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모르는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꼭 알고 넘겨야 직성이 풀린다.
책이나 신문을 읽다보면 모르는 낱말이나 외래어, 신조어가 많이 나온다. 이때면 나는 으례 스마트폰에 내장된 사전을 이용한다. 그런데 갑자기 사전이 응답하지 않았다. 낱말을 검색창에 입력하고 검색을 클릭하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란 알림 문자가 나왔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응답하지 않아 나는 대리점을 찾았다.
대리점 직원은 내 폰의 데이터 양은 16기가바이트 (gb)라고 했다. 이미 데이터 양이 소진되어서 32gb로 다시 다운 받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5천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한다고 했다.
1기가바이트는 책 몆 백권 내지 천권 분량의 용량인데 16기가의 데이터 용량을 다 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그 직원의 말대로라면 다른 프로그램도 작동이 안돼야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정상으로 잘 작동되고 있었다.
내가 난색을 표하자 직원은
사전개발자에게 연락하거나 아니면 A/S 본점을 찾으라고 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른 대리점을 찾았다. 그 직원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일 다시 시도해 보라고 했다. 이튿 날에도 사전은 여전히 응답하지 않았다.
나는 A/S 본점을 찾아가는 길에 5단지 사거리에 위치한 대리점을 찾았다. 생기발랄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나이 어린 직원이 나를 친절하게 맞았다.
그 직원은 자기 스마트폰과 내 스마트폰을 번갈아가며 작동했다.
그렇게 몇 분 간 몰두하더니 마침내 사전이 종전처럼 완벽하게 작동되었디. 너무나 고마웠다.
나는 앞으로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기면 이 대리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점포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