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천마산을 통과해서 한강변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즉 지맥은 대간, 정간, 정맥, 기맥에서 갈라진 산줄기로써 어느 정도 그 산세가
계속되는 산줄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름을 지으면 대한민국에 있는 지맥은 다 망라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직까지 이 지맥이 어느 주맥에서 분기하여 어디서 끝나며 그러한 지맥이 전국에
몇 개나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현재 분류를 하고
있으며 한북정맥에서 분기한 지맥은 이미 답사를 완료하였으며 한남정맥상 3개의
지맥 답사를 완료한 상황입니다.
참고적으로 지금까지 찾은 한북정맥에서 분기한 지맥으로는 남한에만 한북명성지맥,
한북화악지맥. 한북연인지맥, 한북천마지맥, 한북수락지맥, 한북소요지맥, 한북감악
지맥 이렇게 7개가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찾은 한남정맥에서 분기한 지맥으로는 한남비봉지맥, 한남양자지맥,
한남쌍령지맥, 한남남한산성지맥, 한남관악지맥 이렇게 5개가 있습니다.
□ 그러면 이 지맥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는 어떻게 이름을 지어야 할까요?
저는 분맥, 단맥이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분맥이란?
역시 지맥과 같이 강의 지류를 구분 짓는 산줄기로
반듯이 지맥에서 분기한 산줄기를 말합니다.
그 세력도 지맥과 거의 같은 산줄기로
만약 지맥에서 분기하지 않았다면 지맥으로 부를 수 있는 산줄기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한남정맥 문수산에서 분기한 한남앵자지맥이 북쪽으로 흐르다 양지면
마수고개 가기 전 독조봉 어깨에서 동쪽으로 한줄기를 떨구어 여주벌을 휘돌아
한강변에서 끝나는 약67km의 산줄기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름을 붙일만한 산 이름이나 명소로 회자되고 있는 곳이 없어 분기되는
산 이름을 빌려와 이름을 짓는다면 한남앵자지맥에서 분기가 되니 일단은 한남앵자를
가져다 놓습니다.
다음으로 독조봉어깨에서 분기를 했으니 독조를 가져다 놓습니다.
그래서 한남앵자독조분맥이 되는 것입니다.
현재 답사 중에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몇 개 안 되는 것으로 추정이 되어 중첩되는 산줄기를 기맥급 이상만
인정할 것이 아니라 지맥에 까지 확대해 산줄기 체계를 한 단계 줄여서 지맥으로
통합을 해도 될 것으로 생각을 해봅니다만 왠지 산줄기의 흐름에 왜곡현상이 일어
날 것 같아 망서러지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각설하고 지금까지의 산줄기는 최소한도 2일 이상 산행을 요구하는 30km 이상의
산줄기를 말하는데
□ 그러면 하루 정도면 답사를 할 수 있는 짧은 거리지만 뚜렷한 세를 이루고 있는
산줄기를 무엇이라고 부르면 좋겠습니까?
○ 저는 짧을 단자 단맥(短脈)이라고 이름을 지어 봅니다.
그래도 봉우리 한두 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대충 10km 정도 이상 30km까지 그
산줄기가 계속될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단맥은 대간, 정간, 정맥, 기맥, 지맥, 분맥 즉 모든 산줄기에서 분기합니다.
잘 알고 있는 가평의 축령산을 예로 들어보면
한북천마축령단맥이 되는 것입니다.
즉 한북정맥에서 분기한 천마지맥에서 다시 분기하여 축령산으로 뻗어 나가 강이나
그 지류에서 끝이 나는 30km 미만의 산줄기라고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 여기까지 분류가 되고 산줄기 이름이 정해지면 대한민국 산줄기란 줄기는 거의
모두 다 포함되겠습니다.
그래도 표시 안 되는 10km미만의 짧은 산줄기가 있습니다.
○ 저는 남을여자 여맥(餘脈)이라고 이름을 짓는데
대간, 정간, 정맥, 기맥, 지맥, 분맥, 단맥 즉 모든 산줄기에서 분기하여 봉우리
몇 개를 넘으면 끝나는 산줄기로 굳이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만 통상 대간 정간 정맥 기맥 지맥 분맥 단맥상에 있는 산으로 묶어
버리면 되는 일입니다.
