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여행
2달에 한 번씩 모이는 선후배님들의 모임이 코로나로 인해 3년 동안 모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그래서 코로나도 점점 약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그동안 멀리했던 일상들이 하나둘씩 가능하게 되면서, 9월 말에 춘천으로 나들이를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춘천까지는 경의 중앙선을 타거나, 용산에서 기차를 타는 등 각자 맞는 교통편을 이용해서 11시 30분에 남춘천역에 모이기로 했다.
하지만 점심을 먹은 뒤에는 어데든 가야 하는데, 최소 택시 두 대로 움직여야 하는 인원이고, 많이 걷기에는 힘든 선배님들이라 춘천 투어가 많이 부담이 되었다.
그러다 썩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자기네 식당에서 닭갈비를 먹으면 춘천 관광이 가능한 곳을 연결해 준다는 식당을 발견하고 점심 식사 장소로 일단 그곳으로 정했다.
11시 30분에 남춘천역에 있는 자칭 닭갈비 명가라는 식당에서 정말 오랜만에 선배님들을 반갑게 만났다.
닭갈비는 매운 음식이라 그냥 먹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음식이다. 그래서 치즈를 듬뿍 넣고 드시라고 선배님들께 권하면서, 오랜만에 화기애애하게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식당에서 닭갈비를 먹고, 식당에서 연결해 준 23인승 소형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속에는 여기저기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고 통로까지 의자를 꽉꽉 채워서 사람들을 태우는데, 솔직히 조금 겁도 나고 환경이 좋지 않아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렇게 투어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형편이니, 그저 시간만 가길 바랄 뿐이었다.
2시간 30분 정도 춘천 관광지를 돈다고 하니까 일단 기대를 하면서 애써 마음을 다스렸다.
가장 먼저 간 곳은 공지천에 있는 에티오피아 한국 참전기념관이었다.
‣에티오피아 한국참전기념관
에티오피아군의 6.25 전쟁 참전의 공로를 알리고 전쟁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설립한 기념관이다. 에티오피아는 1951년부터 1965년까지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약 6,000명을 파병했다. 이들의 공로를 기리는 뜻에서 1968년 춘천 공지천에 에티오피아 참전기념탑을 건립했고 2007년 기념탑 맞은편에 기념관을 건립했다. 2011년에는 기념관이 위치한 도로명이 ‘에티오피아 길’로 개명됐다.
기념관은 에티오피아 전통 가옥 양식인 돔 형태로 지어져 눈에 띈다.
1층에는 에티오피아군의 참전 과정과 전투 상황에 대한 전시가, 2층에는 에티오피아의 역사와 문화, 풍물을 보여주는 전시가 이뤄진다.
기념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에티오피아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 : D백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두 번째 방문 장소는 강원도립화목원이었고 1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강원도립화목원
강원도에서 운영하는 공립수목원으로 도심 속 산림 휴양과 자연학습 공간을 제공할 목적으로 1999년 개원했다.
가을에는 국화전시회를 감상하고 겨울에도 따뜻한 유리 온실에서 푸릇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참고 : D백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강원도립화목원 내 산림박물관도 운영한다.
산림박물관은 강원도의 동식물, 산촌 생활 등 강원도 산림을 주제로 한 상설전시관을 비롯해 기획전시관, 3D 입체영상관 등을 갖췄다고 한다.
사계 식물원
사계 식물원에는 관엽 식물원, 난대식물원, 다육식물원, 생태관 철원 등 약 30개 주제원으로 이뤄지며 1,8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계절별로 다채로운 꽃이 피고 지면서 색다른 풍경과 재미를 선사한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강원도립화목원에서 시간을 보낸 뒤 버스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는 지금부터 조선일보 마라톤 코스이기도 한 환상적인 코스로 드라이브할 거라고 잔뜩 너스레를 떨었다.
가면서 짬짬이 주변 장소에 대해서 설명도 해줬는데...
오른쪽은 박사마을, 왼쪽은 애니메이션 박물관, 춘천 레고랜드 등, 관광하기 좋은 장소들을 간단하게 소개해줬다.
‣박사마을
우리나라 단위 인구 당 박사가 가장 많이 나왔다는 춘천시 서면 박사마을, 1968년 송병덕 박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50여 명의 박사를 배출했다고, 한승수 전 국무총리도 박사마을이 배출한 인재 중의 한 명이다.
저 멀리 호수 위에 연결된 케이블카도 보인다.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는 삼천동에서 삼악산을 연결하는 3.61km의 국내 최장 케이블카이고, 상, 하행 각각 15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렇게 정신없이 여기저기 보면서 회차지점인 의암댐까지 왔는데, 내리지는 않고 차 안에서 눈으로 보기만 하고 그냥 간다고 한다. 처음 알아봤을 때는 잠시 내린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 그런지, 아님 귀찮아서 그런지 모든게 대충대충이다.
그렇게 돌아 나와서 마지막으로 간 장소가 소양강 스카이워크이다.
‣소양강 스카이워크
강 위로 시원하게 뻗은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전체 길이가 174m, 그중 바닥이 투명 강화유리로 된 구간이 무려 156m에 이른다.
교량 끝부분에는 원형 광장과 날개처럼 뻗은 전망대를 설치했다.
(참고 : D백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원형 광장 맞은편에는 일명 ‘쏘가리상’이라 불리는 조각상이 있다. 정해진 시간에 조각상에서 분수가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온 춘천여행이 마무리되었다.
여러 여건이 안 좋았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니까, 그런 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누구랑 같이 여행을 하느냐가 중요한 거 같았다.
많이 망설이고 걱정을 한 여행이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한 오늘 춘천 여행!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