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영화는 너무 난해해서 아내가 본인의 블러그에 써놓아야 겨우 어떤 영화를 봤는지 내용을 파악한다.
늙기는 늙었는가 보다. 그래도 박쥐보다는 조금 이해가 되는 영화다.
한국영화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어도 아직까지는 너무 먼 느낌이다 한구영화를 볼 때마다..
감독-봉준호
출연-김혜자(혜자)
원빈(도준)
진구(진태) 등등
칸느 영화제에 박쥐와 같이 출품되었다가 비록 상을 받지못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인정받은 영화이다.
갈대밭에 혼자 춤을...
어머니 혜자는 넓은 들에 펼쳐진 갈대밭에 넋나간 사람처럼 걷다가,
엄마만의 몸짓으로 익숙지 않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든다.
엄마, 어머니와는 또 다른 느낌의 단어.
신선한 충격이 사라질까봐 예고편을 보지않는 편인데,
반전이 크게 있다는 얘길듣고 영화를 봤다.
익산의 어느 약제상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엄마는 정신지체 아들,도준과 둘이서 산다.
그곳에서 파는 약제도 중금속이 많다는 중국산인가보다.
가게주인이 제대로 한국산으로 팔고있는지 점검하는걸보니,
엄마는 한약제를 작두로 싹둑, 싹둑 썰면서
눈과 온정신은 껄렁한 진태와 늘 함께 다니는 아들의 동태를 살핀다.
뺑소니 벤츠차 합의금 100여만원이 없어 빌려야 할만큼 살아가기 버거운 홀엄마와 아들이다.
백미러 부신 장본인은 진태인데 ,힘없고 머리가 안돌아가는 사람이 당하기 마련이다.
아들의 경찰서 부름에 드링크를 안고가서 굽신거리고
담벼락에 오줌싸는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약을 먹여준다.
엄마몸에서 나온 아들은 끝끝내 보살핌을 줘야 하는것인지,
먹여주고,입혀주고,재워주고 심지어 배설물까지 치워준다.
정신지체 아들의 엄마라서 보다 그엄마도 온 정신은 아닌듯싶다.
차별로 인해 자식을 떨거지로 만드는것도 문제지만,
자신과 분리를 못하고 사랑이란 집착으로 죽는날까지
너와 나는 한몸이었다 두몸이 된거라며 죽을때까지 아들을 위하는것은 더 큰 문제다.
어느날,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건당일 밤,술집에서 진태를 기다리다 취해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골목길에서 앞서서 걷던 아정을 발견한다.
'너 남자가 싫냐'며 취기에 집적거리는 도준을 피해 아정은 폐가로 몸을 숨긴다.
도준에게 돌을 던지고, 놀란 도준은 집으로 돌아와 지쳐 잠을 잔다.
도준의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아정의 시체는 온동네가 훤히 보이는 옥상에 빨래처럼 걸쳐져있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자,경찰들은 수사를 귀찮아하고 대응도 시원찮다.
경찰서에서 심부름도 하고 형사 운전사 노릇도하며 약삭빠르게 살고있는 진태는 형사와 함께
도준의 이름이 적힌 골프공을 증거로 삼아
도준을 살인자로 몰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지장을 찍게 하고 감옥에 가둔다.
경찰은 도준이 범인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사건을 종결시킨다.
어릴때부터 바보라고 부르는 사람은 모두 혼내주라며 관자놀이 지압법을 가르친 엄마는
바뀌벌레도 무서워 못잡는 사슴같은 눈을 가진 아들이 절대 살인자가 아니라며 아들의 결백을 주장한다.
잘나간다는 변호사를 사지만 룸싸롱에서 술이나 먹고 돈만 밝히고 나몰라라 한다.
'아무도 믿지말라'고 엄마 한테만 얘기 하라며 직접 범인을 찾아나선다.
엄마는 진태를 의심하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직접 증거가 될만한 골프채를 찾아낸다.
립스틱 묻은 골프채를 피묻은 골프채로 알고,
진태와 술집딸 여학생이 자는 방을 빠져나올때는 온몸이 경직된다.
동네 아이들에게 동전을 쥐어주며 죽은 아정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한다.
어설픈 수사가 때론 실마리를 풀어줄수가 있다.
아정의 휴대폰을 쌀독에서 찾아낸다.
