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릉 가는 길, 첫 번째 정릉과 동구릉을 갑니다.
2024년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조선왕조의 왕들과 왕족이 잠들고 있는 왕릉을 답사합니다. 5월 11일에 시작되는 왕릉 답사는 쌤앤파커스에서 2021년에 나온 <왕릉 가는 길>을 주제로 떠나는 왕릉과 그 인근의 문화유산 답사를 겸하는 이 답사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
조선 왕릉 길이 그대를 부른다.
”1985년부터 이 나라 이 땅을 줄기차게 걸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수많은 길이 내게 아름다움과 평온을 주었다. 그런데 그중 으뜸은 조선 왕릉 길이 아니었을까 한다.
모든 왕릉 길은 흙길이다.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마치 비로드를 깔아 놓은 듯한 포근포근한 흙길이다. 소나무, 상수리나무 물푸레나무, 때죽나무, 줄참나무, 개암나무, 엄나무 등 어딜 가나 나무들이 울울창창하게 우거져 있고, 어딜 가나 쪽동백꽃을 비롯한 꽃들과 연꽃이 피어나는 연지가 지천이다. 새들은 날개를 파닥이며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다닌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오솔길이 미로처럼 연결된 길, 그 길에서도 평온을 느끼는 나는 왕릉 길에서는 종종 휘청거리곤 했다. 그 고요하고 평온한 길에 새겨진 역사가 걸을 때마다 톡톡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았다. 어딜 가냐고, 내 얘기 좀 들으라고 말이다.(...)
서울 근교에 있는 엎드리면 코 닿을 만한 거리에 있는 30여 개에 이르는 조선 왕릉 길은 조선 최초의 왕릉 정릉에서부터 정조의 건릉까지 558킬로미터로 이어져 있다. 조선왕조 500년과 그 뒤로 이어진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찾아 천천히 그 길을 따라서 걸어 보자. 한 발 한 발 걷다가 보면 이 땅의 모든 사람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산천을 사랑하고 알리는 진정한 홍보대사가 될 것이다.
자, 어서 가서 걸으시라. 조선 왕릉 길을 걷는 시간만큼은 세상의 삿된 욕심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져 어느새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되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될 것이다. 혼자도 좋고, 둘이서도 좋고, 부모와 자식, 친구와 연인도 좋지만, 마음과 마음이 통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걸을 수 있는 사람과 간다면 더없이 좋으리라. 그 길을 걷다가 보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일치를, 애매한 경우에는 자유를,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을”이라는 마르코 안토니오 도미니스의 말이 절로 떠오를 것이다.
신덕왕후가 잠든 정릉.
그 첫 번째 답사지가 조선 최초의 왕릉인 태조 이성계의 아내인 신덕왕후가 잠든 정릉과 태조 이성계가 잠든 구리의 동구릉입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정릉貞陵은 조선 건국 후 최초로 조성된 능이다. 능의 주인은 태조 이성계의 비妃 신덕왕후神德王后(?~1396)다. 신덕왕후 강씨는 판삼사사 강윤성康允成의 딸이다. 강씨의 친가인 아버지 강윤성과 작은아버지 강윤충康允忠·강윤휘康允暉 형제들은 고려 후기 권문세족으로 태조가 조선을 개국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태조는 고려의 풍습대로 고향과 서울에 각각 향처鄕妻와 경처京妻를 두었다. 신의왕후神懿王后 한씨가 향처라면 신덕왕후 강씨는 경처였다. 위화도 회군 당시 포천 철현에서 따로 살림하고 있었던 강씨는 변고에 대비하여 일가족과 함께 피란하여 동북면 이천에 있는 한충韓忠의 집에서 머물렀다. 위화도 회군 이후 태조는 조선을 건국하고 1392년(태조 원년) 8월에 강씨를 현비顯妃로 책봉했다. 조선 개국 후에도 강씨 집안의 영향력은 막강하여 태조가 강씨의 소생인 방석을 세자로 삼을 정도였다. 태조는 강씨와의 사이에서 방번, 방석 형제와 경순공주를 두었다.
강씨는 1396년 8월 13일 병환으로 머물던 판내시부사 이득분李得芬의 집에서 4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현비의 존호를 신덕왕후로 하고 능호를 정릉이라 정했다. 개국 공신들의 주장대로 국모를 높이는 뜻의 공신수릉제功臣守陵制를 채용했다. 1397년 처음 조성된 정릉의 위치는 도성 안 황화방皇華坊 북원(현 정동 영국 대사관 자리)이었다. 그리고 능을 조성한 다음 그 동쪽에 170여 칸에 달하는 흥천사興天寺를 원찰願刹로 세웠다.
강씨를 사랑했던 태조는 정릉의 아침 재 올리는 종소리를 듣고서야 수라를 들었다. 그때 태조가 들었던 흥천사 대종은 1504년(연산군 10)에 흥천사에 불이나 완전히 폐허가 되었을 때 동대문을 거쳐 광화문의 종루로 옮겨지는 수난을 겪고서 지금까지 그 자리에 남아 있다.
(...)
