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감독 체재로 새 도전 나선 동국대..."성적보다 선수 기량 극대화에 포커스"

[인천]

기사입력 2015-02-05 오후 9:20:00 | 최종수정 2015-02-05 오후 9:20:34

▲김용갑 체재로 바뀐 동국대 선수단이 올 시즌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 ⓒ K스포츠티비

대학축구의 대표 강호인 동국대와 김용갑 감독의 '위대한 도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그동안 쌓은 업적을 계승해 한국축구의 뼈대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한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 주축 선수들의 프로 진출 공백에도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전략을 꺼내들며 강팀의 면모를 유지한다는 각오다.

동국대는 오는 2월 10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제51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겸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 덴소컵 선발전을 앞두고 전남 영광과 광양, 제주도 일원 등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김 감독 부임 후 1달이 갓 넘은 시간에도 전술과 조직력을 상당히 끌어올렸다는 평가라 올 시즌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축 선수들 무더기 프로 진출에도 여전히 '자신만만'. 모교 감독으로 새 도전 나선 김용갑 감독 지도력에 기대

전임 김종필 감독(現 용인시청 감독)의 뒤를 이어 동국대의 지휘봉을 잡은 김용갑 감독은 풍부한 지도자 경험을 바탕으로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다. 성남(1991~1995), 전북(1996~1999)에서 프로 생활을 한 김 감독은 2000년 전북 트레이너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발탁된 김 감독은 2002년부터 2년간 U-17 대표팀 수석코치로 윤덕여 감독(現 여자대표팀 감독)을 보좌했다.

김 감독은 이후에도 U-20 대표팀 코치(2004~2005), FC서울 코치(2006~2008),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2009~2010), 광저우 에버그란데 수석코치(2010~2012)를 거쳐 2013년 8월 강원FC 감독으로 마침내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김학범 감독(現 성남FC)의 뒤를 이어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팀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로 밀려나는 아픔 속에서도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청두 티엔청(중국)에서 이장수 감독을 보좌한 김 감독은 모교인 동국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마추어 무대는 처음이지만, 그동안 쌓은 내공과 경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역량을 꽃피운다는 각오다. 짜여진 틀이 견고한 프로와 달리 아마추어 무대는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지만, 많은 유망주들을 키워서 한국축구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각오다. 참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동국대 스타일과도 딱 부합한다.

"프로는 어느 정도 골격이 완성된 선수들이 오는 곳이다. 대학은 청소년기에서 성년기로 바뀌는 시기기 때문에 개인 기량과 전술, 신체 변화 등을 세부적으로 세세하게 지도해야 한다. 프로도 나름 메리트가 있지만, 모교에서 후진 양성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성적보다는 선수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의욕도 남다르고 후진 양성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성적에 너무 연연하면 선수 개개인의 재능이 묻힐 수 있다. 선수로서의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뒤처진다. 프로에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프로 무대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좋은 선수를 키워서 프로와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좋은 선수를 육성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우선 선수 개개인의 능력 향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대학무대에서 동국대가 쌓은 성과는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추계연맹전 2연패(2010~2011)를 비롯, 2013년 U리그 중부2권역 우승, 지난해 추계 1.2학년 대회 우승 등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좋은 성적 뒤에는 훌륭한 보석들이 탄생하는 법이다. 조영훈(대구FC)과 최보경(전북 현대), 임진욱(충주 험멜), 이호석(경남FC) 등 알짜배기 선수들이 프로팀에 진출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다.

