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정도 지났으니 내일 28일 몽골 울란바타르로 갑니다.
3월 7일까지 약 일주일 다녀옵니다.
몽골은 오늘 27일부터 차강 사르(설)입니다.
여름에 열리는 나담과 더불어 양대 연중 최대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한국이나 중국의 음력 설과 겹치거나 며칠 어긋나는 정도인데 올해는 왜그런지 한 달이나 차이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살면서도 설은 되도록 한국에서 보냈는데
이번엔 한국 설은 한국에서 새고 몽골에서 다시 한 번 설을 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어서
게다가 부산항공이 작년부터 부산-울란바트르 노선을 개항한지라 비교적 저렴하게 함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몽골가는 한국 사람은 비자가 필요합니다.
비자는 3일 만에 받을 수 있고 대행사에 맡겨도 수수료 포함 4만원 정도니 큰 부담은 없습니다.
여행 비자를 받으면 3개월간 체류할 수 있습니다.
몽골의 겨울은 아시아 대륙 중앙부에 위치하는 만큼 길고 많이 춥습니다.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는 전세계 수도 중에서 가장 추운 수도입니다.
모스크바나 북유럽 국가들 수도보다 춥습니다.
울란바타르 만큼은 아니지만, 나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내몽고 자치구에서 산 적이 있고
1월 한 겨울에 내몽고 쪽 고비 사막과 초원 지역을 여행하면서 이미 몽골 고원의 혹독한 추위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얼어죽겠다는 각오로 갔었는데 갈 때마다 60도 짜리 초원 빠이쥬를 마시고 열이 났던 까닭에 추운 기억이 별로 없네요.
외몽고 쪽을 겨울에 찾아가는 건 처음입니다.
얼어죽을지도 모르니 조금은 조심해야겠는데 외몽골에는 또 온갖 종류의 보드카가 있으니 별로 안 추울 것 같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러시아 바이칼 쪽도 가 보고 싶은데 이번 겨울에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번에 가면서 카메라를 들고 가고, 싸구려긴 하지만 스테디캠 장비도 가져갑니다.
영하 30도 쯤 되는 울란바타르 시내 거무튀튀한 스모그 속에서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 모습을 영상에 담고 싶습니다.
미처 구입하지 못했지만, 올 여름에는, 촬영시 카메라 흔들림을 막아주는 짐벌이라는 장비도 구입해서
다시 한 번 바이칼 자연 다큐 촬영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런 다음 울란바타르로 이동해서 몽골 지역 몇몇 곳을 촬영한 후
이번에 찍게 될 겨울 울란바타르 풍경 영상과 함께 <2017 Mongol Expedition> 자연 다큐를 완성해 보렵니다.
국내외에서 간혹 위로적 측면의 긍정적인 평을 제외하면 줄곧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제 다큐 시리즈입니다만
올해는 스테디캠과 최첨단 디지털 스태빌라이저 겸 자동 조작이 가능한 짐벌을 활용할테니
관객 여러분의 많은 기대 바랍니다!
얼어죽지 않고 돌아오면 몽골 겨울 차강 사르 풍경 다큐 <Great Mongol Geography in Winter 2017> 올리겠습니다.
개봉박두!
아무도 관심없어도 나 혼자 기대 만빵 대 매진 사례(謝礼)!
極寒의 땅 蒙古 그 大地에 펼쳐지는 草原의 大叙事詩!
Welcome to the world of - 40 degrees Celsius!
2009년 1월 내몽고 존우줌친치 초원 가는 길
푸른 초원, 아니 하얀 설원 위 그림같은 집에서 기념촬영
이 집은 예쁘지만 겨울에는 천장이 높아 난방을 유지하기 힘들어 여름에만 주거하고
겨울에는 천장 낮은 집을 따로 지어 살고 게르에서 지내기도 ...
초원을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만들어 대접하는 몽골 고기 만두 '보즈'
샤오롱빠오(小笼包)하고 비슷하게 입에 넣고 물면 고기 국물이 터져 입 안 가득 채워집니다.
야채는 거의 안 들어가며 양고기 99%
종종 쇠고기 보즈도 있다고 합니다.
몽골 존우줌친치 특산품 양고기와 다양한 치즈들, 그리고 중국 동북 지역 찬거리들
양고기와 치즈, 유제품들은 대접할 때 상을 차리는 위치나 모양 등 전통 예의에 따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거의 사라진 고수레 문화도 몽골에서는 계속 이어집니다.
맨 앞에 있는 조그만 은사발(몸체는 나무)이 술잔입니다.
조금 더 큰 거는 수테채(몽골식 밀크티), 또는 고깃국 그릇으로 쓰입니다.