정릉 매표소를 지나면 새로 지어진 관리 사무소와 잘 지어진 재실이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보인다. 그 너머에 정자각이 있다. 보통 왕릉 구조상 정자각丁字閣에 서면 대부분 능이 보이는데, 정릉은 가파른 산에 자리 잡아서 그런지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걸어서 능에 오르면 난간석과 병풍석이 없이 봉분과 장명등, 상석, 망주석, 문·무석인 그리고 석마·석양·석호가 각 두 쌍씩 서 있다. 그리고 봉분을 둘러싼 삼면의 곡장이 나지막하게 펼쳐져 있다. 이 정릉이 조성되던 조선 초기에는 골짜기 깊은 산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수많은 아파트와 건물들이 산 능선에 빼곡히 들어서서 이 정릉을 지켜주고 있다. 태조를 지극하게 사랑해서 충실한 내조자이자 정치적 동반자로 살았기에 죽은 뒤 오히려 험난하고 외로운 시절을 보낸 신덕왕후를 위로해 주는 것인가?
태조를 비롯 여러 왕들이 잠든 동구릉,
. 밤하늘에 별처럼 수많은 역사 속의 사람들이 명멸하다가 스러져 잠든 곳, 조선 왕릉이 그런 곳이고, 그중 수많은 역사 속의 인물들과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곳이 구리에 있는 동구릉이다.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있는 동구릉東九陵은 ‘동쪽에 있는 아홉 능’이란 뜻으로 조선의 왕릉 중 가장 많은 왕이 잠들어 있는 왕릉군이다.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숲이 울창한 동구릉에 맨 처음 터를 잡은 사람은 새로운 왕조 조선을 건국하고 기틀을 마련한 태조 이성계李成桂(1335~1408, 재위 1392~1398)다. 동구릉에는 태조의 건원릉을 중심으로 5대 문종과 현덕왕후의 무덤인 현릉, 14대 선조과 의인왕후·계비 인목왕후의 무덤인 목릉, 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무덤인 휘릉, 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무덤인 숭릉, 20대 경종의 비 단의왕후의 무덤인 혜릉, 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의 무덤인 원릉, 문조와 신정왕후의 무덤인 수릉, 24대 헌종과 효현왕후·계비 효정왕후의 무덤인 경릉 등 9개의 무덤이 있다.
전체 면적이 1,969,675제곱미터(59만여 평)에 달하는 동구릉은 울창하게 우거진 숲과 왕릉 사이로 이어진 길을 걷다가 길을 잃어도 마냥 즐겁기만 한 천혜의 경관이다. 울울창창한 숲길을 걸으면서 걸쳤던 겉옷을 벗고 삼림욕을 즐기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그 왕릉의 숲에서 역사를 반추하며 자신을 잊기에도, 자신을 찾기에도 알맞은 곳이 동구릉이다.
(...)
전해 오는 여러 이야기에 따르면 태조가 생전에 무학대사를 시켜 자신과 후손이 함께 묻힐 족분族墳의 적지를 선정하게 하여 얻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해 오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9개의 능 하나하나가 조성된 사정을 보면 길한 능지 여러 곳을 물색하다가 이곳에 왕릉을 조성한 것이다. 이곳을 동구릉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1855년(철종 6)이었다. 그 이전에는 동오릉東五陵, 동칠릉東七陵이라고 부르다가 문조(익종)를 모신 수릉이 아홉 번째로 들어서면서 동구릉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맨발로 걷기에도 좋은 왕릉,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경치 속을 거닐며 세파에 씻긴 육신을 치유하기 좋은 왕릉답사에 참여바랍니다.
1. 일시: 2024년 5월 11일(토요일)
2. 출발 시간 및 장소: 서울 아침 8시 30분, 양재역 12번 출구 서초구청 앞
전주 아침 5시 40분, 전주 종합경기장, 월드컵경기장 싸우나 입구, 아침 5시 50분
3. 참가비: 6만원
4. 어디로 가나요: 서울 정릉(신덕왕후 묘) 구리 동구릉(태조 이성계, 문종 등 9개 릉)
5 안내 도반. 신정일(문화사학자, 우리 땅 걷기 대표, ( 왕릉 가는 길의 저자)
6. 신청방법: 댓글로 신청하고 참가비 입금해야 완료
7. 참가비 입금계좌: 국민은행 898301-00-096924 , 우리 땅 걷기
8. 참가비 입금 후 취소 시 환불 규정
(1) 행사일 5일전 인지: 은행 수수료를 공제 후 전액 환불
(2) 행사일 4일전부터 3일전까지: 참가비 50%를 공제후 환불
(3) 행사일 1일전부터 당일까지(미참가 포함): 환불액 없음
위와 같이 행사 참여 취소 시 행사비 환불을 명심하시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회비를 입금하시고 대기자로 기다리셨다가 참여를 못하시는 회원님들의 불편함을 없게 하고자 함이오니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9. 문의전화: 010-9144-2564
10. 주의사항: 모든 걷기의 안전에 대해서는 참석자 본인이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카페나 진행자는 안전사고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첫댓글 참가합니다/김순복/안성
노재승, 장정은(전주) 2명 신청합니다.
참가신청합니다./전주 윤순길
참가 신청은 우선 1명인데 추가 인원이 있을 것 같아 입금은 담 주 화요일까지 결정이 되는대로 송금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