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 살려 주세요!
잠비아에 가서 피데이 도눔 선교사로 지내면서 한국에서 겪지 못했던 일을 많이 체험했다. 그 중의 하나가 말라리아에 걸려서 죽다가 살아난 일이다. 말로만 듣던 말라리아를 겪어보니 말라리아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20년 4월 28일(화) 늘 하던 대로 우리 부제와 공동체를 위해 쇼핑을 하러 시내에 나갔는데 그날 날이 몹시 더웠다. 실제 온도는 27도였는데 보통 때 같았으면 더위를 잘 이겨낼 수 있었을 텐데 그날따라 몹시 더위를 느꼈다. 소위 “더위 탄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이었다. 그날 페이스 북에서 “너무 더워요!”라고 글을 올린 기억이 난다. 그날 저녁 잠을 자는데 불같은 뜨거움을 느꼈고 몸의 이상을 발견, 전날 저녁에 담당의사와 예약하였기에 인근의 도미닠 선교병원으로 달려가서 피 검사를 받았던 것이다. 그 결과 PLT(혈소판) 수치가 33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그래서 그 약을 받아온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말라리아가 재발한 것인지 몰랐다. 그러다가 토요일 오후에 병이 악화되어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었고 열이 나서 동료들에 의해 이끌려 병원에 실려 간 것이다. 주치의가 와서 열을 재고 나에게 링거를 꼽고 물을 먹이고 했는데 세 번이나 게운 것이다. 열이 나고 몸이 떨려서 제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날 병원에 강제 입원한 셈이 됐다. 병원에서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 오전까지 지내다가 사흘 만에 퇴원한 것이다. 정말 죽을 것만 같았는데 주님의 도우심으로 살아났다. 그때 필자가 많이 속으로 외치고 기도한 내용이“ 하느님 ,저 살려 주세요!”라는 기도였다.
제자들이 풍랑을 만나 죽게 되었을 때, 제자들은 고물에서 베게를 베고 주무시던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하고 나무랐던 것이다. 예수님은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를 향해 잠잠해져라!" 하시면서 제자들을 구해 주신다. 그러시면서 제자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꾸짖으셨다.
어쩌면 제가 위기의 순간에 안절부절 못하면서 주님께 대한 믿음이 부족하여 순간이나마 불안에 떨었던 모습이 연상되었다. 그래서 "주님, 살려 주세요!"라고 간절히 매달렸던 것이다.
오늘 애네아의 집에서 오전 9시 주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저의 이 체험담을 신자들과 나누며 제 자신을 다시금 반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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