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알파인클럽 친구들과 함께 대구 비슬산(1,084m)에 올랐다
비슬산은 팔공산과 함께 대구 지역의 양대 명산으로 교가에 '비슬산 정기 받아...'란 가사가 들어가지 않은 학교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산이다. 정상의 바위가 신선이 앉아 비파나 거문고를 타는 형상 같다 하여 '비파 비(琵)'와
'거문고 슬(瑟)'자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비슬산의 참꽃은 아직 만개하지 않아 아쉬움은 있었지만 불꽃처럼 타오름을 준비하고 있는 숨결은 느낄 수 있었다
비슬산 입구(10:00)
전주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여 비슬산 입구에 도착하니 차량과 인파로 매우 혼잡하였다
진입로가 좁은데다 비슬산을 수놓은 참꽃(이곳 사람들은 진달래를 참꽃이라 부름)을 보러 온 사람들로 초만원이었다
유가사 일주문(10:11)
풋풋한 신록과 밥풀때기 같은 꽃을 활짝 피운 이팝나무 숲을 지나 유가사 일주문 앞에 일행들이 모였다
등반대장으로부터 등반로와 주의사항을 간단히 듣고 유가사 앞으로 난 숲길을 따라 시멘트길을 올라갔다
수도암(修道庵) 10:21
시멘트길이 끝난 길 모퉁이에 수도암이란 암자가 있었는데 암자치고는 꽤 규모가 컸다. 수도암은 유가사의 부속 암자로
비구니들의 수행도량으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고즈넉한 수도암의 담장을 돌아 솔숲이 우거진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첫번째 휴식(11:43)
가파른 오름길과 상춘객들의 열기로 달아오른 땀을 식히기 위해 고개에서 잠시 멈추어 섰다
산등성이를 타고 오는 바람이 너무너무 시원하였고 끝없이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물결이 장관이었다
대견봉(1,084m) 11:58
비슬산의 정상 대견봉에는 엄청나게 넓은 평지가 있었고, 점심 식사하는 등반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가파른 절벽 위에 세워진 정상석 앞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어 나는 포기하고 돌아섰다
참꽃 군락지(13:30)
비슬산의 참꽃은 아직 만개하지 않고 연분홍 봄빛을 튕기고 있었다. 다음 주 쯤에는 활짝 필 것으로 생각되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봄이면 여기저기 진달래가 흔해 빠지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특별히 참꽃이라 부르고 있다
칼바위(13:52)
바위들이 여러 개의 칼을 꽂아놓은 듯한 형상이라 칼바위 또는 톱바위라 부른다. 정상 부근에는 암석덩어리들이 흘러
내리면서 쌓인 암괴류(岩塊流)들이 많아 특이한 지형을 보이고 있는데 천연기념물 435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무구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바위들은 부처바위, 형제바위, 소원바위 등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대견사터(14:05)
대견사지 높은 벼랑 끝에 있는 넓은 바위 위에 3층석탑, 연화대석, 큰 규모의 돌축대만이 남아 있었다
중국 당나라 황제가 절터를 찾던 중 이곳을 발견하였는데 대국에서 본 절이라 해서 대견사(大見寺)라 하였단다
이곳에 있는 삼층석탑은 1988년 달성군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석재들을 수습하여 재건립한 것이라고 한다
수성골(15:00)
아직 봉오리를 터뜨리지 않은 30만평의 드넓은 진달래 군락지를 뒤로 하고 수성골로 내려섰다
짙어가는 신록 사이로 온갖 꽃들이 얼굴을 내민 맑고 부드러운 계곡에서 지친 발을 씻고 유가사를 향했다
유가사(瑜伽寺) 15:32
비슬산의 바위 모습이 아름다운 유리(瑜)와 부처(伽) 같다 하여 유가사라 이름지어진 절이다
신라 흥덕왕 2년(827) 창건되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리고 1976년에 대대적인 불사를 일으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정읍이 친정인 아줌마가 속한 울산산악회를 만나 오징어무침 안주를 얻어 하산주를 마셨다
전라도의 손맛이 묻어나는 매운 오징어무침에 밥까지 비벼 먹었더니 속이 멍멍하여서 자꾸 물을 들이킬수 밖에 없었다
첫댓글 <스틱> 긴 칼을 들고 우뚝 서있는 모습이 이순신 장군 닮은 상 같군요.ㅎㅎㅎ 카페산악회 혼자만 훌쩍 떠나지 말고 함께 갈 수 있도록 귀뜸이나 한번 해 주세요.
접수했음...나무꾼과 함께 산에 가면 좋은 일이 참 많을거란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