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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섭 작가] 독일 여행기 3탄:경기연합뉴스 (kg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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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레강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베를린에는 슈푸레강이 있다. 서방으로의 탈출을 막기 위해 동독이 1961년 설치한 베를린 장벽은 슈푸레강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東베를린이 西쪽으로는 西베를린으로 구분한다. 그리 넓지 않은 강폭이지만 유람선과 하천변에서 따뜻한 햇살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한강과 산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들의 여유로움이 부럽다.
연방의회의사당
동·서독 시절 서독이 본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방치되었으나 통일 후 중앙 돔을 투명유리로 개·보수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 의사당 왼쪽에 있는 의원 회관 외벽을 의정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의사당 밖에서도 안을 볼 수 있도록 투명유리로 설계했다고 한다. 국민의 공복으로서 의원은 후문만 이용한다는 가이드의 설명 또한 흥미롭다.
문득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떠올랐다. 과장된 비유이나 국민을 두려워하는 독일 국회의원들의 마음 자세가 읽혀진다. 과연 우리는? 의사당을 중심으로 수상관저와 중앙행정기관이 가깝게 있는 것은 효율적인 공간배치가 아닐까 싶다.
테더공원 그리고 전승기념탑과 3명의 전쟁 영웅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는 슈프레강과 접하고 있고 축구장 200개 크기의 어마어마한 면적의 공원이라니,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떠올랐다. 왕과 귀족만을 위한 사냥터였지만 지금은 베를린 모든 시민이 쉽고 편리하게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 동상
독일 제국의 건설자 및 초대 총리로서 통일 이후에는 열강들 사이에서 뛰어난 외교 전략을 구사, 유럽 전역을 평화롭게 유지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동상 하단에 神을 상징하는 세 명의 조각상이 기억에 남는다.
왼쪽 여신은 책을 읽고 있고, 가운데에는 머리위로 지구본을 들고, 오른쪽은 칼을 들고 사자 머리를 밟고 있는 여신 조각상이 바로 그것이다. 각각 ‘지성’과 ‘책임’ 그리고 ‘힘’을 상징한다고 한다. 세 가지 모두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국가가 발전한다고 비스마르크는 생각했을 것이다.
▲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 동상 © 이돈구 |
東베를린을 대표하는 거리 ‘운터 덴 린덴’
‘보리수 나무 아래’ 라는 뜻으로 舊 東베를린의 대표적 거리로 프로이센궁전에서 시작,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연결하는 길을 일컫는다. 베를린필하모니로 유명한 베를린국립오페라극장이 있고 베벨 광장도 있다. 나치시절 흄볼트大도서관에 있는 수 만권의 인문학·철학·예술관련 서적을 불태운 현대판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기억하기 위해 광장 중앙 바닥 아래에 있는 ‘텅빈 서재’를 볼 수 있다. 실제 지하 5미터 깊이로 땅을 파고 나치에 의해 연기로 사라진 2만권의 책을 꽂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니 놀랍다. 광장 바닥에 동판으로 새겨진 하인리히 하이네가 히틀러를 향해 “책을 불사르는 것은 결국 인류도 불태울 것”이라고 예언한 글을 보면서 섬뜩함 마저 들었다.
연구중심대학의 전형 홈볼트 대학
프로이센 교육장관이었던 흄볼트가 귀족만이 아닌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연을 탐구·연구할 수 있는 ‘연구중심 대학’ 설립을 제안, 설립된 대학이다. 아인슈타인, 마르크스와 엥겔스, 헤겔이 이 대학을 졸업했고 노벨상 수상자 29명을 배출한 명문 사학이다.
전쟁희생자 기념센터(노이에 바혜)
전쟁과 독재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독일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의 참배와 헌화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독일의 여류 예술가 케터 콜비츠의 작품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 조각상은 찾는 이들에게 숙연함을 준다. 1,2차 세계대전 때 아들과 손자를 잇달아 잃은 비운의 가족사로 인한 상실감을 표현한 작품으로 수많은 전쟁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쿠담거리(쿠르퓌릇텐담거리)
東베를린에 운터 덴 린덴 거리가 있다면 西베를린에는 대표적 명품거리 쿠담이 있다. 3.5㎢의 거리 양쪽에는 90년 전통의 기데베백화점, 루이비통 브랜드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둡고 칙칙함이 감지되는 운터 덴 린덴 거리에 비해 西베를린 쿠담거리는 훨씬 밝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공산주의’ 보다 ‘자유민주주의’ 가 더 우월한 체제라는 걸 확인시켜 준다.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독일제국의 초대황제 빌헴름1세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개신교 교회로, 벽면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총알 자국과 파편 조각을 이어 붙인 천장 벽화는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짐작하게 한다. 일부는 복구하지 않고 교훈적 장소로 활용한다. 바로 옆에 교회를 신축, 예배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196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탄광과 병원에서의 고달픈 일과를 마치고 함께 예배를 드렸던 곳이라고 하니 그 분들의 노력이 쌓여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임은 자명하다.
베를린장벽 그리고 이스트사이트 겔러리 1961년 동독이 동베를린 서쪽 경계선에 존재했던 높이5m 길이165㎢의 장벽으로, 설치 당시 위치를 브란덴부르크 문 앞 도로에 흰색으로 표시, 분단을 상징하는 대표적 구조물이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냉전의 상징으로 철거되지 않은 1.3㎞장벽 잔해에 21개국 118명 예술가들의 작품이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 곳이 바로 이스트 사이드 겔러리다.
냉전의 상징이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로 우리나라 화가 그림이 제일 앞에 있어서 반가웠다. 동서독 분단 시절 국경 검문소였던 체크포인트 찰리도 분단의 흔적임을 말해 주고 있다. 경제적 격차가 워낙 큰 상황에서 일방적인 흡수통합이었기에 아직까지 삶의 질이 그리 나아진 게 없다고 동독 출신자들은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서독 출신자의 경우도 자기들이 낸 세금으로 낙후된 舊동독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만큼의 복지혜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한다.
워낙 경제적인 격차가 심했던 터라 모든 분야의 정책을 서독 제도에 맞추는 데에는 동독도 이의가 없었다고 한다. 단 하나 동독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 바로 암펠만 신호등 사업이다. 베를린의 교통 신호등은 푸른 불이 켜지면 중절모를 쓴 남자가 걸어가는 모양이 나타난다. 이를 형상화한 케릭터 상품점도 많이 있다.
우리도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여행이었다. 다만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부분을 어떻게 슬기롭게 감당해야 할 것인가도 우리의 과제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올지 모르는 통일을 대비하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하면 언감생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쉽지 않은 일임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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