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 일 (비,눈,바람)라비날 델카미노 ~몰리나세카 24.8 Km
센 비가 이렇게 내리면 걷기는 두배이상 힘이든다
한 3Km 정도 오르막길을 걷다보니 내리던 비는 짖눈개비 로 변하고
바람은 시야를 어지럽힌다
지금까지 까미노 일정중에 오늘이 제일 힘든것 같다
화살 표지 는 더이상 따라갈수 가 없다
산길은 이미 어디가 길인지, 아닌지 분간할수가 없고
등산화 위에 까지 빠지는 웅덩이 와질척이는 흙..
순례자들 은 산길 대신 눈덮힌 찻길을 쭉쭉 미끄러지며
앞서간 사람의 발자욱을 따라 걷는다
지치고 힘들어 이곳 알베르게 바 에서 따드한 커피를 마시며
걍 여기서 자고 내일 떠날까? 유혹 한다
그러나 어차피 가야할 길 아닌가?
내일까지 기다린다고 날씨가 달라질 것 같지 않으니.. 어떻게할까?
망설이며 머리를 굴리는데
카나다 에서온 몰겐이 따듯한 레체(우유) 두잔을 연거퍼 마신다
몰겐이 산 비닐판쵸 가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여러군대 찢어져
속까지 다~젖어 달달 떠는모습이 안됐다
그렇다고 내 판쵸를 내어주기도 그렇고..모른척 하자니 맘이 무겁다
남의 여자를 내가 왜?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하며 애써 외면한다
이곳이 영적 에너지가 가장 세다는곳 이라 그런지
걸으며 감사한 마음이 들때면 여지없이 싸래기눈발이 얼굴을 후려 갈긴다
"하나님!" 하면 세찬 눈보라..
이렇게 영적전쟁을 치르다 보니 크루스 데 페로에 도착했다
사방이 온통 눈에덮여 밑에만 보고 걷는 나에게 어`~이 너 철십자가 봤니? 하고
순례자 한 친구가 내게 말한다 아니 어디?
네 뒤에 그곳 의 돌 무덤은 눈에 덮여 있었다
카메라 를 품속에서 꺼내 딱 한장 찍고 다시 품속에 넣는다
날씨가 추우니 카메라 밧데리가 일찍 방출된다
잠간 사진 찍는데도 손이 시렵다 스틱 두개를 겨드랑이에 끼고
두손은 주머니에 넣고 잔뜩 움추린체 땅만보고 계속 걷는다
만하린 을 지난후 부터는 급경사 내리막 길 이다
자갈,돌작길에 질척이는 길은 올라갈때보다 헐 힘들다
조심조심 넘어지지 않으려 안깐 힘을 쓴다
얼어있는 몸에 넘어지기라 도 한다면 틀림없이 어데가 부러질게 자명하다
비가 약간 멈추는가 싶더니 다시 세차게 뿌린다
정말 힘들고 고단하다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와
지금은 따듯한 알베르게 에서 뜨거운물로 샤워하고 나니 온몸이 풀리고 살것같다
젖은 장갑과 양말을 빨고 식탁에 앉아 일기를 쓰니
고생스럽던 길이 스르르 잊혀진다
길을 걸으며 가장 많이 혼자 독백 했던말이 "여보 미안해"였다
그도 그럴만 한게 생각해 보면 난 지금까지 아내속을 무던히도 썩였었다
돌아가면 정말 죽을때까지 잘해 줘야지.. 마음에 돼새긴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던데..ㅋㅋ
바 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하나 둘 알베르게 로 속속 들어온다
고생했던 얘기 넘어진얘기..
아침에 헤어질때는 다시는 못볼것처럼 인사하고 떠나지만
대체로 걷는 양이 비슷해 알베르게 에서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도 제일처음 나타나는 알베르게가 확률이 제일 높다
피곤할때 나타나는 첫번째 알베르게 에 베낭을 내려놓기 때문이다
오늘 전체 걸은 거리가 25.5 Km 인데 오르막,내리막,길은 정말 힘들었다
힘든만큼 감사한 마음도 크다 내일도 또 비가 온다는데..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젖은옷을 말릴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내일 걸을 길은 그리 험하지는 않치만 30.7 Km 의 거리는 결코 만만치 않다
저녁은 알베르게에서 스파게티 를 먹었다
저녁후 바로 자리에 누워 포만감과 식권증으로 내처 잘수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0DC474FCF6DA924)
딱 한장 찍은 크루스 데 페로(철의 십자가) 영적 기운이 강하다는곳
![](https://t1.daumcdn.net/cfile/blog/160ACB4F4FCC4CB23A)
Fisterra (휘스테야) 가는길 첫번째 도시 네그리아 순례자 조각상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E1D4F4FCC4CC21A)
내 얼굴 크기만한 톨 티아 (감자와 계란)
![](https://t1.daumcdn.net/cfile/blog/201B8F4F4FCC4CD81D)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8824F4FCC4CE82A)
![](https://t1.daumcdn.net/cfile/blog/15209A4F4FCC4CF517)
![](https://t1.daumcdn.net/cfile/blog/1725B94F4FCC4D0307)
지구의 끝이라 생각했던 곳(Fisterra)그래서 그곳을 휘니스텔라 라고도 부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8DE3A4FCCC89406)
엄청내리던 비는 15분 정도 잠시 멈췄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7D0E3A4FCCC8A034)
등대
첫댓글 글과 사진이 계속 상황이 안 맞네요 - 글 내용은 쿠르스 데 페로인데 사진은 피니테라 이네요. 앞의 글에서 그렇고 ~ 암튼 잘 보고 있습니다. 눈내리는 계절에 가셔서 고생이 많으셨군요. 저도 성가대 활동 20년 하고 있는데 필자께서도 오랫동안 지휘를 하셨다니 더욱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