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스티븐 시발의 悲哀)
*머리가 길고 무술을 잘하는 외국배우 스티븐 시걸이
있었는데 머리만 비슷하게 기른 사람을
우리는 스티븐 시발
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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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는 현장에는 늘 여자와 술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다.
사회가 변하니 음악의 형태나
현장도 많이 달라졌고 예전에는
사람이 하나하나 다 연주해야 하기에
시골장터를 도는
약장수나 심지어 서커스에도 악사가 있었다.
조금 나이가 든 분들은 아시겠지만
코미디언의 할배격인 후라이보이 곽규석씨도
악극단의 아코디언 연주자 였다.
그의 동생 곽규호씨는 알토색스를 부시던데..
여러명이하던 연주를 기술 좋은 일본 사람들이
기계로 대신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가라, 오케스트라 즉 가라
(공갈,가짜라는 일본어)오케스트라, 가짜 오케스트라 라는 뜻이다.
우스개 소리로 12월에는 비닐하우스에 촛불만켜도
음악만 있으면 술집이 풀(Full)로 꽉차던
시절도 있었고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80년대 까지는
유일한 통금 해제 날인 사월 초파일과
크리스마스 날에는
그 야간통행금지 해제가 아까워서 할 일 없이
거리를 밤새도록 걸어 다니는 젊은이들도 무지하게
많았다.
그러다가 서로 다른 동네 여자애들이랑 합동 미팅도 하고
또는 길에서 딴동네 남자애들이랑은 서로 힘자랑을
하기도 했는데 언제나 우리동네 애들이 압승을 했다.
(熱血 양아치가 많았다..)
지금처럼 옷도 좋지 않아서 보온도 시원치 않았지만
그 추운 크리스마스 밤에 밤새도록 돌아 다녔다.
물론 유흥업소야 대목중의 대목이라서
카드도 안 되던 그 시절에 영업끝나고 현찰을
푸대로 쓸어 담아가는걸 보기도 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늘은 내가 제법 벌었다고 좋아하던
내 얇은 수입을 보면서 조금 허탈하기도 했는데,
왜 술집이라도 해서 떼돈을 벌 생각을 않았을까 생각해봐도
돈 보다는 무대에서 음악 하는 것이 더 좋았던
순수한 딴따라가 더 많았다.
지금도 영화나 연극판 언저리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년봉 1000만원, 즉 월 100도 못 버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예술의 혼을 불태우시고 있지 않은가?
영화배우겸 탈랜트인 추상미라는
여자분의 아버지인 (고)추송웅
*(빨간피터의 고백)이라는 분은
이 모노 드라마 연극으로 80년대에
인기를 모아서 돈도 많이 버시고
이름도 날렸으나 정작 그때까지
집에 가지고 오신 돈이 다 합해도
2만원이 안되었다고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연극계 말이 나온 김에.
윤문식씨와 쿠웨이트박(여명80 선전하시는분 박주봉씨)도
연극계에서 오래도록
고생하면서도 참된 예술이라는 긍지로 참고
그 고생을 감내했다는데
연극이 끝나고 좌석을 정리하다가 어쩌다 나오는
동전만이 유일한 수입일때, 그걸 좀 모으고
어쩌다 다른돈도 좀 생기고해서 어쩌다 고기집에라도 가면
자기가 말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자기가 공들여
구운 고기를 다른 사람이 먹지 못하게 젓가락으로
그 고기를 꾹 눌러서 완전히 카버?를
계속친 다음 썰을 마저 다 푸시고
그 구운 고기를 먹었다고 합니다.
(고기집에 가면 꼭 남이 다 구워 놓은거 홀랑 가져가는 놈 있다.)
언젠인가 오래도록 유흥업소를 하시던 분이
그업소를 접을때 그동안 받아 두었던
외상 사인지한 박스를 꺼내서 태우면서
"참...이겄만 다 받아도 떼부자 되겠다.."
하면서 푸념을하던 생각이 나는데,
카드가 없던 시절이라 어느정도 단골이 되면
외상도 가능 했음.. 계산서뒤에 사인만 하면 됨...
지금의 발달된 전산시스템으로서는
우스운 이야기지만 카드가 없을때는
한때 삼성 라이온스 야구단도
월급날이되면 룸싸롱 마담들이 외상값 수금차
구단사무실 앞에 바글바글 몰려 왔다고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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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던 업소에 주먹도 쌈박하
고 떡대도 좋고 하던 건달이 있었는데
항상 자기가 건달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 나름 진실한 협객의 길을 걸으려 했던 친구였는데
(왈.. 양아치와 건달은 클래스가 다르단다.
즉 참된 건달은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지 않고
사소한 푼돈이나 일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인데..
내가 보기엔 어떨때는 또찐 개찐...)
하여간 이들은 입는것,먹는것도 폼생폼사...
비록 짜가라도 베르사체나 구찌 정도라야 입었으며
(블랙앤 화이트, 피아스포츠, 레드옥스,)
술도 곧 죽어도 양주만 먹으려 들었다.
어느날 우리가 팀 연습을 마치고 업소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있었는데,
(팀 연습회수는 계약서에 명시된다. 월 3회이상 등..
하도 음악하는 애들이 팀연습을 게을리 해서
레파토리가 빈약,
그집에서 일하는 웨이터가 그팀의 레퍼토리를 달달 외워서
병을 들고 다니면서 따라 부르면
그집은 거의 망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 친구가 그날도 멋지긴 하지만 확실히 짜가로 보이는
이태리제 티를 걸치고 테이블옆을 지나가길래 나는 그냥
"어이 여기와서 맥주한잔 하지.."하고 불렀는데
(나랑 친했음..)