○ 이로써 대한민국 산이란 산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아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첨언하건데 이렇게 산줄기를 정해놓고 나면 어떠한 산 하나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 그 산이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그 산줄기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느 산에 갔다 오셨어요”하고 물으면 저는 잠시 말문이 막혀버리지요.
여러분 산정호수로 유명한 명성산을 잘 아시지요?
그 명성산은 한북정맥 광덕산에서 갈라져 나와 박달봉 자등현 각흘산 약사령
명성산 삼각봉 여우봉 여우고개 지나 계속 되는데
주력 좋은 산꾼이라면 여우고개까지는 무난히 하루에 주파할 수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어디를 갔다 왔다고 해야 하나요 헷갈립니다.
광덕산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각흘산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명성산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여우봉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만약 상대방이 우리산줄기를 알고 있다고 가정을 하면
“한북명성지맥 명성산 구간을 하고 왔어” 하면 되는 것입니다.
즉 한북정맥 광덕산에서 갈래 쳐 나온 산줄기를 따라 자등현 각흘산 명성산 여우봉
여우고개까지의 산줄기 산행을 했다고 이해를 하는 것입니다만 현재는 그러한
산줄기 체계를 이해하고 계시는 산님들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던지
이름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이러한 우리산줄기 이야기가 보편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는 순전히 제 나름대로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수긍이 가시는지 모르겠네요.
이로써 우리산줄기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 그러면 실전으로 들어가서
여러분들이 지도 한 장과 나침반 한 개 달랑 가지고
산줄기를 탄다고 가정했을 때 알아두어야 할 사항과 주의할 사항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마루 금을 긋기 위해서 사전지식으로 지도를 볼 줄 알아야하므로 간단하게 지도
보는 방법을 알아보고 지나가고자 합니다.
현재 종로2가에 있는 중앙지도사에 가시면 종주에 필요한 지형도를 구입하실 수가
있는데 예전에는 백두대간이니 정맥이니 하면서 이야기를 하면 알아듣지를 못했는데
요즘은 백두대간이나 정맥종주 시 필요한 지형도를 달라고 하면 알아서 찾아줍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우리산줄기 답사를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라 흐뭇함을 감출 수
가없습니다.
우선 자기에게 필요한 축척의 지형도를 구입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종주자 들이 보통
5만분의1 지형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2만5천분의1 이상 더 자세
한 지형도가 필요한 구간도 있습니다만 제 경험으로 보아 5만분의1이면 무난하다
할 것입니다.
우선 지형도 한 장을 구입했다고 가정을 하고 지도 한 장을 좍 펴봅니다.
박스 안에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지도의 상하를 5등분하여 그중 4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도의 맨 밑 부분을 보면 각종 기호와 설명문이 있는데 그곳을 난외주기
라고 부르며 5등분한 중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지도에는 크게 여러 가지 색깔로 그 지형의 형상 및 특색 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흑색은 인공지물을 나타내며
갈색은 등고선의 판단에 따라 지형의 고저와 경사도 계곡과 협곡 능선과 평지
등을 나타냅니다.
적색은 도로와 시가지 등 밀집지역을 나타냅니다.
녹색은 논과 밭 임야 과수원 등을 나타내며
청색은 호수 강 등 물줄기와 바다를 나타냅니다.
지도 내부는 가로 세로선으로 직사각형으로 나누고 NJ-50-2-23 등으로 그 지도의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고 각 난에 일동 포천 서울 등
지명으로 된 고유의 우리 이름이 있습니다.
보통 그 지도 안에서 가장 큰 마을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지도를 구입하실 때도 바로 이 이름으로 주문을 하면 되겠습니다.
등고선을 보면 5개마다 갈색의 굵은 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굵은 선을 계곡선이라 하고 가는 선을 주곡선이라고 합니다.
계곡선 사이가 고도 100m를 나타내고 있으며 따라서 주곡선 하나는 고도 20m를
나타냅니다.
빽빽하고 촘촘할수록 그 경사도가 높고 간격이 벌어질수록 경사도가 완만합니다.
등고선의 모양이 북쪽으로 보았을 때 역U자나 역V자 모양이면 능선을 나타내고
U자나 V자 모양이면 계곡이나 협곡을 나타냅니다.
바로 이 역U자나 역V자 모양의 등고선을 따라 연속적으로 산줄기의 흐름을 표시
하는 행위가 바로 마루 금을 긋는 일이고 그 선을 따라 실지로 산행을 하는 일이
바로 종주산행이 되는 것입니다.