조금 작은 게 빠이쥬, 혹은 보드카 마시는 그릇인데 멀리서 오는 손님은 이걸 세 잔 바로 마셔야 됩니다.
새벽에 도착해 야간 버스서 눈뜨자마자 이 걸로 60도 초원 빠이쥬 세 잔 마신 기분은
내 평생 가장 순수하게 아침부터 뿅 가도록 취한 느낌이 아직도 이어지는 듯한.. 그런 느낌
그 때 잘못 마신 술로 내가 이리도 맹하게 변해버렸나 모릅니다.
암튼 도착부터 떠날 때까지 맨정신이 든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술마시기 시합하는 듯했던 분위기 때문에
정말 하나도 춥지 않았네요
저 눈과 얼음의 세계로 주욱 걸어들어가는 기분은 볼따구가 얼고 귀때기가 감각이 없어질 때 쯤에야 알 듯...
사진에는 안 담겼지만 저 초원 위 눈들은 모래알처럼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려서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을 연출합니다.
하얗지만 그래도 검디 검은 그믐 바다 엄동 설한에 사각사각 걸어가며 얼어죽고 싶어지는 차거운 유혹의 얼음 초원
첫댓글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다녀와서 또 구내식당 번개해야죠.
즐거운 한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몽고 전문가시군요. 제 남편도 2년 전엔가 몽고에 다녀온 적 있었는데, 꼭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절대로 '얼어주고 싶어하지' 마시고, 무사히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저도 뽀뽀뽀 님의 다큐멘터리에 기대만빵하고 있겠습니다. ^^
몽골은 전문가 수준이 아니지만 계속 배워가는 중입니다. 대자연의 매력이 있는 곳이죠. 네. 안 얼어죽어야죠. 다큐는 어떻게든 만들어 공개할테니 기대해 주세요.
잘 댕겨오슈....
저도 어제 산악 라이딩 100키로를 타고 왔더니 지금도 정신이 비몽사몽이네요.
여튼 댕겨와서 서산서 가볍게 번개 함 치자구요. ㅎㅎㅎ 사람사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건 사람 만나는 것이더라구요.
ㅎㅎ 그리고 내년엔 같이 몽고가서 몇 개월 놀다오구요. ㅎㅎㅎ
하루만에 백킬로를 타셨나 보네요. 김해공항 사람 아주 많네요. 평일인데도요. 네. 서산 또 갈 수 있도록 일정 맞춰보겠습니다.
낑가조...
@소춘 ㅎㅎ 그렇지 않아도 뵙고 싶었슈....다음 번에 간단히 벙개를 쳐서 카페지기 님과의 약속도 지키고
보고 싶은 친구들(카페지기 님, 스티브 님)과 그동안 못 뵙던 분들도 뵙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그때쯤이 우럭이 제일 맛있을 때 같군요. 보리 팰 때요. ㅎㅎㅎ
@글따라 아! 카페지기님이 갑장이시죠.
steve 님이 참석하시면 O-hong 삼총사가 완성되겠군요. ^^
@소춘 ㅎㅎㅎ 맞유....ㅎㅎ 지난 번에 약속도 했는데,,,, 제가 못 지켰네요.
그냥 간단히 뽀 님과 한 잔 하고 동침하는 정도라 번개 띄우기가 애매하더라구요.
다음 번에 번개 띄우겠습니다. ㅎㅎㅎ 우럭도 자연산으로 미리 준비해놓구요.....
@글따라 서해안의 봄엔 우럭이 제맛이죠.
제가 1982년 군대 말년에 대천 해망산에서 선임하사로 있으면서 홍성, 광천, 대천, 성주산, 무창포, 웅천까지 동기동창 중사와 해망산장 은숙이, 미영이와 쌍쌍이 허구헌날 놀러다녔더랬습니다.
당시에 대천 어항에는 맨정신으로 간 적이 없었지만 전역 후 몇 년 전까지도 1년에 한두 번은 들르곤 했었죠.
몇 년 전 대천 어항에 수산시장 건물이 새로 지어져서 예전같은 정감은 떨어졌지만 옛 추억은 가슴속에 그대로 살아 있죠.
무사귀환 해서 멋진 다큐 기대하겠습니다. 세상을 넓게 누리며 사는 모습이 좋네요
제게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기도 하고 몽골도 중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이제 외국처럼 안 느꺼지네요. 다만 비자 때문에 맘 내키는대로 바로 갈 수는 없다는 게 불편하고요. 그러고 보니 인터넷 불편한 것도 그렇고 일년 반 정도 못 가기도 해서 중국이 왠지 멀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중국어 회화 능력도 많이 퇴보하는 게 느껴집니다. 다큐도 다큐지만 동아시아 통합을 꿈꾸는 제게는 이런 게 다 일종의 인생 목표 중 하나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