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3, 유홍준, 경상권, 우현 고유섭, 고전미술론, 석굴암, 요네다, 신라인, 경주, 미래문명탐사기, 불국사, 석굴사, 일제강점기, 석가탑, 다보탑
진짜 여행자들을 위한 콤팩트 사이즈 ‘답사기’!
소장 가치 듬뿍한 답사여행 가이드북으로 재구성
누적 판매부수 370만, 한국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셀러, 전 국토를 박물관으로 만들며 문화유산답사 붐을 이끌어온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국내편 여섯 권을 지역별 세 권으로 재구성한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전3권)가 출간되었다. 『창작과비평』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여행자판’은 1~3권과 6~8권으로 나뉜 기존 ‘답사기’의 국내편을 중부권, 전라·제주권, 경상권으로 재구성해(4~5권은 ‘북한편’) 국내 여행에 실질적인 정보 가이드를 주고자 했다.
집집마다 한 권씩은 있다는 기존 판본의 ‘답사기’를 읽었던 독자들에게도, ‘답사기’를 아직 접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도, 훨씬 더 핸디한 판형으로 구성해 손에 쥐는 맛과 읽는 맛을 보강한 이 ‘여행자판’은 국내 여행의 충실한 안내서가 될 것이며, 소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각권에는 기존 판본에 실렸던 ‘답사 일정표와 안내지도’가 실려 있다.
답사여행객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https://youtu.be/TeNI3TeqoKc
이 책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국내편 여섯 권의 내용을 여행객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세 권으로 재구성한 한정판 답사 가이드북이다. 비록 한정판이지만 이미 출간된 책을 굳이 권역별로 묶어 펴내게 된 것은 순전히 독자들의 요청에 응한 것이다.
애당초 내가 처음 ‘답사기’를 저술할 때는 독서를 위한 기행문이었다. 그 때문에 1권, 2권, 3권, 매 권을 펴낼 때마다 되도록 여러 지역을 두루 아우르면서 문화유산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돌이켜보건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첫 책이 출간된 것은 1993년 5월이었다. 그때는 세상의 관심사가 서구의 선진 문화에 쏠려 있어 내 것을 등한시하고 우리의 옛것을 가볍게 보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다. 나는 이런 문화적 분위기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이 책을 집필하면서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라고 호기 있게 외치며 시작하였다.
그런 사정으로 첫째 권은 국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하여 경주의 화려한 통일신라 유물에서 한반도 땅끝의 유배 문화에 이르기까지 문화유산의 넓이와 깊이를 증언하는 데 온 정성을 쏟았다. 그러면서 행여 독자들이 나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까 봐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십대의 패기로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하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고 호소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독자들이 거의 열광적으로 호응하였다.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했다는 듯이 나의 견해에 공감을 보내왔다. 이에 힘입어 나는 둘째 권, 셋째 권을 연이어 펴내면서 이 기회에 독자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미학을 깊이 있게 소개해주고자 했다. “종소리는 때리는 자의 힘만큼 울려퍼진다”는 고유섭 선생의 말씀을 이끌며 전문적인 미술사 용어와 미학적 해석을 곁들여 석굴암 한 편을 무려 3부작으로 집필하였고, 안동의 선비 문화를 이야기하는 데 책의 4분의 1을 할애하기도 했다.
이렇게 1997년까지 5년간 세 권을 펴낸 뒤 사실 나는 이 시리즈를 거기서 끝맺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운명적으로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를 쓰게 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시대의 부름으로 받아들이고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을 한 달간 답사하고, 금강산을 철 따라 네 번 더 오르며 두 권으로 펴냈다. 거기까지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즌 1’이다.
이후 나는 스스로 본업이라 생각하는 한국미술사로 돌아와 『조선시대 화론 연구』 『화인열전』 『완당평전』 저술에 전념했다. 그러는 사이 세상이 많이 바뀌어 공직에 불려나가 4년간 문화재청장을 지내고 내 나이 환갑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이제 나는 『한국미술사 강의』를 집필하는 데 전념할 생각이었고 또 그렇게 했다.
