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에서 상하로부터 두루 신망을 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뛰어난 업무추진능력에다가 원만한 대인관계와 리더십 등을 동시에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침체로 인한 조직 내 경쟁 강화에 이직률 증가, 개인주의 문화 팽배 등으로 인해 그런 인물을 찾기란 더욱 더 어려운 실정이다. 40년 남짓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이원종 대전시청불자회장(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상하는 물론 안팎에서도 인정받는 모범 공직자로 손꼽히고 있다. |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
충청권 국철사업 확정 등
시민의 교통복지 향상
녹색교통체계 기여 공로
지방공무원 최고의 영예
‘홍조근정훈장’ 받아
공직자 덕목으로 성실ㆍ화합
‘인연’의 소중함 강조
권위의식 없이 소통
부하 직원들의 ‘멘토’
지자체 유일 법당 운영
매일 아침 천수경 독경
“생활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생활불교로 가까이 가고 싶어”
1957년 2월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이원종(법명 벽송) 대전시청불자회장은 당진상고와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배재대 국제통상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당진군 대호지면사무소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대전시의회 사무처 산업건설전문위원과 대전시 교통정책과장, 건설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교통건설국장을 맡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 수여했을 뿐만 아니라 2012년과 2013년 대전시노동조합이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선발한 ‘진정한 리더 간부공무원(베스트 간부공무원)’에서 1위를 연이어 차지하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을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2년 12월 대전시청공무원불자회장과 백제불교신행단체협의회장 소임을 맡아 지역불교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자신이 모범적인 공직자로 손꼽히는 이유에 대해 “인연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매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게 제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라고 피력했다. 충남 당진 출신인 이원종 회장은 1975년 당진군 대호지면사무소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충청남도가 실시한 ‘공무원 소양고사’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이 회장은 탁월한 시험성적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회장의 근무지는 면사무소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군소 시·군의 공직생활은 소양고사 성적이나 업무성과를 토대로 한 평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혈연과 지연, 학연 등 정실 인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실 인사가 팽배한 지역에서는 20, 30년 후의 비전과 희망을 엿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이 회장은 대전시로 전출할 기회를 살려 대전시 관내 동사무소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
대전시로 자리를 옮긴 뒤 이 회장에게도 급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대전시 대표로 나간 공무원 소양고사에서 또 다시 1등을 차지했다. 당시 심대평 대전시장은 “우수한 인재는 시청 내 주요부서로 발령을 내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 회장을 핵심부서 가운데 한 곳인 대전시청 총무과로 발령 냈다. 대전시로 전출을 간 지 불과 11개월 만이다. 이후 이 회장은 인사계장과 의회사무처 산업건설전문위원, 교통정책과장, 시장 비서실장, 건설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건설교통국장을 맡게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우연하게 온 기회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지요. 대전시로 전출하지 않았다면, 심대평 시장의 새로운 인사정책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늘날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2월 ‘연말 우수공무원 정부포상’에서 지방공무원으로는 최고 영예인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교통건설국장으로서 최대 현안인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충청권 국철사업 확정 등 시민의 교통복지 향상과 미래 녹색교통체계 구축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다. 이 회장은 청렴성을 강조한 게 좋게 평가받지 않았겠느냐고 자평했다. 건설관리본부장 재직 시 건설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건설업체 대표와 현장소장, 협회 임원, 감리 등 관련 기관장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 그동안 관행을 이유로 이뤄졌던 명절 선물과 금품 제공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포도 내렸다. 그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청렴도를 강조하자 재임기간동안 단1건의 비리도 발생하지 않았고 이 회장은 대전시청공무원노동조합이 6급 이하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진정한 리더 간부공무원(베스트 간부공무원)’ 1위를 차지할 만큼 신망이 두터워졌다.
이 회장은 후배 공직자들에게 늘 ‘성실성’을 주문한다. 머리가 좋아 특출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고 동료들과 화합하는 게 공직자로서 길게 봐서는 더 중요한 덕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불교의 인연법을 앞장서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불교경전과 경구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인연(因緣)’이라고 손꼽을 만큼 인연의 소중함을 수차례 거듭 강조했다.
“대중교통계장 소임을 맡고 있을 때, 버스전용차선 단속에 공익근무요원을 배치해 근무하게 했지요. 맡은 일을 앞장서 하는 이도 있지만 제대로 일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계모임처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같이 근무했던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앞장서 도와주며 한번 맺은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전시청불자회 소속 한 공무원도 “이 회장님은 권위의식 없이 직원들과 늘 소통할 뿐만 아니라 공심(公心)을 갖고 성실하게 일하시다 보니 부하 직원들에게는 멘토 같은 분”이라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2012년 12월부터 대전시청불자회장과 백제불교신행단체협의회장 소임을 맡고 있다. 공양주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독실한 불자인 부인의 영향에다가 한국불교가 국태안민(國泰安民)을 서원하는 호국불교인 점, 산행과 사진촬영을 좋아하는 취미생활 등으로 인해 이 회장은 자연스레 사찰과 인연을 맺게 됐다.
대전시청불자회는 서울과 대전, 세종 등지의 정부청사는 물론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법당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비를 내는 진성회원이 150명이 넘을 만큼 활기를 띄고 있는 신행단체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정기법회를 열 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자발적으로 <천수경> 독경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매월 1차례씩 인근 사찰을 순례하는 묵언수행과 함께 김장과 연탄배달, 무료급식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도 정기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회장은 회원들의 신심 증장을 통해 공무원불자들이 국민의 안녕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할 수 있도록 불자회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다수가 불교단체는 응집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요. 저는 회장 소임을 맡고 난 뒤 대전시청불자회 1년 예산이 3000만원이 넘는데다가 활동력과 조직력도 뛰어나 깜짝 놀랐습니다. 소임을 맡은 만큼 조직과 회원을 위해 저부터 앞장서서 최선을 다해야지요.”
오는 2017년 6월 정년퇴직을 맞이하는 이 회장은 주위에서 정계 진출과 공무원으로서 더 높은 직위로의 진급 등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전혀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전원생활을 하며 불교공부와 각종 취미생활을 하며 편안한 삶을 누리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비췄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입회할 만큼 수준급 사진촬영 실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비닐하우스를 통해 500여 분의 한국 춘란을 가꾸며 대전시청 내 춘란 재배모임인 청란회 회장도 맡고 있다.
“9급으로 시작해 3급인 국장 소임까지 맡고 있으면 출세할 만큼 출세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아끼시는 지인들의 뜻도 알겠지만 아무래도 제약이 따르는 공직생활을 떠나는 만큼 퇴직 후에는 전원생활을 하며 편안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특히 전국사찰을 순례하면서 불교를 교리나 머리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생활불교로써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합니다.”
[불교신문2981호/2014년1월29일자]
첫댓글 훌륭하신분 깊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