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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동네에 있는 보육원생들을 대상으로 2년정도 스키를 태웠는데 정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심어주고 싶어서 그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니 제가 더 즐겁죠."
지난 98년부터 소년소녀 가장, 보육원 아이들을 초청해 무료스키캠프를 진행하는 무주리조트 광산스키샵 대표 김판중(52)씨는 풍족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나마 아이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선물해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빠, 엄마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랄 나이에 그러지 못해 안쓰럽죠. 대부분의 아이들은 스키장이란 곳을 처음 와요. 마냥 신기해하고 스키를 타면서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어도 연신 웃음꽃을 피우는 아이들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지만 한켠으로는 가슴이 찡해요."
그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아낌없이 사랑을 나눌수록 행복지수는 더 높아진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늘 잊지 않고 산다.
"옛날에는 보따리 장사꾼과 거지들이 많았어요. 아버지는 그분들에게 잠도 재워주고 밥도 먹여줬어요. 나중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게 아예 집 지붕색깔을 빨간색으로 칠하셨어요. '베품'이 아닌 '나눔'이라고 아버지께서는 늘 강조하셨어요."
매년 30~45명씩을 초청해 스키복부터 장갑, 마스크, 리프트권 그리고 음식까지 모두 제공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보험도 들고 2대 1로 스키강사도 붙여준다.
김씨는 12년간의 스키선행이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뒤에서 지원해주는 형제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무주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큰 형은 아이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대전에서 경찰 생활을 하고 있는 동생은 보육원 및 어려운 아이들을 초청해 데리고 와요.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나눔을 통해 형제애도 더 끈끈해진것 같아요."
평소에는 김 대표, 또는 김판중씨로 불리지만 무료스키캠프가 있는 날이면 아이들은 어김없이 김씨를 산타아저씨(?)라 부른다.
"낯가림을 많이하고 처음 본 사람들을 경계할 줄 알았는 데, 오히려 친근감 있는 별명을 아이들이 직접 지어주니 고맙고 기분이 좋아요."
김 씨는"누군가와 나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질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한다"며"앞으로도 무료스키캠프는 계속 열 것이다. 더 많은 아이들이 스키를 타며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