(그 건달은 나름 품생 폼사라. 맥주는 잘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딴에는 "형님 호랑이는 풀을 먹지 않습니다.
"=형님 건달은 맥주 따위 잘 마시지 않습니다..
라고 말한 모양인데,
그것도 최민수정도로 생긴 카리스마 쩌는
건달이 목소리를 팍 깔면서
"형님 호랑이는 풀을 먹지않습니다."
했으면 진짜 영화의 한 장면이 되었을텐데
불행히도 그는 모든것이 완벽햇으나 혀가 좀 짧았다...
(나중에 보니 가방끈도..)
그래서 대답한다는게
"행님, 호데이는 풀 안 묵습니더..."
라고 대답했고
(글로 써서 그런데 한번 입으로 발음해보라
특히 호랭이를 "호데이"로..)
(아하! 그러고 보니 최근 끝난 TV드라마
"슬기로운 감방생활"의 문래동 카이스트 비슷하네..)
하지만 우리는 1980년대에, 준엄하기 까지 생긴,
멋진 외제옷까지 걸친 덩빨마저 좋은
건달의 혀짧은 소리를 듣고
완전히 뒤집어 졌으며,ㅋ
또, 그후에 들리는 말로는
이 건달이 어디가서 다른 조직과 시비가 붙었는데
그날도 착 깔리는 소리로
"나 오늘 돌아버리겠네..." 했으면 상대도
좀 히야시를 먹을텐데
(히야시먹다 =일본말로 차게하다의뜻,
즉 상대가 추위를 먹다, 쫀다는 뜻..)
이 건달은 이렇게 말했다한다.
"도.. 도.. 도닷 뿌겠네..!!!"
=내가 지금 돌아 버리겠네
(내가 지금 미쳐버릴지 모르니 건드리지 말라는 뜻인데..ㅎㅎ)
상대들도 기가 차서 웃어 버렸고, 심지어 같이 있던
이 건달의 후배들도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고 한다.
물론 그날의 혈투는 이 건달의
본의아닌 살신성인으로 흐지부지 되었고
그 다음부터 나는 어쩌다 그와 카드를 칠 때,
조금 안 풀리거나 배팅때 그의 심사를 건드릴려면
그의 18번인 노래 "옥경이"를 불렀다.
물론 그의 스타일로~~
(그는 다른 사람이 자기 흉내를 내는걸 몹시 싫어함..)
"바댜~ 보는 눈지리... " =
(옥경이노래의" 바라보는 눈길이..".라는 부분을 그는 이렇게 불렀다)
"바~~ 다 보는 눈지리..." ㅋㅋ
또는 이미자의 노래
"기러기 아빠"도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좋아 했는데
그는 그의 버젼으로 이렇게 불럿다.
노래 중간 부분인 "엄마 구즘~ 애기~ 구즘" =
( 엄마~ 구름 애기~ 구름..)
(요런 노래를 짐짓 먼 산을 보는듯 흥얼거리면
그는 이성을 잃었고.. 그나마 별로 잘 하지도
못하는 카드도 작살..)
물론 그러면 그날은 내가 부 수입을 왕창 올리는 날이였고,
우리팀 전체가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였으며
덩달아 우리 팀의 단합도 더욱 단단해져
가는날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 10년 전만 해도 막걸리집에서
12시가 다되도록 목을 길게 빼서 나를 기다리던
친구들은 그동안
나름 사장님들이 되어 더 이상 나를 기다리지 않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다시 올게요....
이걸 그 건달 버젼으로 하면
"다으메 다시 도다 오께요." (다음에 다시 돌아 올게요,,,~~)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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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혀 짧은 건달은 카드를 우리팀의
베이스치던 친구가 가르쳐 줬는데
그 건달이 허우대(키187Cm, 체중 92Kg)
얼굴 =(스티븐 시갈,)
(우리는 보통 스티븐 시발 이라고 부름..ㅋ)
치고는 아는게 거의~ 없는 순백의 두뇌를 장착하고 있었음.
(근데 싸움은 진짜 잘함.. 5대1도 거뜬..)
그래서 카드 족보를 베이스치는 친구가 종이에 죽 적어 줬는데
그는 카드를 칠때마다 그걸 옆에 두고 참조를 하는데
(절대 못 외움..!!!)
그 친구가 무슨 패를 잡았는지는
그의 손가락 끝만 따라가면 금방 알게됨.
자기 카드를 들고 카드 족보를 써둔 종이를
손가락 끝으로 쭉 훝어 내려가다가
멈추는 곳이 현재 그가 잡고 있는 패임.ㅋㅋ
(그대의 손길이 머무는 곳에..)
따라서,
(知彼知己면 百戰百勝이라..)=
나를 알고(내패를) 상대를 알면(상대의 카드패)백전백승이라...
그 친구 덕분에 우리는 한동안
매우~ 기름진 음주활동을 할 수 있었고,
늘 일과 후에는 그건달에게 카드로 거저 줍다시피 딴 돈으로
생고기집, 갈비집, 뭉티기집.등 등으로 가곤 했는데 그러다가
그 친구가 무슨 사건에 연루되어 긴~ 잠수를 탄 후에는
우리 모두 다시 덜 기름진 술집으로 턴백했다~~~~
(Turn Back to a cheap bar)
ㅎㅎㅎ
1.진또 배기
2.사랑님
3.미운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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