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열리는 개막전 4경기 가운데 선발투수 싸움이 가장 볼만한 곳은 광주 기아-한화 전이다.
홈 팀 기아는 지난해 17승 투수 다니엘 리오스, 원정 팀 한화는 에이스 송진우를 선발로 예고했다. 다른 3경기에서 원정 구단들이 에이스급 투수를 홈 개막전 등판으로 돌린 것과 대조된다.
리오스-송진우 개막전 매치업은 지난 2003년에 이은 속편 격이다. 2003년 4월5일 개막전에서 리오스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5이닝 10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송진우를 눌렀다. 지난해 개막전에서는 다소 명암이 갈렸다. 송진우는 2004년 4월4일 개막전에서 현대를 맞아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리오스도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안경현의 머리를 공으로 맞춰 시즌 퇴장 1호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삼성에서는 지난해 MVP 배영수가 생애 첫 홈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배영수는 상대 롯데에게 지난해 5승무패 방어율 2.00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롯데 선발 염종석은 최근 2년 동안 삼성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시즌 탈꼴찌를 다짐하는 롯데 상조회장다운 투구를 보여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 라이벌이 맞붙는 잠실 경기에서 홈 팀 두산은 외국인 투수 맷 랜들을 개막전 투수로 기용한다. 랜들은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지명도에서는 다른 외국인투수들에게 밀리지만 시범경기에서 삼진 13개(13이닝)를 잡아내며 김경문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LG는 지난해 팀 최다승(10승) 투수 장문석을 맞상대로 붙였다. 장문석은 지난해 두산전에서 방어율 2.03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에서는 왕년의 '고졸 스타'들이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에서는 김수경이 1번 선발 중책을 맡았다. 정민태의 부상과 마이크 피어리의 이탈로 생긴 선발진 공백을 메꿔야 할 책임이 무겁다. SK 선발 김원형도 이승호와 엄정욱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선발 로테이션 1번 투수로 승격됐다. 어느덧 김원형은 15년 차, 김수경은 8년 차 베테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