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싼, 쌍용차 로디우스, 렉서스 RX330, BMW X3, 기아차 KM(프로젝트명)….’
올 들어 RV(Recreational Vehicle·레저용 차) 신모델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RV는 코란도와 같은 4륜구동 지프형 차와 트라제XG 등 미니밴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고전적인 세단형 승용차와는 구별된다.
RV 중 4륜구동은 미국에서 SUV(Sport-Utility Vehicle)라는 이름으로, 미니밴은 유럽에서 MPV(Multi-Purpose Vehicle·다목적 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4륜구동 차의 힘과 미니밴의 편리함이 결합되면서 두 차종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로디우스는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 상태인 쌍용차가 독자생존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3년여 동안 필사적으로 개발한 비장의 무기이다.
로디우스는 기존 RV에 비해 세금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로디우스 11인승 승합차는 자동차 세금이 6만5000원에 불과하다.
반면 현재 7~9인승 로디우스는 올해 말까지만 자동차세가 승합차와 같은 6만5000원이고, 그 이후부터는 세금이 차츰 높아져 2007년부터 현재의 5인승 승용차와 같아진다.
참고로 EF쏘나타 2.0 승용차의 경우 초기 3년 동안 연간 자동차 세금은 50만원이 넘는다.
소비자들 사이에 ‘베이비 싼타페’로 통하는 투싼은 현대차가 지난 3월 출시한 5인승 콤팩트 SUV이다.
투싼은 지난달 6332대가 팔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싼타페(6445대)와 EF쏘나타(6346대)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가격이 1452만∼2035만원인 투싼은 기존 SUV보다 저렴한 편이다.
특히 여성 운전자가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히프포인트(차에 앉았을 때 땅바닥에서 운전자의 엉덩이까지 높이)를 기존 SUV보다 낮춰 치마를 입은 여성도 쉽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고안됐고,
‘주차’에 약한 여성 운전자를 위해 차체 길이도 줄였다.
핸드백·쇼핑백 걸이와 피부를 위한 적외선·자외선 차단 유리 등을 장착한 점도 눈에 띈다.
조작 레버를 부드럽게 만들었고, 스페어 타이어를 승용차처럼 트렁크 안에 배치했다.
이 때문에 투싼 계약자 중 여성 고객의 비중이 30%를 넘고 있다.
기아차는 오는 7월 신형 SUV ‘KM’(프로젝트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차는 투싼과 동일한 플랫폼(엔진·플랫폼 등 차의 기본 구조)을 사용해 제작될 예정이어서 여성 운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에선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올 2월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을 출시, 2개월여 만에 310대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은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장에서 생산된 차로, 벤츠 ML270에 들어가는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M클래스 5종을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디젤차량인 ML400 CDI 모델은 ABS를 이용해 바퀴의 구동력을 조절, 미끄러운 노면에서 차체를 안정시켜 주는 시스템을 장착했다.
도요타 렉서스 RX330은 올 들어 4월 말까지 254대가 팔려 수입 SUV 중 최대 판매를 기록했고, 정통 SUV 업체인 랜드로버는 뉴프리랜더·디스커버리·레인지로버 등 세 가지 차종을 판매 중이다. BMW는 최근 5인승 SUV X3를 선보였다.
이 밖에 폴크스바겐은 투아렉을, 포드코리아는 이스케이프·익스플로러·링컨 에비에이터를 판매 중이다.
에비에이터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타는 차로 유명하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RV는 지난 99년까지만 해도 전체 승용차 시장의 29.9%에 불과했으나, 2002년 42.5%를 기록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44%로 늘어났다.
승용차 고객 10명 중 4명 이상이 RV를 구입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자동차 시장 판매 1위 차종도 대표적인 중형차 EF쏘타나에서 SUV 싼타페로 바뀌었다.
RV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유지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경유(디젤유)를 사용하는 RV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세단형 승용차에 비해 연간 2만㎞를 주행했을 때 120만원 정도 기름값이 절감된다.
특히 최근 유가(油價)가 급등하면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주5일 근무제 실시도 RV 판매가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RV는 승차감이 세단형 승용차 수준이면서도 짐을 싣는 공간이 커 평일에는 출·퇴근용으로, 주말에는 레저용으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V가 운전석이 높고 시야가 넓어 운전이 편한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