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연예가에서 가장 큰 이슈를 꼽자면 단연 곽한구의 벤츠 절도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연예인의 모럴 해저드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은 종종 있었지만 마약, 음주 등의 사건과는 또 다른 충격을 전해줬던 것 같습니다.
곽한구의 사건이 터지자 네티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개콘'에서 보여준 그의 유행어를 빗대 댓글을 남기는가 하면 "타보고 싶었다"는 곽한구의 진술을 조롱하는 패러디까지 나오더군요.
벤츠가 타보고 싶어서 훔쳤다는 어찌보면 쉽게 납득가지 않은 동기 때문인지 어딘가 의심스러운 점이 들었습니다. 설마 어린 아이도 아닌데 타보고 돌려주면 될 것이라 단순하게 생각했다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곽한구의 벤츠 절도에 대해 "카센터 주인과 곽한구는 아는 사이고, 몰래 빌려준 것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갖은 추측을 하며 당시 상황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체포 당일 후배가 경찰서를 취재를 다녀왔고 담당 형사와도 꾸준히 연락을 했습니다만 경찰 측에서 말을 명학하게 해주지 않은 점들이 있어 결국 사진 기자 선배와 취재 기자 후배 두 사람과 함께 안산 사건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전말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위치한 외제 차 전문 카센터.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이게 다였습니다. 안산에 워낙 카센터가 많다보니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운좋게도 해당 카센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 문제의 도난 차량이 카센터 앞에 주차돼 있더군요. 경찰측에서 모델명을 정확히 기억못하고 "벤츠 CL600인가 SL600인가 그렇다"라고 대답해줬었는데 확인해보니 CL600이더군요. 색깔은 깊은 바다색(카센터 주인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2002년식 중고였습니다.
그 차는 현재 수리중이었습니다. 도난 당시에는 수리를 하지 않은 상태였답니다. 엔진 이상으로 수리가 맡겨진 차였는데 곽한구는 엔진 후드가 떼어진 상태에서 타고 타녀 엔진이 상한 것은 물론 앞 범퍼도 조금 금이 간 상태라고 하더군요.
카센터 주인에게 정황을 물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곽한구는 지난 8일 자신의 차 큐브 수리를 이 카센터에 맡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9일 차를 찾아갔습니다. 벤츠도 그 때 수리를 위해 카센터에 머물고 있었는데 9일 오전까지는 차 키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보통 수리전인 차는 수시로 열어봐야 하기 때문에 키를 가까운 선반 위에 둔다고 합니다. 아마 곽한구가 자신의 차를 찾으면서 그 키를 가져간 것 같다고 하더군요. 9일 오후 키가 없어진 것을 알고 카센터 주인과 직원은 하루 종일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못찾자 "내일 한번 더 찾아보자"고 하고 퇴근을 했다고 합니다.
10일 오전 출근해보니 카센터 앞에 주차돼있던 차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주인이 그전날 퇴근 할때까지 차가 있었던 것을 확인했으니 아마도 밤 사이에 다시 와서 차를 가져간 듯 하다고 했습니다. 이틀의 시간을 가지고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고 끝내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신고 3일 뒤인 16일, 벤츠는 신림 역 근처의 도로에서 발견됐습니다.
카센터 주인은 "10년 가까이 일을 했지만 차를 도난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안산 유일무이하다 시피한 외제차 전문 카센터라 소문은 인근까지 다 터진 상태였습니다. 주인 말로는 지방 고객들까지 전화와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문의가 빗발쳐 신뢰에 많은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하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곽한구와 친분이 있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그날 온 것이 처음이었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왔다더라. 연예인이라서 특별히 신경써서 수리를 해줬더니 이런 일로 사람을 황당하게 했다"며 격양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차주 이 모 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차주는 카 센터 인근의 중고차 매장의 딜러였습니다. 도난 차량인 CL600은 판매용 차량이 아니라 개인 차라고 했습니다. 명의는 여자친구 이름으로 되있다고 하더군요. 엔진 수리차 수리센터에 차를 맡겼다 그같은 일을 당한 것이었습니다.
차를 찾고 사건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라 그런지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곽한구의 팬이었다며 훔친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악의가 없으니 선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가 억울함을 호소한 것은 손해액이 5천만원이라는 경찰의 잘못된 정보였습니다. 자신은 경찰 측에 도난당한 중고차 시가가 5천만원 된다고 얘기했을뿐인데 이것이 와전돼 합의금 5천만원으로 보도됐다며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곽한구와 연락이 됐냐고 묻자 마침 오전에 통화를 했다며 거듭 사과하더라는 말을 전하더군요. 수리비 문제는 조만간 만나서 해결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곽한구는 회복하기 버거운 이미지 타격을 입었습니다. 개콘 하차뿐만 아니라 향후 연예 활동까지도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대중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연예인이 절도 사건을 저질렀다는 점은 도덕성 문제 이상의 타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한 것들'을 좋아했던 팬으로서 곽한구의 이번 사건은 충격과 실망 그리고 안타까움 마음이 교차하네요.
<사진 = 김용덕기자>
*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전에 영팝에 올라온 글을 보고 진짜인줄 알다가. 아니란 얘기 듣고 초큼 쇼크먹어서
올립니다 히히
첫댓글 기자분 욕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