죽은 아정은 치매 할머니와 단둘이서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소녀가장 여학생이다.
쌀떡녀 라는 별명이 있는 아정은 쌀한봉지에 남자들에게 성을 파는 불쌍한 어린여자.
실제 유명인도 성상납에 견디지못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다.
아정의 경우 먹고 살기위한 방법이었지만 '
'남자들은 다 싫어'라며 자신과 관계를 맺은 남자들을 휴대폰에 남기고 있었다.
거기엔 진태,형사,본드를 들이마시던 남학생,그리고 할아버지까지...
감옥에 면회를 갈때마다 관자놀이지압법으로 아들의 사건당일 기억을 물어오는데
뜻밖에 소름끼치는 사건이 일어난다.
"나 다섯살때 엄마가 죽이려 했잖아"
동반자살을 하려고 농약탄 박카스를 먹이려 했던걸 잊지않고 있었다.
반전이 시작된다.
그동안 바보 노릇한것이 엄마한테 약한 모습으로 다시는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는 방폐였던것이다.
휴대폰에 저장된 용의자중 엄마가 감당할만한 고물상 할아버지를 지목해준다.
엄마는 침가방을 들고 독거노인을 돌보는 침봉사 단체를 가장해 고물상 할아버지를 찾는다.
소낙비가 주룩주룩,쏟아지는 날
경찰서에서 자신의 증거가 한낮 소용없다는걸 알고
집으로 오는도중 고물 리어카를 끌고가는 할아버지의 우산을 펴들고
돈 2000원을 내밀자, 1000원만 받아들었던 할아버지.
안면이 있지만 처음본 사람으로 만난다.
얼마전, 살인현장을 목격한후로 불안하다며 털어놓는데,
'그날밤 쌀 한봉지를 들고 원조교제를 위해 도착한 폐가에서 사건현장검증에 나온 그놈이 돌멩이로 여학생의 머리를 쳐서 죽였어'
-그사람이 범인이 아니고 곧 풀려날거라며 엄마는 경악한다.
"모처럼 범인을 잡았는데"하며 수화기를 들고 경찰에 제보를 하겠다는 할아버지의 뒤통수를 몽키 스패너로 내려친다.
살인.
아들을 위해서라면....모성애는 끔찍한 몸서리로 변했다.
현장을 없애려 불을 지른다.
초록색 들판속에서 고물상 할아버지는 고물과 함께 사라지고
엄마는 아무일 없다는듯 살아간다.
모자라는 아들을 위해 온몸을 던진결과는 다운증후군이라는 다른 아들을 볼모로 삼고 도준은 출소한다.
"너 엄마 없어"
고개를 끄덕이는 감옥속에 갇힌 엄마없는 또 다른 아들을 보며 끝내 엄마는 오열한다.
진태라는 아들친구가 웃통을 벗고 엄마에게 "씨발 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수있냐"
또 엄마가 형사에게 건넨말"고등학교때부터 너 좋다는 약 먹였잖아"도 그렇고,
엄마와 주위 남자들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음을 안다.
아직까지도 혼자인 여자가 살기엔 힘든 미친세상에 자신도 미친척 하며 살아가는것도 그렇고,
감독은 안타까운 세상을 많이 드러낸다.
"태양열을 한점으로 모아 태우는 돋보기처럼 아무도 상상 못했던 엄마"를 그렸다는 감독의 말대로
엄마 혜자는 징그러울 정도로 사랑스럽고, 본능에 순수했고 또 미치광이였다.
실제 도준이 살인자인가는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도준이 치밀한 계획아래 자신을 죽이려 했던 엄마에게
진짜 살인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느끼게 하려고 복수를 한것인가도 관객들에게 넘긴다.
아줌마들의 여행은 즐겁다.
"엄마는 아런걸 흘리면 어떻게 해"
라며 불난집에서 주웠다며 침통을 건네는 아들을 보고 엄마는 또한번 기겁을 한다.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허벅지 침자리에 침을 꼿고,
관광버스안에서 미친듯이 춤을 춘다.
버스창가로 몰려오는 석양에 괴로운 과거를 떨쳐버리는 엄마의 머리카락이 나부낀다.
이병우 음악의 리듬이 엄마들의 막춤을 신들린듯 흔들어대게 한다.
첫댓글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