가끔 가다 산 이름이나 높이 표시 옆에 ? 표시가 있는데 건설부에서 측량을 위해
설치한 삼각점으로 보통 산정 점에 위치해 있으나 산등성이나 전혀 예기치 못한 곳에
있기도 합니다. ?298 등으로 표시된 곳은 표고점으로 그 지점의 높이를 나타냅니다.
그 다음으로 난외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난외주기엔 지도를 효과적으로 볼 수 있는 각종 정보가 망라되어 있습니다.
우선 맨 위에 막대모양의 자가 있는데 이를 축적이라 부르며 도상거리를 실 거리로
환산할 수 있는 자 구실을 합니다.
막대 마디 위에 1000, 2000 등 숫자가 써져 있는데 한마디가 2cm이므로 2cm가
1000m라는 표시입니다.
고로 능선 종주를 할 시 2cm를 갈 경우 실제로는 1000m 즉 1km를 가는 것이 되지요
알기 쉽게 5만분의1지도에서는 도상 1cm가 실제 500m가 되는 것입니다.
항공촬영일자와 편집일자가 기록되어 있는데 최근 것일수록 좋습니다.
좌측에서 중앙에 걸쳐 각종 지형지물의 표시도형이 나옵니다.
도로 논 밭 과수원 학교 교회 면사무소 등 80여개가 있습니다.
그 옆으로 북쪽을 향한 화살표가 3개 나오는데 맨 왼쪽이 자북으로 나침판이
가르키는 북쪽으로 캐나다 허드슨만의 자력지대를 가르킵니다.
지도상 북쪽과 왼쪽으로 약 7도 정도가 기울어져 있습니다.
가운데 정북으로 있는 화살표는 도북으로 지도상 북쪽을 나타냅니다.
오른쪽은 진북으로 진짜 북쪽이란 뜻으로 하늘의 북극성을 가르킵니다.
그 옆으로 9개의 직사각형 안에 9개의 도엽명이 나오는데 한가운데가 본 도엽명이며
그 주위로 연결된 도엽들의 정보를 나타냅니다. 산줄기 종주시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맨 오른쪽에는 본 지도의 행정구역표가 있는데 역시 종주 산행시 매우 유용한 자료로
쓰입니다.
마지막으로 도엽명은 지도 상부 여백 중앙에 한자로 써져 있으며 지도 하부 여백 우
측에 한글과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침판은 현재 내가 위치한 곳에서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방향을 찾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붉은 침이 가르키는 곳이 자북방향입니다.
지도 위에 나침판을 수평으로 놓고 갈 방향을 정하는데 이를 지도정치라고 합니다.
지도를 인간의 머리라면 나침판은 심장입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절대로 따로따로
놀지를 못하고 항시 같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인 것입니다.
다음은 방향을 표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동서남북을 4등분하여 시계방향으로 북, 북북동, 북동, 동북동, 동, 동남동, 남동,
남남동, 남, 남남서, 남서, 서남서, 서, 서북서, 북서, 북북서 이상 16개의 방향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음으로 실제 종주 산행 시 주의할 사항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 마루금을 잘 그려야 한다.
제 경험상 마루 금을 잘못 그려 엉뚱한 산줄기가 맞다 고 줄기차게 가다가
개울을 만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둘째 : 기존 등산로는 무시해라.
마루 금을 따라가는 산행이므로 좋은 길 놔두고
잡목 속으로 진행해야 할 경우가 다반사로 생깁니다.
저는 그런 산행에 습관이 들다 보니까 지금은 오히려
그런 곳이 안 나오면 놀다 온 느낌이 들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셋째 : 독도 실력을 과신하지 말라.
지도에 그린 마루금하고 현지에 가보면 일치하지 않은 곳이
뻥 좀 쳐서 상당히 많습니다.
오로지 반복되는 경험만이 이를 커버해 줄 수 있습니다.
즉 내가 산신령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지도에는 분명히 직진하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90도 각도로 꺾어졌다가 스므스하게 돌아가는 경우 등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게 산줄기입니다.
넷째 : 지도는 출발 전에 거의 완벽하리만치 익혀두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계속 지도를 보면서 진행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 완벽하게 익혔더라도 방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심코 아니면 흥겹게 생각 없이 가는 것은
산줄기를 이탈할 확율 100%란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여섯째 : 삼각점을 100% 믿어야 합니다.
