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삼봉을 다녀와서
이흥근
친구 부부와 같이 개봉역에서 만나 단양 도담삼봉에 갔다. 날씨가 좋아 하늘이 푸르고 신록이 우거져 아름답다. 관광객들이 옷이 물감이 물든 듯 꽃과 어우러져 예쁘다.
도담삼봉 입구에 가로수가 바람에 나부끼며 환영 인사를 한다. 둥그렇게 단장된 나무가 꽃과 어울려 아름답다.
도담삼봉유람선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단양 팔경 중 하나인 석문을 배에서 보니 성문을 쌓아 놓은 것이 푸른 하늘이 보이고 소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삼봉이 물그림자를 드리며 위용 있게 있는 모습이 주위 산들과 어울려 신선이 사는 무릉도원 같다.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그 한가운데 솟은 세 개의 봉우리 도담삼봉은 단양팔경 중에서도 제1경으로 손꼽히는 도담삼봉은 조선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의 유년시절을 함께해 준 벗이자 퇴계 이황 선생의 시심을 흔들어 놓은 명승지이기도 하다. 원래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시 정선군에서는 단양까지 흘러들어온 삼봉에 대한 세금을 부당하게 요구하였다. 어린 소년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내려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 고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도로 가져가시오”라고 주장하여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 훗날 정도전은 호를 삼봉이라고 지을 정도로 도담삼봉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남한강의 푸 른물결을 비단 삼아 두르고 있는 도담삼봉의 모습이 신비로우며 고혹적으로 보인다. 당당한 풍채가 돋보이는 남편 봉을 중심으로 아담한 모양의 처 봉과 첩 봉이 양옆을 지키고 있다. 남편 봉은 삼도정이라고 불리는 육각 정자를 쓰고 있어 그윽한 운치를 자아낸다. 도담삼봉을 만난 이황은 시 한 수에 그 아름다움을 적어 노래했다. “산은 단풍잎 붉고 물 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별빛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지더라’
때로는 어느 시인의 주옥같은 시 구절이 되어주고, 때로는 팔도를 유 람하는 묵객들의 그림이 되어주기도 하며, 마음의 여유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쉼표로 남는 도담삼봉 그 황홀한 풍광 속에 거침없이 뛰어들고 싶다.
점심으로 올갱이해장국이 매콤한 청양고추와 부추, 깍두기, 파짱아치 콩나물, 김치와 같이 먹으니 국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친구는 초등학교 인근 지역에서 같이 다니고 지금도 서울 개봉동에 거주해 인천대공원에 별일 없으면 자부 만나 점심과 차를 마신다. 서로가 편하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