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삥 뜯는다고 하는거.
살살 끌고가서 옥상에 올라가서 잡고 협박하는거.
이런건 뉴스에서나 볼수있는 일인줄 알았어요.
도대체 언제 이런 세상으로 변한거죠?..
대구. 지하철 참사.
몇일전 중앙로 역을 제외하고는 지하철을 개통시켰답니다.
오늘, 거의 세,네달 만에 시내에, 그러니까 동성로에 놀러갔어요.
전 뭐 논다고 불리는 그런애들도 아니고, 싸운다고 불리는 그런애들도 아닌 외모도 평범하고, 성적 역시 평범하고, 옷도 평범한 아이랍니다.
..이렇게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면 칭찬도 많이 받고 잘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저 해서 3명이서 동성로에 갔어요.
우선 노래방에 가서 만원내고 좋고, 넓고, 깨끗한 곳에서 대략 2시간정도 불렀어요.(만원에 한시간인데 보너스시간 10분씩 질릴때까지 줌. 정말 안멈추고, 저희도 한 5번 받았어요.도중에 질려서 나왔죠.)
그리고 친구 귀걸이도 사고, 책사러 서점도 가고...저녁도 사먹고..
잘 놀다가 집에 가려고 지하상가로 걷고 있는데 어떤 세 년이 저희한테 오는거에요..(언니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한년은 고3, 두년은 고1.
저희한테 오더니 팔짱을 꽉 끼데요..끼더니 '언니들 부탁좀 들어줘'라면서 따라오라는거에요..
슬슬 따라갔죠. 처음엔 안된다안된다 하다가 '우리 돈 뜯고 그런언니들 아니야'라며 가자그러데요..부탁할게 있다고.
점점 이상한대로 가더니..옥상 쪽으로 가는거에요..
그러더니 한명씩 저희 한명씩 맡아서, 따로 퍼지데요?..
..제 친구들은 다른방향으로 가서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한명은 끝까지 안된다고 해서 거의 맞을 기세까지 욕얻어먹고..(애가 좀..돈에 대해선 고집피우는 면이 있어요.)
한명은 대답은 다 해줬는데 좀..웃으면서 말해서(버릇) 노란머리가 '야, 웃지마라. 씨X년이 비웃는것도 아니고..' 라면서 '너 좀 따라와봐라.' 이런식으로 해서 끌고 갔어요..
전 그래도 좀 사근사근한 년이 막다른 대로 데리고 가서 '언니 집이 멀어서 그런데 차비 좀 빌려줘'라면서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우선은 안된다 안된다 라고 했죠..
크..뭐 '아니아니, 뺏는게 아니라 빌리는 거야. 다음주까지 갚으면 되겠어?' (사투리를 표준말로 고친거에요. 노는 애들보면 사투리 더 심해요.) 라면서 하데요?..
뭐...돈 얼마 있는지만 보자면서 살짝 보여주니까 손 쑥 집어넣어서 제 돈 21000원을 들고있더니 저한테 천원만 달랑 주는거에요.
'아 안되는데요' 했더니 '아니, 내가 나 아는 애가 한명 있는데 저한테 돈 주라그럴게' 라면서 달래는 척 하더군요..
..뭐..할수없었죠..뺏을 힘도 없고..칼 가진지도 모르겠고..
..사람 하나 없고 불 하나 없는 곳이었고...팔짱은 꽈악 끼고있고..
어쩔수없잖아요....이왕 뺏긴거..빨리 가기만 빌면서..저도 좀 친한척 했어요..
그랬더니 지도 친한척 하면서 '지혜야, 넌 효성중이랬지? 몇반이야?' 이러길래 '하하, 10반이요' 그러면서 계속 하면서.. 괜히 달래는척이라도 하려고. '10반? 알았어. 내가 꼭 전해주라 그럴게. 빌리는 거니까 걱정마' 이런식으로 말하더군요..
그래놓고 좀 있다가 또 '10반이랬지? 하하, 내가 기억력이 좀' 그래서 저도 그냥 맞장구 쳐주면서 '하하,,' 해줬죠..친한척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서 저 맡은 년은 '야, 보내주자' 라고 하는데..제 친구 맡은년은 '이 씨X년이 졸라 반항하잖아. 야 이 년아. 내가 뭐 니 죽일라그래? 어?' 라면서 계속 협박하더군요..
..하하...저 맡은 년이 '됐어됐어. 보내주자. 뜯었다' ..
..어이없더라구요..
뒤도 안돌아보고 튀었죠..가라그랬으니까...
...
근데..친구 한명은 데리고 가고나서부터 안오는거에요..
무사한지도 모르겠고. 자꾸 반항하던 애라 어디 데리고 가서 때리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돈도 아깝고..(모자도 사고싶었는데 차라리 엄마랑 사야지 하면서 아끼고 있었는데..차라리..살걸...)
....어떻게.. 보내주고 나니까 다리가 떨리고 손도 떨리고 더 무서운거에요.....
..밝은데로 오고 사람많은 데로 오자마자 그대로 주저앉고 눈물 터뜨렸죠 뭐,,,
엄마한테 얼른 전화했더니..올거래요..가까운 거리도 아닌데..또 엄마는 아빠한테 연락해서 아빠도 이리로 가라그랬나봐요....아아..꼬이는구나..싶었는데..
거참..어떻게 타이밍도 죽이게 아는 오빠(실제로 만난적은없고)한테 전화가 온거에요..
그대로 받고 막 터뜨렸죠. 말 부들부들 떨면서 "오으빠, 나..나 돈 뺏겼어으..고등학생들이 끌고 가서 우으으,,,근데 친구가 안와아.." 계속 울면서 전화하다가 끊고.
..끌려가서 안온 그 친구 엄마한테 'XX 안와요-어떡해요으..'라면서 헐떡대면서(우느라 숨이차서) 말했더니 역시 이리로 오고있대요..
..결국 좀 기다리니까 걔도 막 울면서 우리 찾고 있더군요..우리도 만나자마자 울고.
아...전..그런 년들 만나기 전까진 이렇게 생각했어요.
'뭐 그딴년들 만나면 급소 한 대 차주고, 배 한 대 치고 토끼면 되는거지 뭐~' 라면서..
다 그렇지 않나요?..막상 되고보면 꼼짝도 못해요..
팔짱은 놔주지도 않고, 꽉 끼고..도망 못 가게..
.....결국 엄마,아빠,친구엄마 다 오고...전 2만원 뺏기고(그래서 보내준거에요)..
한명은 끝까지 개겨서 한푼도 안뺏기고(거의 맞을뻔. 내 2만원 때문에 보내줬어요..)
한명은 사라졌다가 나타나더니 3천원 뺏겼데요..(원래 돈을 얼마 안 가지고 있었어요..)
..오늘 차라리 모자도 사고. 사고싶은거 많았는데..다 사버릴걸..
뭐..그걸 압니까..미래를 알면..차라리 밖을 안나갔지...
오늘 뺏긴 돈은 불우이웃돕기에 냈다고 생각하렵니다..
그것들도 불우이웃아닙니까 뭐.
불우이웃이 따로 있나요. 힘들게 사는게 불우이웃이지.
나도 그럼 불우이웃이겠지만;...
그런 것들은 이 추운데 밖에서 사람들한테 돈이나 구걸해대고. 얼마나 불우합니까.
커서 평생 그렇게 살텐데.
커서 결혼하더라도 뭐 잘 살겠습니까?
그런 년들보다 100배는 더 좋은 남자 만나서 저도 좋은 직업가지고 저런 년들이 뺏은 돈의 100배는 더 벌거에요.
여러분도 밤길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