분명히 삼각점 위치에 왔다고 생각되었는데 삼각점이 없다면 얼마간 더 가면
반듯이 삼각점이 나옵니다. 항상 마음이 지도를 앞서가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
니다. 물론 예외도 많습니다.
일곱째 : 내리막길에서 많은 조심을 해야 합니다.
오르막은 눈감고 올라도 봉우리로 오를 수 있지만
내리막길은 한발자국만 틀려도 그 결과는 천양지차입니다.
똑바로 가고 있는데 어느새 다른 길로 갈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요.
♣이로써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열거했는데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종주 산행중 제일 중요한 것은 감각을 키우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실전을 쌓다보면 나침반보다 느낌이 빨리 올 때가 많습니다.
“어 이상한데”하는 느낌의 축적이야말로 산줄기 산행의 노하우인 셈인 것입니다.
여기까지 갖추어졌다면 슬슬 종주 산행에 나서봅시다.
♣우선 백두대간을 종주한다고 가정합니다.
종주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연속종주와 구간종주로 나눌 수 있는데
○연속종주는
출발해서 40일이 되든 50일이 되든 꾸준히 진행하여 끝마치는 방식을 말합니다.
대간산악회 길춘일 대장이 무 지원으로 70일인가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문 산꾼이 아닌 한 무엇보다도 그런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할 것입니다. 학교 다녀야죠, 직장 가야죠, 가게 봐야죠, 애도 봐야죠 등 등 등...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구간종주 방법입니다.
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산줄기를 타는 사람들 거의 100%가 여러 가지 제약으로
구간종주를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선 시간과 자신의 체력과 인내심 등을 고려하여 구간을 나누어
주말마다 떠난다던지, 격주로 한다든지, 한 달에 한 번씩 한다던지,
휴가를 받아서 몇일씩 한꺼번에 하던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백두대간을 39번에 끊고
천왕봉에서 연결되는 마지막 줄기인 웅석봉까지 이틀을 더 했으며 진부령에서
군부대 내로 들어가 향로봉까지 하루를 더 했습니다.
차편 등을 고려해 안내산악회 신세도 지고 기차든 버스든 짐차든 닥치는 대로 타고
시간 날 때마다 아니 어거지로 시간을 만들어서 하다 보니 한 일년 지나니까 대간이
끝나더군요.
들어간 시간과 경비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보통 1구간 하는데 10만원 이상 들어가고
시간은 하루 반 이상을 투자해야 합니다.
거기에 비해 안내산악회를 따라가면 회비 포함 5만 원정도면 너끈하고 시간도 하루만
투자하면 됩니다.
보통 전날 밤 10시에 출발해서 그 다음날 밤 10시면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요.
보통 안내산악회를 따라 다니는게 시간과 경비가 절약이 되도 엄청나게 절약이 되므로
바쁜 현대인에게는 구미에 딱 맞는 산행 방식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단지 흠이라면 자기 자신이 산행 실력을 배양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그게 결정적인 약점이죠.
백두대간을 하고서도 혼자 해보라면 겁을 먼저 먹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많은 시간과 경비가 들어도 혼자 스스로 아니면 친구나 애인도 좋고요
그렇게 같이 가면서...
○ 자기 자신이 대장이 되어 도전 한번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시밭에서 찔려도 보고, 각종 벌레에 물려도 보고, 뱀한테 혼도 나보고요,
길을 잃고 책에서 읽어본 링반데롱인가, 환상방황인가 하는 것도 경험해보고
밤이 되어 무덤가에서 비박도 해보고요...
물 찾으러 계곡을 한없이 내려가 보기도 하고, 벌거벗고 삼림욕도 원 없이 한번
해보고요
배고프면 취나물, 씀바귀, 산마늘, 산달래, 두릅, 산도라지 된장에 푹푹 찍어 그
향기에 취해도 보고요
안내산행이라는 것이 그저 달려 있는 표시기 따라 산행을 하고
가이드 발 뒷굼치만 쳐다보다 대기해 놓은 버스를 타고 오면 되니까
나중에는 내가 뭘 하고 왔는지도 아리송해집니다.
