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 제공 = 연합뉴스]
올해 2월 연 6%대 초반에 변동금리로 중도금 대출을 받은 A씨는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대출 시기 전후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무섭게 올라가는 듯 했는데 현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A씨의 중도금 대출은 신잔액 코픽스에 금리가 연동된다. 대체 무슨 일일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신잔액 코픽스에 연동한 변동금리 중도금 대출을 받은 차주(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A씨처럼 고민이 많다고 한다.
금리인상기에는 비교적 금리 상승 속도가 완만해 금융당국도 해당 기준에 연동한 대출을 권고했는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상황이 바뀌면서다.
최근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이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변동금리 가계대출(주담대, 중도금 대출 등)은 시장금리가 높아지면 대출금리도 오르게 되는데 ‘대출 기준금리’의 종류에 따라 그 상승폭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신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은 은행 조달잔액의 평균금리 상승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예컨대 은행 예·적금, 금융채, CD(양도성예금증서) 등 외에 금리가 낮은 결제성자금(요구불예금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금리상승기에는 상승 속도가 완만한 특징을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변동금리를 선택했을 때 시장금리 상승폭이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은행채 금리 연동 대출이나, 시장금리보다는 은행 예·적금 금리 등 최근 신규 조달금리 상승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신규 취급 코픽스 연동 대출 대비 금리인상기에 신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이 더 선호됐다.
금감원도 지난해 하반기 금리인상이 본격화하자 “대출 가산금리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신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이 신규 취급 코픽스 연동 대출보다 유리할 수 있다”며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중도금 대출의 경우 이런 금융당국의 권고를 고려해 변동금리 대출의 상당수는 신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로 실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제공 = 금융감독원]
그러나 금리인상기 고려할 수 있는 신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은 금리하락기에는 금리하락 속도도 완만해 신규취급 코픽스 연동 대출에 비해 불리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물가상승률 또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적어도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금융시장은 더 나아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 연구원은 “이미 금리 수준 자체가 충분히 긴축 영역에 진입한 만큼 인상 마무리를 인하 개시로 평가하는 견해들도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