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인도품 36장】 남의 허물을 보고 자기의 허물을 살펴라
대종사 무슨 일로 김 남천을 꾸짖으시고, 문 정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남천을 꾸짖는 것이 남천에게만 한한 것이 아닌데 정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어떤 사람을 꾸짖든지 정규는 먼저 정규의 행실을 살펴 보아서 그러한 일이 있으면 고칠 것이요 없으면 명심하였다가 후일에도 범하지 않기로 할 것이며, 결코 책망당하는 그 사람을 흉보거나 비웃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허물만 밝히므로 제 앞이 늘 어둡고, 지혜 있는 사람은 자기의 허물을 살피므로 남의 시비를 볼 여가가 없나니라.]
핵심주제
【류성태】 남의 허물을 보고 자기를 살펴라
【한종만】 남의 꾸중에 나를 살피라
【신도형】 남의 허물이 보이거든 자기 허물을 찾으라
대의 강령
대종사 무슨 일로 김남천을 꾸짖으시고, 문정규에게 말하였다.
1) 남천을 꾸짖는 것이 남천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2) 어떤 사람을 꾸짖는 것을 보면 먼저 자신의 행실을 살펴보아서 그런 일이 있으면 고칠 것이고, 없으면 후일에도 범하지 않을 것을 명심하고, 결코 책망당하는 사람을 흉보거나 비웃지 마라.
3)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허물만 밝히므로 제 앞이 늘 어둡고, 지혜 있는 사람은 자기의 허물을 살피므로 남의 시비를 볼 여가가 없다.
용어 정의
김남천(金南天) 1869~1943. 본명 성규(星奎). 법호 각산(角山). 1869년 전주 출생, 집짓는 일(특히 목수일)에 능했고, 태을교(증산교의 일파) 도꾼. 1919년(원기4) 10월 13일(음력 8월 20일) 친구 송찬오(송적벽의 본명)와 함께 같은 날에 소태산대종사를 뵙고 제자가 됨. 소태산이 변산 월명암을 의탁하여 지내는 것을 보고 송구히 여겨 홀로 된 딸 김혜월(金慧月), 외손녀 이청풍(李淸風)과 함께 실상초당에서 소태산을 시봉. 둘째딸 김순풍(金順風)과 사위 박원석(朴元石)은 익산총부기지 확정에 결정적인 역할 담당, 종질녀인 이청춘(李靑春)은 총부에 사재 70두락을 희사하여 총부유지 대책의 활로를 여는 등 일가가 모두 불법연구회 창립에 큰 역할을 담당하도록 함.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할 때에는 백발을 휘날리며 춤을 추어 법흥을 돋구기도 했고, 자신의 마음속에 사심 잡념이 일어나면 스스로 자기의 이름을 부르고 꾸짖으며 수행 정진했다고 함.
문정규(文正奎) 1863~1936. 법호 동산(冬山). 전남 곡성 출생. 전주에서 한약방을 경영하다가 친구 송적벽의 인도로 1920년(원기 5) 봉래정사를 찾아가 소태산 대종사에게 귀의. 이후로 독실한 신앙심과 수행심으로 봉래정사와 익산총부 등지에서 소태산 대종사를 시봉하며 수행정진. 소태산대종사 봉래주석기의 전문 시봉인. 1934년(원기19) 《회보》 제9호에 ‘어떠한 고라도 낙 삼을 줄 아는 자는 행복자니라’는 법문이 있으며, 1924년(원기9) 불법연구회창립총회 때는 전주지방 대표로 참석. 이후 익산총부 건설에 적극 동참, 송적벽ㆍ김광선 등과 더불어 엿 제조업 발의, 소태산이 법설 때면 박사시화ㆍ김남천 등과 더불어 백발을 휘날리며 춤을 추어 법흥을 돋구었고, 만년에는 ‘노청년(老靑年)’이란 별명을 들으며 낙도 수양하다가 1936년 4월 13일 열반.
행실(行實) 실지로 드러나는 행동.
허물 잘못 저지른 실수. 남에게 비웃음을 살 만한 거리.
주석 주해
【류성태】 남을 꾸짖는 것을 보고 기분 좋아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나도 언젠가는 꾸짖음을 당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과실을 참고하여 나는 그러한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는 반면교사의 공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꾸짖음에 대한 속담을 보자. 프랑스어로 사랑을 속삭이고 독일어로 신을 이야기하며 영어로 연설하고 러시아어로 꾸짖는다는 말이 있다. 이를 유추해보면 꾸짖음이란 때론 사랑이 되고, 부처의 법어가 되며, 중생을 위한 연설이 된다.