이 안내산악회에서 각 산악회마다 다르지만
백두대간 종주를 보통 40회에서 50회 사이로 끊어서 격주마다 산행을 해 2년 정도에
종주를 마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하루에 보통 10시간 이상 발품을 팔아야 가능한 구간 종주를 요즈음은 좀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50회 이상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여튼 자기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종주산행이 붐을 일으키다 보니 한계에 도전하는 분이 한두 분 정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정확한 횟수는 잊어버렸지만
20회 정도에 끝마친 분이 한분
30회 정도로 끝내신 분이 한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으로는 엄두도 못 낼 천리마나 적토마 같은 준족을 가지신 그런 분들입니다.
사람들이 보통 처음에는 대단한 각오를 가지고 시작을 하는데 얼마 안가서 싫증이 나고
내가 왜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사서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 그 다음부터는 오기
와 인내심으로 극복해야지 그러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도중하차를 하고 맙니다.
백두대간 구간종주를 끝내고 나면 누가 시키지도 안했는데
거의 숙명적으로 다른 산줄기를 찾아서 떠나가게 되죠. 저처럼 말입니다.
□ 비로소 산꾼이 되는 첫 관문을 통과한 셈입니다.
□ 그러면 종주 산행 시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지형도와 나침반 두 가지 입니다.
어느 한 가지라도 없으면 산행을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산악은 예외 없이 첩산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첩첩산중에 나 홀로 뚝 떨어지면 방향이고 뭐고 아무것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조난을 당하는 거죠. 저 같은 경우도 건망증이 좀 있어
준비해 놓고도 잊어버리고 간적이 몇 번 있습니다. 과감하게 포기하고 북한산으로
갔지요. 그 외에 랜턴, 핸드폰, 칼, 성냥 구급약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산악인으로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이 어떤 것
인지 잠깐 살펴보고 지나가고자 합니다.
환경 자연보호 등 등은 그 분야의 유능하신 강사님들이 말씀하시니까
그런 얘기는 빼버리고 생각해 보죠.
1. 우선 이러한 산줄기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 우리 것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많은 산악인이 산줄기 산행을 열심히 해서 우리산줄기를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의를 다 해야 할 것입니다.
○ 적어도 산악인이라면 산과 강은 하나요.
강은 절대 다른 강과 합쳐지지 않으며 산줄기 강줄기는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는
산자분수령의 원칙을 철칙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혹자는 도로로 끊어져 있지 않느냐
논과 밭이 무슨 산줄기냐 하면서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산을 독립된 어느 한 개의 개체로 보고 산행을 하니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태백산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 전통적인 우리의 산은 언덕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자기네 밭에 쓴 조상들의 묘에 갈 때조차도 산소(山所)에
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고유의 산의 개념은 앞서도 이야기 한 바와 같이
강을 빼고는 모조리 산인 것입니다.
옛날 우리 어르신네들은 논두렁 밭두렁에도 기가 흐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산줄기가 도도히 흐르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도로 논밭은 모두 인위적으로 만든 것에 불과한 것이지 자연적인 지리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항시 경건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산에 들어가야 합니다.
산을 오른다든지 정복한다든지 가볍게 본다든지 오만하게 행동을 하면 반드시
산은 그에 대한 대가를 나에게 돌려주고야 맙니다.
어떠한 설명보다도
‘한국의산하’ 문종수님의 산행기에 소개한
시인 표성흠씨의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이라는
시한편이 대변해주고 있어 여기 소개하고자 합니다.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표 성흠
산은 어머니 같기도 아버지 같기도 하다.
때로 수줍기도 하고 성도 잘 낸다.
해맑은 아침 해 머리에 이고
벗은 알몸으로 다가오는가 하면
비바람 몰아쳐 안면몰수하기도 하고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혼내주기도 한다.
산은 때로 젖물 같은 샘물을 샘솟게 하는가 하면
목마른 갈증으로 아가리를 벌리고 선
캄캄한 절벽으로 솟아 길을 막는다.
산과 인간은 하나이기 때문에 혼내주기 전에 먼저 운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이상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이야기 하다 보니 중구난방 식으로 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하며
□ 여담 한마디로 오늘 강의를 마치고자 합니다.
부산에서 옛날 어느 선비가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어느 길로 가야 서울까지 제일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혹시 아시는 분이나 혹은 짐작이 가시는 분 말씀 좀 해보세요.
답은
낙동강을 따라 계속 북상하다 문경새재를 넘어
계속 한강을 따라 노량진으로 와 한강을 건너던지
한강 북쪽 길로 직접 한양으로 입성하면 될 것입니다.
