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요?
우수, 경칩이 지나고 완연한 봄(春)인줄 알았는데 역시 꽃샘추위는 그리 만만치가 않다.
한겨울 못지않은 추위와 강풍은 한겨울 같은봄을 연출시키고 마음을 더욱더 스산하게 한다.
4년간 동창회일을 열심히 했다고 남궁 영 동기가 문호회장과 나를 초청하고, 나머지 한사람은 올 한해
한구회(재경48 골프동호회)총무직을 담당하면서 동기들을 위하여 열심히 봉사 할 김황중동기를 초청하여
우리 넷은 경춘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미리 준비한 김밥과 물과 함께 가평휴게소에서 따끈한 우동 두그릇을 넷이 나누어 함께 점심을 먹고, 된장녀처럼 음식값에 비하여 비싼 아메리카노 커피를 샀지만, 두잔을 사서 또 넷이 나누어 먹는 알뜰함을 한편 보이면서 많은 이야기와 함께 우리는 남춘천 G.C(골프 클럽)으로 갔다. G.C(Golf Club)와 C.C(Country Club)의 좀 다른 의미를 차중에서 이야기하고 황중이가 한구회 총무답게 설명을 정확하게 해준다.
역시 춘천은 그래도 강원도라서 서울보다 바람이 세차고 매섭다. 그러나 동기들과 함께한 라운딩은 겨우네네 움추렸던 마음을 풀기에는 안성마춤이었고, 이 매서운 추위와 강풍은 우리를 압도하지 못했다.
올들어 처음라운딩이라 좀 어리둥절 하였지만 역시 모두들 지난 수십년간 쌓았던 관록은 어디로 가지 않고 시즌만은 못 하더라도 이내 적응이 된다. 남춘천 G.C의 클럽하우스 락카룸의 男, 女 구분 안내판은 남녀 성기로 표시하여 참 이채롭고 특이하고 한편 파격적이다.
박근혜대통령이 9일간의 중동지역 4개국의 순방을 마치고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며 귀국하자마자 불의의
피습으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문병하여 양국 국민에게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아울러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박대통령도 2006년 5월 지방선거 유세지원도중 '마크 리퍼트' 대사와 거의 똑같은 부위에 피습을 신촌에서
당하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남은 生을 덤으로 생각
하겠다',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말을하고 선거의 여왕답게 한참 열세지역인 "대전은 요?" 라고 딱 네마디 말을 하여 그당시 열세이던 대전시장선거를 단숨에 역전시켜 당시 한나라당 박성효후보가 염홍철후보를 누루고 대전시장에 당선되는 게기가 되었고 지방선거에서 여야상황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난 지난해 6월 건강진단에서 위암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7월초 다행히 조기위암이고, 의료수준의 발달로
위를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 점막하 박리절제술"(ESD)로 성공리에 시술을 마치고, 지금 요양및 관리중에
있으며 지난달 내시경 검사에서 암세포도 없고 잘 치료되고 있다는 서울아산병원 주치의 말씀을 들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내 주치의에게 사회생활에서 혹시 막걸리나 와인을 조금 마셔도 되냐고 여쭈어 보았다.
항상 미소를 잃지않고 참으로 친절한, 나보다 열세살이 아래인 주치의는 나에게 "권선생님은 운이좋아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었고, 한편 의료수준과 첨단시설의 발달로 위를 자르지 않았고, 어떤 환자는 위도 없이 사는데 꼭 술을 마셔야 되느냐고, 그리고 다시 건강한 위를 주셨는데 꼭 술을 마셔야 되겠느냐"고 잔잔한 미소와함께 부드럽게 사실상 나를 꾸짖는 소리를 하신다.
그순간 나는 사실상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충격 이상의 꾸지람을 들었고 무척 주치의에게 미안하고 나
자신 참 잘 못된 질문과 생각을 하였구나 반성을 하였다. '말한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옛말처럼 주치의 말
한마디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나는 얼른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의사선생님에게 어떨결에 "커피는 요?" 하고 물어 보았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교수는 다시 더욱더 인자한 모습으로 미소를 살짝 지으시면서...
"커피는 마셔도 된다"고 말씀 하신다.
그후 아내에게는 이 이야기를 결코 전하지 않았고, 지금도 항상 살짝 죄를 지은 기분으로 와인을 한잔 아내와
마시면서도...이러한 내 질문은 참 잘 못 되었다고 생각을 하고있는 중이다.
2015년 3월 10일 남춘천 G.C 영, 호, 황중, 용석
첫댓글 80년대 독일에 가서 독일 광부츨신들과 엉터리로 치던 그 폼으로 지금도 골프를 치고 있는 한심한 나. 그래도 친구들 덕에 금년 처음으로 바람 좀 쐬었더니 기분이 상쾌하네요. 먼길을 운전하고 맛있는 김밥을 준비하고... 매사에 주도면밀한 용석,떡과 카푸치노를 준비한 남궁영,맛있는 춘천닭갈비 저녁식사비를 선뜻 지불해 준 문호회장, 덕분에 하루 행복했습니다.
독일광부 출신들은
모두들 골프를 잘 치나봅니다.
황중이가 산 가평휴게소의 아메리카노는
참 맛이 좋았구요.
아울러
커피는 마셔도 좋다는
주치의의 허락이 있어서
더욱더...
꼭 술과 담배가 옆에 있어야
인생이 즐거워지는 것은 아니니
우리 너무 서러워 하지 말자구!
그래
맞는 말이야...
부부가 와인 한 잔하는건 괜찮다 싶은데~~~
주치의께서 말씀하신 뜻은 무절제한 과음을 경계하라는 뜻일게요.
그 말씀이 스트레스가 되고있다면 오히려 그게 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닷~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치의 께서는 한번도
술과 담배에 대해선 한마디도 않했는데,
내가 물어본 것이 좀 실책이지요...
아무리 꽃샘추위가 있어도
저만치 물러갔겠소이다.
네 사람의 모습이 48회 모두에게 봄을 안겨주네요.
거제는 완연한 봄이라고 자랑했는데,
네 분의 가슴 속에 있는 봄이 더 따뜻하외다.
그날 우리는 라운딩 하면서
비록 몸은 동태가 되었지만...ㅎ
가슴속은 따뜻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