【박길진】 법은 사람이 미워서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위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 경계가 되기 위해서 실시되는 것이다. … 남의 잘한 일을 볼 때는 나는 저런 선행을 한 적이 있는가 반성해 보아야 하고 악행을 볼 때는 그런 일을 범행치 않도록 명심해야 한다.
【한종만】 어떤 한 사람에게 꾸중을 하면 저 사람은 잘못해서 꾸중을 듣지만 나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지혜 있는 사람은 자신의 허물을 살피므로 남의 시비를 볼 시간이 없다. …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 들어 자기의 잘못을 각성하여 자기는 그러한 과오를 범하지 않기로 노력해야 한다.
【신도형】 남의 허물이 보이거든 자기 허물을 찾으라. 지인(智人)은 자과(自過)를, 우인(愚人)은 타과(他過)를 밝힌다. 1) 남의 허물을 보거나 들을 때에는 그 사람을 책망하거나 비웃지 말고 스스로의 행실을 반성하여 후일의 거울로 삼으라. 2)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허물을 밝히므로 제 앞이 늘 어둡고, 지혜있는 사람은 자기의 허물을 살피므로 남의 시비를 볼 여가가 없다.
관련 법문
【대종경 제3 수행품 26장】 대종사 봉래정사(蓬萊精舍)에 계시사 등잔 불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저 등잔 불이 그 광명은 사면을 다 밝히는데 어찌하여 제 밑은 저 같이 어두운고.] 김 남천(金南天)이 사뢰기를 [이는 실로 저와 같사오니, 저는 대종사의 문하에 직접 시봉하온 지 벌써 여러 해가 되었사오나 모든 일에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멀리서 내왕하는 형제들만 같지 못하나이다.] 대종사 웃으시며 다시 송 규에게 물으시니, 송 규 사뢰기를 [저 등불은 불빛이 위로 발하여 먼 곳을 밝히고 등대는 가까운데 있어서 아래를 어둡게 하오니, 이것을 비유하오면 혹 사람이 남의 허물은 잘 아나 저의 그름은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나이다. 어찌하여 그런가 하면, 사람이 남의 일을 볼 때에는 아무것도 거리낌이 없으므로 그 장단과 고저를 바로 비춰 볼 수 있사오나, 제가 저를 볼 때에는 항상 나라는 상(相)이 가운데 있어서 그 그림자가 지혜 광명을 덮으므로 그 시비를 제대로 알지 못하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렇게 원만하지 못한 사람이 자타(自他)없이 밝히기로 하면 어찌하여야 될꼬.] 송 규 사뢰기를 [희·로·애·락에 편착하지 아니하며, 마음 가운데에 모든 상을 끊어 없애면 그 아는 것이 자타가 없겠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말이 옳다.]
【대종경 제4 인도품 30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큰 죄악이 처음에는 작은 허물로부터 시작되는 수가 허다하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때때로 자기의 행동을 살펴서 작은 허물이라도 발견되거든 미루지 말고 고치기에 힘쓰라. 남방의 성성이라는 짐승은 그 힘이 세고 날래어 사람이 힘으로는 잡지 못하나, 그가 술을 즐겨하므로 술을 큰 그릇에 가득 담아서 그의 내왕하는 길목에 두어 두면 그가 지나면서 그것을 보고 처음에는 웃으며 그대로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조금 마시고, 또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더 마시고 하기를 여러 차례 한 뒤에는 그만 정신 없이 그 술을 다 마시고, 마침내 취하여 쓰러지면 그 때에 사람이 나와서 잡아 간다고 하니, 그가 처음에는 조금만 마시기로 한 술이 커져서 한 동이에 이르렀으며, 마침내 제 생명을 잃기도 하고 혹은 생포(生捕)도 당하게 되는 것이니라.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처음에는 한 두 가지의 작은 허물을 고치지 못하다가, 그 허물이 쌓이고 쌓이면 마침내 큰 죄업을 저질러서 전도를 크게 그르치나니 어찌 조심하지 아니하리요.]
【대종경 제11 요훈품 6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자기가 어리석은 줄을 알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지혜를 얻을 것이요, 자기가 지혜 있는 줄만 알고 없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지혜 있는 사람이라도 점점 어리석은 데로 떨어지나니라.]
