고....
포돗이 입 주위만 살아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젯밤 잠은 내가 못잤는데 이창하총무이사는 자기가 왜 저러나 ?
몸을 풀어 줍니다.
목포약사 산악회 올 해도 무사 안녕하기를 .....
오늘 산행은 옛길로 올라가서 증심사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이제 출발합니다.(10시 45분)
새해를 맞이 해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기쁨을 같이하기 위해,
일요일을 맞이해,
많이들 오셨습니다.
서석대까지 10리가 조금 넘습니다.
길이 미끄럽습니다.
예전에도 와 보았던 길이라 익숙합니다.
온 세상은 하얗고 공기는 맑고 쾌청합니다.
김덕령장군의 얼이 서린 주검동유적지에 올랐습니다.
오늘은 졸고 있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아 ? (12시 20분)
저 분들도 어젯밤에 뱃속이 불편해 잠을 설쳤나 ?
광동제약 김종언소장이 며칠전 회사 동료들과 얼음바위에 들렸답니다.
옛날에는 나무꾼들이,
1960년대에는 군인들이,
지금은 산행객들이 이용하는 도로입니다.
물통거리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눈 위인데도 겉옷을 다 벗었습니다.
년식이 조금 되었어도 움직이면 열이 나는게 신진대사는 아직은 잘 되는 모양입니다.
우리 약사산악회 공식 술안주 '총각김치'로 막걸리 한 잔하고 갑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또 올라갑니다.
새신랑입니다.
우리는 무등산 옛길로 가고 있습니다.
나뭇꾼은 나무를 나르고,
군인들은 보급품을 날랐는데,
우리는 무엇을 나르기 위해 오늘 여기에 온 건가 ?
어떠한 성과물을 가지고 갈 수 있를지 나도 궁금합니다.
치마바위입니다.
김종언이는 오늘도 성큼성큼 앞서 갑니다.
부러운 생각이 듭니다.
'옛날에는 나도 저래었는데....'
원효계곡 시원지입니다.
겨우살이 채취하려고 ?
오늘 산에 등산 온 것 아니였어 ?
산을 중간쯤 오르니 다시 추워집니다.
벗었던 겉옷을 다시 주워입었습니다.
느낌으로는 일정 지점에서 한 발짝을 더 옮기자 공기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상도에서 온 팀 같은데,
'똥차 비끼라'하자
그 친구가 대답한다.
'무슨 소리고,
그 차 엔진 소리도 겔겔하구만'
내 숨소리도 거칠어 집니다.
서서대를 오르면서 오른쪽을 보니 중봉이 가까이 다가 옵니다.
서석대가 가까워 옵니다.
축하합니다.(1시 15분)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은 무등산 옛길을 완주하셨습니다.
멀리 무등산 정상이 보입니다.
오늘 오르려고 했던 꼭지점 서석대입니다.
서석대 능선으로 올라서는 순간 바람이 매우 세찹니다.
바람이 몸을 떠다 무등산 정상으로 날려 버릴 것만 같습니다.
어젯밤 일로 배에 힘도 없는데 버티기가 힘이 듭니다.
다행이 오늘 새벽에 긴급 처방으로 한 웅큼 털어 넣은게 효력을 발생했는지
아직은 뱃속이 평온합니다.
이삼분 간격으로 다녔는데,
기적이 일어 난 것 같습니다.
이제 중봉으로 갑니다.
중봉으로 가는 길도 바람이 매섭습니다.
여기는 중봉입니다.(1시 52분)
중봉도 서석대, 장불제 못지 않게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바람소리가 무슨 휘바람 소리, 귀신 울부짖는 소리같이 들립니다.
바람도 도립공원 수준에서 국립공원 수준으로 올라 간 모양입니다.
문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 때 덩치가 큰 사람이 좋을까
호리호리한 사람이 좋을까 ?
덩치 큰 사람은 무게가 있어서 유리할 것도 같고,
바람을 받는 면적이 넓어 불리할 것도 같고....
속이 허하다 보니 별 시답잖은 생각도 하게되나 봅니다.
내려오면서 중봉을 뒤돌아 봅니다.
바람을 피해 중봉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1시 58분)
하산은 동화터로 해서 증심사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동화사가 있던 옛자리....
하산 길이 상당히 급하고 너덜 길이어서 힘들었습니다.
겉표면은 녹아 있었지만 아래는 얼어있어서 미끄럽고,
아이젠을 차기도 벗기도 애매한 그런 길이었습니다.
강기원 대원도 아이젠을 벗고 내려오다 크게 넘어졌습니다.
이 부근에서 기어이 사고가 터졌습니다.
김영렬고문이 미끄러지다 발목을 접지르고 골절을 당했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119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119 구조대가 도착했습니다.
조금있다가 119구조대의 산악구조용 들것에 김영렬고문이 들려 내려왔습니다.
나는 아마추어입니다.
프로기자가 아닙니다.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김영렬고문의 얼굴이 조금 슬퍼보여서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증심교 오후 4시 34분 도착.
김영렬고문은 광주 일곡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처치를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업친데 덮친다고,
서석대부근에서 광흠이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창하총무이사, 정승원약사회 총무이사, 김연대원,임종석대원들이
휴대전화를 매개로 2시간에 걸친 노력 끝에 합류해 내려왔습니다.
김영렬고문은 일곡병원으로 가셨는데,
광흠이는 산에서 내려오지 않으니 자리를 뜰 수도 없고 애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윽고 중심사 주차장에 어둠이 내리고,
전국 각지에서 온 그 많은 버스들은 다 떠났는데
우리하고 또 하나의 버스만이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떠나 올 때까지도 그 버스는 그 자리에 있던데,
큰 일이 아니었기를 기원해 봅니다.( 6시 33분)
김영렬고문의 다리골절 부상은 산행중 얼마든지 일어 날 수 있는 일이지만,
광흠이 건은 명백한 우리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좀 더 세밀히, 철저하게 준비를 다짐해 봅니다.
김영렬고문님,
빠른 쾌유를 빌고,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빨리 회복하셔서 같이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광흠이, 광흠이 엄마 김은희약사님,
놀라셨을 텐데,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염봉의산악회장,
그리고 산악회 임원 여러분,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만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합시다.
여러분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진기자 : 김종언, 나연수.
사진편집 및 글 : 나 연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