올 시즌은 이전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 여인혁(울산 현대미포조선)과 성봉재(성남FC), 안현범(울산 현대), 정현철(경남FC)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프로에 진출하며 전력 누수가 크다. 그럼에도 동국대는 동계훈련 기간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 극대화에 많은 포커스를 맞췄다. 기존 선 굵은 축구의 색깔을 그대로 입히면서 속도와 압박 등을 가미해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2명의 선수가 프로와 실업팀으로 빠져나갔다. 전력 누수는 크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내 축구 스타일은 전임 김종필 감독님의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다. 현대축구는 스피드와 플레이 템포, 공간 압박 등을 중시한다. 볼 소유를 길게하고 전방 압박을 통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축구를 추구한다. 앞에서 볼을 뺏으면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제 부임한지 1달이 조금 넘었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 색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동계훈련 기간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조직력, 팀 플레이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려서 현대축구의 흐름에 맞게 잘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앞으로 선수들이 프로와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를 펼치고 싶다."

"춘계연맹전이 3주 정도 당겨지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졌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을 생각이다. 선수들이 내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뿐만 아니라 고학년 선수들은 취업을 앞두고 있다. 프로와 상위 리그에서 러브콜이 올 수 있도록 개인 기량을 향상시켰으면 좋겠다."

"동국대 선수들은 제자와 후배 이전에 나에게 아들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프로와 달리 영양 섭취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불규칙하다. 영양적인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식들이 좋은 영양을 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선수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스타 조련사' 김용갑 감독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 만들어서 모교 위상 높일 것"

박주영(알 샤밥)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기성용(스완지 시티) 등 한국축구의 간판 스타플레이어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김 감독의 품 안에서 잠재력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음지에서 양지로 키워내는 김 감독의 수완은 한국축구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김 감독도 모교 후배들의 스타 만들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김 감독이 야심차게 밀고 있는 주인공은 '캡틴' 김학승과 차민수(이상 4학년), 미드필더 안수민(3학년)이다.

"올 시즌 (김)학승, (안)수민, (차)민수가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학승이는 지난해 사이드 어택커를 보다가 올 시즌 본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이다. 수민이는 미드필더로서 기술과 패싱력이 좋고 경기 운영능력도 뛰어나다. 민수는 스피드와 기동력이 뛰어나다. 돌파력에 의한 측면 크로스도 일품이다. 사이드 어택커와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프로와 대표팀에서 풍부한 내공을 쌓은 김 감독은 선수들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동기부여를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을 심어주며 능률 향상에 여념이 없다. 아마추어 신분이지만, 엄연히 성인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다. 철저한 실력 위주로 선수들을 경기에 투입시켜서 팀워크를 더욱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선수들에게 운동장에 있는 시간 만큼은 선-후배 구분없이 백지상태라고 주문한다. 이미 성인이고 축구를 통해 앞으로 꿈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한다. 숙소 생활과 훈련, 인성 등 모든 면에서 프로 의식을 심어주려고 한다. 나 역시도 아직 대학에서 배울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능력 위주로 그라운드에 투입할 것이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선-후배 위계질서를 철저하게 확립하면 된다. 무한 경쟁을 통해 팀 전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자기 스스로 행위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자인 나의 역할은 잘못된 부분을 체크해서 선수들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도록 해주는 것이다.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자율 속에서 책임 의식을 가지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항상 선수들에게 마음의 문이 열려있으니 고민이 있으면 얼마든지 털어놓을 것을 권장한다. 그런 부분이 선수들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모교에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연 김 감독은 누구보다 동국대 축구부의 브랜드 가치 함양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취업난에도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을 키워서 한국축구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아직 대학축구에 대한 적응이 덜 된 상태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한다는 그 자체가 김 감독의 도전 정신을 일깨워준다.

"모교 감독직을 맡게 돼 설레임이 크다. 대학축구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빨리 적응해서 동국대를 대학축구의 흐름에 걸맞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향후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했을 때 확실한 특색을 장착해서 즉시 전력감을 만들려고 한다. 기본 재능에 특색을 정착하면 파괴력이 배가된다.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 등을 다 쏟아내서 모교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이상 동국대 김용갑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ih4622@naver.com

빠른 스포츠 미디어 뉴스 - 한국스포츠방송
저작권자 ⓒ 한국스포츠방송.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www.ksport.co.kr

기사제공 : ks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