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트 5만원, 퍼머 8만원, 염색 5만원~
한때 압구정서 머리하려면 수표 한장 꺼내야 했던 적 있슴다
퉤`~~
가난뱅이 대학시절에도 먼 바람이 들어서
꼭 이대입구 압구정가서 이런적도 있었져
알바 해서 미용실에 다 갖다 바친거 생각하믄 아고 아까워~~~~
오히려 사회인이 되고부터 미용실을 거의 끊었슴다.
긴 생머리, 커트, 단발 머리~~~
저는 세상에서 젤 아까운게 머리 볶는 돈, 술집 안주 값 입니다.
과일 몇개 달랑 내 놓고 몇 만원~
그돈이믄 과일 박스로 사다놓고 온가족이 일주일은 두둑히 먹을 값이져
각설하고~
어젯밤 인천 -> 서울 -> 춘천-> 서울-> 인천-> 서울
이 바쁜 일정 하루에 소화 하느라 헉헉대다가
집으로 출발하는 차안에서 얼핏 보았더니
인천 주안역앞엔 대낮처럼 환하게 불 밝힌 가게가 여럿 눈에 띄었슴다.
'퍼머 염색 2만원, 기장 추가 없음...'
'24시간 영업'
그때가 1시 50분경~
참~ 아무리 바쁘기로서니 한밤에 퍼머 하는 사람이 인천엔 이리 많을까~ 하면서
신기한데 저를 확~ 사로잡는 한 문구가 있슴다.
'남자 컷 3천원 '
"자갸~~ 머리 깍을까?"
"나 저기 머리 깍고 가자~"
ㅋㅋㅋㅋㅋㅋ
울 베드로님 소금기 잘 배어든 고등어처럼
마누라 짠물이 잘 배어들어 요즘은 내 맘을 콕 집어 내는 적 많습니다.
역시 인간은 산교육 이상의 효과적인 가르침이 없다니깐여~
3천원짜리 머리 깍는 다는 단순히 수치적인 절약뿐 아니라
새벽 2시경 깍아본다는 이벤트 적인 요소가 다분한 맘으로
우린 씩씩하게 들어갔슴다.
"모리~~~~ 깍아주세여!!"
빡빡이 남자 미용사가 머릴 쓱쓱 순식간에 자르더니
샴푸 하실거냐 묻더군여
베드로님~ 간지럼을 하두 많이 타는 터라 웬만하면 남의 손이 몸에 닿는거
질색~~~
계산대에 섰는데...
"얼마에요??"
"네~ 만원입니다!!"
"네?? 3천원이라믄서요!"
"밤중엔 1만원이고 낮엔 3천원입니다."
고스란히 1만원 주고 나오믄서 울 남편 억울하고 아까워 죽으려고 합니다.
"그럼 써붙여 둬야지!! 주간 3천원, 야간 1만원~"
원래 야간엔 주간의 인건비 배로 받는건 당연하져~
머리 속은 충분히 이해하고 당연하다 생각하믄서도
거 ~~ 사실 돈은 얼마 안되지만 왜그리 약간은 억울하고
찝찝~~~~~
칫~
돌아서 나와 보니까
'샴푸+스타일링 별도요금'이 보입니다.
우린 동시에 눈이 마주쳤슴다.
"야~~~ 바가지 왕창 쓸뻔 했잖아"
말없이 마주본 눈빛이 같은 말을 하고 있었슴다.
이런 푼수같은 부부는 달밤에 머리 깍아본 경험~
그것만 추억으로 남길 생각에 '본전' 뽑은 듯 낄낄대며
머리 깍느라 더 늦어져 버린 새벽의 찬바람을 가르며 서울로 향했슴다~
1만원의 행복을 안고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꽤 짭짤한 추억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일과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순간은
훗날 모두 그리움으로 남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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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부창부수라 했던가요~ 어쩜부부가 이리 잘 통할까....
푸하하하.. 침튀었네! 그러게 푼수짓 하는길에 아예 첨부터 물어봐야 하는건데.. 어쨋든 두분만의 독특한 추억. 그거 하나만으로도 본전뽑고 남았습니다.
내 그럴줄 알았다.. 장사꾼들의 눈속임인줄을.. 담에 물어보고 깎아야지..ㅋㅋ
ㅋㅋㅋ 토시코 언냐 왜전화하다가 끊었어? 나 졸려서 오늘 일찌감치 자리에 누웟다가 일어났지~ 다시 잔다~
아구 아까워라.....^^
암! 그렇지, 택시요금도 야간 할증 있는데 당근 달라야지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