백두대간 태백시 매봉산 피재부터 속리산 눌재 까지의 고개 중
아무 고개나 하나만 넘어도 한강의 지류를 타고 서울에 이를 수 있지만 그중
가장 가까운 길이 문경새재로 넘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이 길이 바로 옛날 경상도 사람들이 서울로 오가는 지름길인
영남대로인 것입니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두대간과 우리 산줄기의 개념을 알고 있으면
그 답은 금방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우리 산줄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註解 [백과사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
1402년(태종 2) 5월 김사형(金士衡) ·이무(李茂) ·이회 등이 작성한 세계지도.
구분 세계지도
저자 김사형(金士衡), 이무(李茂), 이회 등
시대 1402년(조선 태종 2)
소장 류코쿠[龍谷]대학 도서관
5×4 ft. 이러한 사실은 권근(權近)의 《양촌집(陽村集)》에 의해 전해지며, 이 지도의
필사본이 일본 교토[京都]의 류코쿠[龍谷]대학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양촌집》 권2의 ‘역대제왕 혼일강리도지(歷代帝王混一疆理圖誌)’와 그 밖의 사료(史料)에 의하면 이 지도는 1399년(정조 1) 김사형이 명(明)나라에서 가지고 온 원(元)나라의 이택민(李澤民)이 만든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1330?)와 승려 청준(淸濬)의 ‘역대제왕 혼일강리도’(1328∼1392)의 두 지도를 합하여 개정한 것이다.
이 두 지도에는 랴오둥[遼東]의 동쪽 부분이 많이 생략된 대신 거기에 조선을 그려 넣고,
1401년(태종 1) 박돈지(朴敦之)가 일본에서 가지고 온 새 일본지도에 이키섬[壹岐島]과
쓰시마섬[對馬島] 등을 보충하고 참고하여 일본을 그려 넣어, 그 전보다 완전한 세계지도를 작성하고 ‘혼일강리대국지도’라고 이름붙였다. 이 지도는 1328년에 주사본(朱思本)이 작성한 ‘여도(輿圖)’와 지명이 똑같은 점으로 미루어 그 당시의 지도들을 바탕으로 하여 작성한 것으로 본다.
이 지도에 나타난 서방(西方)에는 100여 개의 유럽 지명과 약 35개의 아프리카 지명이
포함되어 있으나 인도반도가 없고, 나일강 수원(水源)의 표현방법이, 특히 1267년에 베이징[北京]에 가지고 왔던 자말 알 딘의 지구의(地球儀)와 비슷하다는 점 등은 한국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이슬람 과학의 영향을 받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조선시대의 학자들에 의하여 제작된 거의 유일한 세계지도로서 조선 전기의 세계지리학의 지식을 결산한 것이며, 17세기에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가 한국에 들어오기까지는 가장 훌륭하고, 사실상 유일한 세계지도였다. 이 지도의 큰 결점은 중화적(中華的) 세계관에 의하여 중국과 한국을 너무 크게 그려 넣음으로써 아시아 대륙은 물론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과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점이다.
지루하셨죠...끋갇이 읽으신분이 진정한 산꾼이십니다.
J3회원 여러분 늘 즐산하세요....
첫댓글 엉클님 안녕하시죠 정맥길에서 엉클님 시그널많이보았습니다 논문수준으로 훌륭하신 우리산줄기에대한 강의 감명깊게읽었습니다 눈으로 읽기는 쉬워도 남에게알려줄때는 많은식견과 준비가필요하지요 엉클님의 글에 그런흔적이 역역히배어있습니다 두고두고 필독하겠습니다.
좋은정보 감사 합니다
지맥도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군요. 분맥, 단맥으로 산의 줄기는 끝없이 진행이 진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이론) 입니다.
이글을 읽어보니 아직 많이 배워야 겠네요. 소중한 내용 잘 보았습니다.
엉클님 ^^* 몇번이고 들어와서 세세히 읽어봐야 되겠습니다..^^* 좋은 말씀과 이론과 경험이 넘쳐납니다.
자하 신경수 님의 '우리산수체계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거창 출신의 표성흠 시인의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글을 이제사 첨 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좋은 정보를 올려 셨네요. 산에서 느낀것들이, 이 글에 다 나타나있군요. 즐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