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점포 장사엔 목이 최고다(?)
‘입지가 좋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맞는 말일까. 이는 적어도 호황 때는 90% 이상 맞다. 그러나 불황에는 ‘A급 입지=알짜 장사’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올 2월 초 서울 강남에 스파게티 피자 전문점을 개업한 K씨(44)가 그런 케이스. 15평 점포를 개설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총 1억5000만원. 점포 권리금 6000만원을 포함, 무려 1억원이 점포 비용이었다. 목 좋은 점포
를 찾다보니 턱없이 비싼 돈을 주고 들어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신경써야 할 인테리어 경쟁력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주 손님 층인 젊은 층을 흡입할 점포 매력이 반감한 셈이다. 개업 몇 달간 장사도 제법 되더니 지난 6월부터 매출액이 하루 평균 20만원대로 뚝떨어졌다.
그는 요즘 심각하게 전업을 고민중이다. 8월부터는 아예 적자 장사로 돌아서버렸기 때문이다. 점포 사업이 ‘입지 장사’임에 틀림없지만 좋은 입지가 성공 보증수표는 아니다.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은 “사업
도중 3개월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면 전업을 고려할 시기”라 조언한다.
<사례2> 히트업종 따라가면 성공(?)
주식 투자에서 개미군단이 ‘추격 매수’로 손해보는 것과 비슷한 창업 함정이 있다. 바로 히트업종 맹신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갈현동에 15평짜리 PC방을 개업한 J씨(37). 그는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심한 좌절감에 빠지곤 한다.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매달린 사업에서 쫄딱 망했기 때문이다. 퇴직금과 빚을 끌어들
여 8000만원을 투자한 사업을 창업 8개월 만인 지난 7월 문을 닫고 만 것. 폐업 때 그의 손에 쥐어진 돈은 점포 보증금 1500만원과 컴퓨터 처분액 1000만원 등 2500만원이 고작이었다.
경쟁업소 난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첫째 원인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론 ‘잘 되는’ 사업에 뛰어들면 성공할 것이란 생각이 잘못됐다. 대형업소에 요금 할인업소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던 게 J씨 실패담이다.
<사례3> 투자금 많을수록 성공(?)
깔끔하고 세련된 외모의 주부 Y씨(45). 그녀는 평소 고급업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지난 5월 시작한 사업도 깔끔한 ‘커피 전문점’. 그러나 Y씨는 요즘 본전 장사도 어렵다.
원인은 과도한 시설 투자비에 대한 부담 때문. 점포가 있는 대학로 유동인구가 20대 젊은 층임을 감한, 40평 매장에 평당 230만원짜리 고액 인테리어 시설(9200만원)을 갖춘 게 화근이었다. 총 투자비는 권리금 포함
, 2억2000만원.
지난 9월 매출액 1200만원에서 마진율 35%를 적용한 420만원이 한달 순익이다. 이 돈으로 9200만원 인테리어 투자비만 뽑는 데도 무려 21개월이란 세월이 소요되는 셈이다. 총 투자비를 건지려는 계산은 엄두가 나
지 않을 지경이다. 하루에도 몇 개씩 점포 주인이 바뀌는 대학로 상권 특성상 언제 자신이 그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게 Y씨 걱정이다.
<사례4> 주먹구구 경영 실패 지름길
IMF 쇼크로 회사를 그만둔 P씨(44). 그는 지난해 1월 먹는 장사가 최고라는 생각에 서울 신천 상권에 낙지 전문점을 차렸다. 투자비는 약 1억2000만원.
사업 초기 꽤 장사가 잘됐다. 하루 매출액 80만∼100만원은 거뜬했다.
돈방석에 앉을 것이란 예감도 들었다. 그러나 사업 6개월째부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해 하루 20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처음에는 계절 탓이려니 했다. 1년 넘게 버티던 P씨는 결국 손을 들었다.
실패 원인은 경기 불황 탓도 있었지만 전문성 부족과 주먹구구식 경영에있었다. 자신은 조리에 관심도, 재능도 없었기 때문에 주방장에게 식자재 구입부터 사람 관리까지 모두 맡긴 게 화근이었다. 그러던 주방장이
월급에 불만을 품고 나가자 음식 ‘맛’이 달라졌고 직원들까지 줄줄이 그만뒀다. 주방장 한명 바꾸면 된다고 믿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한번떨어진 매출액은 더 이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