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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보다가 이돈구기자님 담벼락에 있길래 까먹을까봐 본 김에 펌. 뜻있는 독일 여행 중이시네요.
http://kgyonhapnews.net/112535
[경기연합뉴스=이돈구 기자]
유럽은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된 철도 덕분에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지 자유롭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산업혁명으로 생산된 물류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발달된 철도는 사람의 이동까지 촉진시켜 관광산업과 지역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국가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귀중한 산업자본이 아닐 수 없다.
뮌헨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선택 가능한 다양한 교통시스템을 이용, 트램이나 버스 또는 전철을 타면 쉽게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십분 활용, 체류하는 동안 자주 들르는 곳이 뮌헨 新청사와 마리아광장이다.
광장 옆에는 1807년부터 형성된 뮌헨 최대 야외시장인 빅투알리엔시장이 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아도 상인들의 풋풋한 사람 내음은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데 그만이다. 200년의 성상의 세월의 무게를 굳건히 견뎌 온 시장 상인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어 침샘을 자극할 뿐 아니라 비어하우스에서 마시는 한 잔의 맥주는 피로에 지친 이들이 회포를 푸는데 제격이다. 500cc 1~2개 정도 마시는 게 보통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그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하니 한국인의 지극한 酒님(?) 사랑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新시청사와 마리아광장
황금빛 성모마리아 기념탑이 있는 마리아 광장과 바로 앞 新시청사를 중심으로 고풍스런 유럽풍 건축물들이 즐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수시로 밀려오는 광장의 다양한 피부색 인파를 감상(?)하는 것도 나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중의 하나. 유럽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의 악사들의 거리 연주는 가던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뮌헨 출신 바그너의 탄호이저 등 세계적인 수준급 명곡들 또한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코로나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많았을 때에는 ‘아리랑’을 즉석 연주해 주는 센스도 보여줬다고도 한다.
거리 악사들은 관할 시청에 반드시 사전신고를 의무화했다고 하니 예술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관계당국의 노력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매일 낮 11시와 12시에 新시청사 첨탑 상단에서 공연되는 인형극 또한 볼 거리 중의 하나. 10분 남짓이지만 시작 1~20분 전부터 몰리기 시작하는 인파를 보면 많이 알려진 듯 하다.
위층에서는 빌헬름 5세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기마병들이 전통복장에 말을 탄 채로 기마전을, 아래층에서는 1500년대 말 전염병 페스트 종식을 기뻐하며 신나게 춤추는 병사들의 모습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오래 되어 보이나 실제는 100년 정도 되었다는 新시청사와 르네상스양식의 舊시청사 또한 뮌헨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마리안 광장 주변에 있는 성미카엘교회, 성모성당, 성패티성당은 가톨릭신자 이기에 갈 때 마다 자주 찾는 이유 중의 하나다.
聖 미하엘성당
로마 聖페터(베드로)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교회로 1597년 완공된 바로크 양식의 교회로 아치형 천장이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지하묘지에 있는 빌헬름5세와 노이슈반슈타인城을 건축 후 강제 퇴위 당한 루트비히2세 묘지를 보면서 권력은 영원불변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문득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花無十日紅) 속담도 떠오른다.
마침 뮌헨교구 주관 부활절 행사에 한인성당 신자와 함께 하는 미사에 부부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미하엘성당에서 마리안광장에 이르는 십자가의 길 도보순례까지 동참, 먼 곳 뮌헨에서까지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것은 가톨릭 신자로서 행운이고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성모성당(푸라우엔성당)
양파 모양을 한 109m 높이의 첨탑은 뮌헨의 상징으로 聖미하엘교회와 같은 시기에 건축된 고딕양식의 가톨릭교회로 뮌헨대성당으로도 불린다, 시내 중심부에는 성모교회 보다 높은 건축물은 지을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하니 옛 것을 중시하는 국민적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22년 12월 31일 선종한 베네틱도16세가 교황으로 선출되기 이전 집전했던 성당으로 김수환 추기경께서 독일 유학시절 지도교수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성당 내부를 둘러보는 내내 친근함으로 다가왔다.
聖패터(베드로)교회
뭰헨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로 306개의 좁은 계단을 올라 82m 높이의 첨탑에서 시내를 조망할 수 있고 뮌헨 新청사의 인형극공연을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통양조장 비어가르텐
독일에서 맥주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문화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고풍스런 실내 분위기와 어우러져 맥주의 맛과 분위기를 더해 주기에 충분한 곳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비어홀과는 비교를 초월한다.
내가 들렀던 호프브로이하우스(비어가르텐)는 오케스트라 수준의 실내악단까지 갖춘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집이라고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독일의 유명한 음악가 바그너와 베토벤의 명곡과 함께 마시는 맥주 맛은 그 야말로 엄지척. 유명한 매듭 모양의 빵 브레첼, 구운 소시지인 부라트부르스트, 돼지족발을 화로에 구운 슈바인스학세, 얇은 돈가스 모양의 슈니첼 등과 함께 하는 전통 음식은 뭰헨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 뢰벤브로이, 파울라너, 아우구스티너브로이, 하커프쇼르, 슈파텐브로이 등 유명한 비어가르텐이 있는데 맥주와 안주를 포함 1인 2만5천원 정도 그리 비싸지 않아 틈틈이 들려 보려 한다. 매년 10월 열리는 옥터버 페스트 또한 세계적인 맥주 축제라고 한다.
자동차산업의 메카
세계적 다국적 기업 벤츠, BMW, 아우디의 본사가 모두 뭰헨에 있다. 19세기말부터 생산된 스포츠 카 등 각양각색의 자동차와 항공기 엔진 등이 전시된 자동차 박물관은 자동차 산업의 발달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꼭 한번쯤은 가볼 것을 권한다.
알리안츠 아레나구장
세계적 기업 알이안츠생명이 지어 기부한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의 함성 소리는 뭰헨시민의 축구사랑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유럽 최고 축구팀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에 최다 우승을 했을 정도로 유명한 프로구단이다.
뭰헨은 1800년대 바이에른 왕국에 이어 1937년 바이에른공화국이 멸망하기까지 왕국의 首都였으며 현재는 바이에른주의 州都로서 베를린, 함부르크와 더불어 독일 3대 도시 중의 하나다.
독일 남부지역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로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곳 인구 160만의 뭰헨을 가끔 올 수 있게 해 준 딸 아이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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