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년 만에 자동차보험을 갱신했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습관적으로 재가입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평소보다 신경 써 보험사와 상품을 골랐다. 지난겨울 발생했던 접촉사고로 인해 보험료가 꽤 올라서다. 자동차보험 재가입 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적지 않은 돈을 아낄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 최대 30만~40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1천만 원을 정기예금에 넣어둬도 이자로 받기 어려운 돈이다.
보험료가 천차만별인 이유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자동차보험료는 ‘기본보험료×사고에 따른 할인할증요율×운전 경력에 따른 특성요율’에 따라 정해진다. 쉽게 말해 무사고 기간이 길수록, 운전 경력이 오랠수록 보험료가 내려가고 반대로 사고가 많을수록, 운전 경력이 짧을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하지만 기본 조건이 같아도 보험료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2,000cc 중형차를 소유한 김 씨(35세)의 보험료는 A사가 70만8천 원, B사가 74만 원으로 3만2천 원 차이 난다. 이는 회사별로 보험요율이 제각각이라서 발생한 결과다.
차가 고장 나거나 타이어에 펑크가 났을 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긴급출동 서비스 역시 천차만별이다. 서비스라는 이름 때문에 공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6천~6만 원의 비용을 내는 엄연한 특약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견인, 타이어 교체, 배터리 충전, 잠금장치 해제, 비상급유 등이 있으며 요즘에는 와이퍼 교체, 부동액 교환, 정기검사 대행 등을 해주는 곳도 있다.
무사고 기간이 길수록, 운전 경력이 오랠수록 보험료가 내려가고 반대로 사고가 많을수록, 운전 경력이 짧을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하지만 조건이 같아도 보험료는 달라질 수 있다. 회사별로 보험요율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진_ 조보희 기자
자동차보험 실속 있게 가입하는 법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대부분의 보험사는 설계사가 상담해주는 기존 대면 자동차보험과 가입자 스스로 설계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품이 드는 다이렉트가 당연히 싸다. 가장 싸게 가입하려면 손해보험사 11곳 전부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거나 개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손해보험협회의 자동차보험료 비교조회 사이트(http://ccs.knia.or.kr/index.jsp)를 활용하면 수고를 아낄 수 있다. 정확한 보험료가 나오지는 않지만 본인의 가입 조건을 입력하면 제일 저렴한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보험사를 바로 알 수 있다. 최저가로 조회된 손보사에 전화를 걸어 상세한 조건과 보험료를 안내받으면 된다.
꼼꼼한 확인 상품설명서, 약관, 보장 내용, 특약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가입 전에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할인받을 수 있는 조건을 빼먹은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가입 후에는 애초의 보장 내용과 약관, 보험증권 등이 같은지 대조한다. 특히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인터넷 또는 전화로 계약이 이뤄지므로 더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험계약자는 청약한 계약 내용이 실제 체결된 보험계약과 다를 경우 청약일 또는 처음 보험료를 낸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다양한 특약 활용 운전자의 범위를 본인, 가족, 부부, 기타 1인 등으로 한정하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연령에 따라서도 보험료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35세 이상’으로 제한하면 ‘30세 이상’으로 정한 경우보다 싸다. 마일리지 특약도 도움이 된다. 연간 주행거리가 일정 수준 이하일 때 보험료를 최대 10%까지 할인해주는 제도다. 또 특정 요일에만 운전하기로 약정하는 승용차요일제 특약에 가입해도 보험료 절감이 가능하다. 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경위를 파악할 수 있는 블랙박스나 부상을 경감시켜 주는 에어백, 도난방지장치 등을 장착했다면 보험료가 더 낮아진다.
자기부담금 보험 가입 때 자기부담금을 내기로 약정해도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자기부담금이란 차량 파손 시 수리비 일부를 가입자가 내는 제도다. 수리비 분담의 비율은 본인이 조절할 수 있다. 단, 자기부담금을 너무 높게 설정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목돈이 나갈 수도 있는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비율을 결정해야 한다.
서민우대 자동차보험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일반 자동차보험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보험료는 최대 17.3% 저렴한 서민우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최초 등록일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배기량 1,600㏄ 미만 승용차 또는 1.5t 이하 화물차 소유자로서 ▲기초생활수급자 ▲배우자 합산 연소득이 4천만 원 이하이면서 미성년 부양자녀가 있는 만 30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연소득이 2천만 원 이하라면 부양자녀 요건은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마일리지 특약이나 블랙박스 특약을 활용하면 보험료를 더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