【대종경 제12 실시품 39장】 대종사 매양 신심 있고 선량한 제자에게는 조그마한 허물에도 꾸중을 더 하시고, 신심 없고 착하지 못한 제자에게는 큰 허물에도 꾸중을 적게 하시며 조그마한 선행에도 칭찬을 많이 하시는 지라, 한 제자 그 연유를 묻자오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열 가지 잘하는 가운데 한 가지 잘못하는 사람은 그 한 가지까지도 고치게 하여 결함 없는 정금 미옥을 만들기 위함이요, 열 가지 잘못하는 가운데 한 가지라도 잘하는 사람은 그 하나일지라도 착한 싹을 키워 주기 위함이니라.]
【대종경 제13 교단품 3장】 대종사 서울에 행가하시니, 여러 제자들이 와 뵈옵고 서로 말하되 [우리 동문(同門) 형제는 인연이 지중하여 같은 지방 같은 시대에 태어나 한 부처님 문하에서 공부하게 되었으니 어찌 반갑지 아니하리요. 이는 실로 길이 갈리지 아니할 좋은 인연이라.]하거늘, 대종사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그대들의 말을 들으니 한 편은 반갑고 한 편은 염려되노라. 반가운 것은 오늘날 그대들이 나의 앞에서 서로 화하고 즐겨함이요, 염려되는 것은 오늘날은 이와 같은 좋은 인연으로 서로 즐기나 이 좋은 가운데서 혹 낮은 인연이 되어질까 함이니라.] 한 제자 여쭙기를 [이같이 좋은 가운데서 어찌 낮은 인연이 될 수 있사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낮은 인연일수록 가까운 데서 생겨나나니 가령 부자 형제 사이나 부부 사이나 친우 사이 같은 가까운 사이에는 그 가까움으로써 혹 예(禮)를 차리지 아니하며 조심하는 생각을 두지 아니하여, 서로 생각해 준다는 것이 서로 원망을 주게 되고, 서로 가르쳐 준다는 것이 도리어 오해를 가지게 되어, 필경에는 아무 관계 없는 외부 사람만도 못하게 되는 수가 허다하나니라.] 한 제자 여쭙기를 [그러하오면 어떻게 하여야 가까운 사이에 낮은 일이 생기지 아니하고 영원히 좋은 인연으로 지내겠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남의 원 없는 일을 과도히 권하지 말며, 내가 스스로 높은 체하여 남을 이기려고만 하지 말며, 남의 시비를 알아서 나의 시비는 깨칠지언정 그 허물을 말하지 말며, 스승의 사랑을 자기만 받으려하지 말며, 친해 갈수록 더욱 공경하여 모든 일에 예를 잃지 아니하면, 낮은 인연이 생기지 아니하고 길이 이 즐거움이 변하지 아니하리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5 원리편 26장】 말씀하시기를 [가리어서 끌리고 끌려서 그르고 글러서 죄가 되나니, 어리석은 이는 자기 생각 하나 뿐이라 자기란 것에 가리어서 모든 작용이 글러지나 그도 타인을 비판하는 데에는 걸림이 없으므로 밝나니, 그 밝음을 돌려다가 자기 허물 고치는 데 이용하면 대지(大智)와 대복을 얻으리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8 응기편 19장】 학인이 묻기를 [사람의 일 가운데 무슨 일이 제일 급선무가 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각자의 허물을 찾아 고치는 일이니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11 법훈편 21장】 말씀하시기를 [눈이 제 눈을 보지 못하고 거울이 제 자체를 비추지 못하듯이 중생은 아상에 가려 제 허물을 보지 못하고 남의 시비만 보나, 공부인은 자타를 초월하여 자기를 살피므로 자타의 시비를 바르게 아나니라.]
【대산종사법어 제8 운심편 28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내가 열여섯 살 되던 해 영광 신흥을 다녀오니, 대종사께서 부르시어 “신흥과원의 금년도 수지 대조가 어떠하며 교당 농사는 어떠하더냐?” 하고 물으셨으나 대답을 못하였더니 “너는 머슴으로 사는 것 같구나, 주인이라면 어찌 그리 무관심할 수 있느냐. 우리는 이제 늙어가니 너희들이 주인이다.” 하시며 크게 꾸중하셨나니 이것이 대종사께서 주인을 만드시는 심법이니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413~415】,【신도형(1974), 교전공부, 616】,【원불교 대사전】,【원불교 용어사전】,【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