그러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여전히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정말로 오래전에 쓰인 이 책을 여전히 독자들이 찾으면서 나는 개정판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독자는 태어나기 전에 쓰인 글이기에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었고 문화유산의 현장과 거기로 가는 길이 너무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2011년, 출간 18년 만에 개정판을 내기에 이르렀고 내친김에 기존의 답사기에서 언급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제6권을 펴내면서 ‘시즌 2’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다 제7권 제주편을 한 권으로 펴내자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은 제주도 여행 가이드북을 겸하게 되어 아주 편리하고 좋았다는 반응을 보내왔다. 그리하여 제8권은 남한강을 따라 내려오는 답사기로 저술하였고 지금은 ‘서울편’을 집필 중이다. 이렇게 되면서 독자들로부터 기왕에 나온 답사기도 권역별로 묶어서 충실한 여행 가이드북이 되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에 이른 것이다.
이리하여 기존의 두 권을 한 권 분량으로 재편집하여 보니 중부권, 전라·제주권, 경상권 등 세 권으로 묶을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기획했을 때 2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쓴 글들을 한 권 속에 섞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다. 또 기행문학이 여행 책으로 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내 글은 꼭지별로 단락 지어 있어 독서에 큰 무리가 없었고 여행 가이드북으로 된다고 해서 품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아직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최종 형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권역별로 재구성하고 보니 얼핏 이런 생각이 든다. 본래 글맛이란 시대감각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육당 최남선의 『심춘순례』는 당대의 명문이지만 지금 시대의 독자는 읽기 힘든 옛글로 묻혀 있다. 다만 글 속에 담긴 내용만이 살아 있을 뿐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도 어느 순간에는 글맛을 느낄 수 없는 옛글이 되어 독서의 대상으로서는 생명을 다하게 되고 내용만 살아남아 답사여행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최종 형태는 답사여행의 안내서로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리하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중부권, 전라·제주권, 경상권에 이어 서울편까지 국내편이 네 권, 북한편 한 권, 일본편 두 권, 그리고 앞으로 쓰일 중국편 두 권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내 여력이 된다면 국내편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서울편이 두 권으로 될 수도 있고, 섬 이야기와 섬진강변의 ‘산사 순례’를 쓰면 전라도편이 한 권으로 독립되고 제주도는 섬 이야기 편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이번 경상도편에서는 진작에 써둔 창녕 답사기를 추가해 넣었다. 이런 미완의 작업 때문에 일단 한정판으로 펴내게 된 것이다.
인생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한편으론 의지대로 방향을 바꾸어갈 수 있음도 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내 인생 설계에 없던 일이었지만 결국은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라고 외친 내 의지대로 국내는 물론이고 북한과 중국, 일본까지 아우르는 기행문이자 여행 가이드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돌이켜보건대 이 모든 일이 지난 20여 년간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요청에 응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 점에서 나는 누구보다도 복 받은 저자라는 행복감에 젖어든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부디 이 책이 국토박물관의 여행 가이드북으로 오래도록 널리 이용되기를 바란다.
2016년 6월
유홍준
권역별 세 권으로 충실한 구성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모두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답사기’ 국내편의 내용을 빠짐없이 수록하고자 했다. 1권 중부권에는 경기·충청·강원도 지역의 문화유산을 돌아본다. 백제의 역사를 따라가는 부여·논산·보령 기행, 폐사지 답사의 운치를 새롭게 일깨워준 바 있던 원주를 비롯한 강원도 기행 등이 실려 있다. 2권 전라·제주권에는 ‘답사기’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던 ‘남도답사 일번지’ 기행과 관광지이기만 했던 제주의 문화유산을 재조명한 제주도 답사기 전문이 실려 있다. 3권 경상권에는 무수한 문화유산의 전시관인 경주 기행, 운문사와 부석사로 대표되는 경상도의 사찰 기행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기존 판본의 국내편 6권이 불러일으켰던 전국적인 답사 붐에 대한 기록도 기록이려니와 ‘아는 만큼 보인다’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같은 명구들을 남긴 ‘답사기’를 새로이 읽는 맛을 선사한다. 또한 단순 여행 정보와 맛집 소개 일색의 여행 안내서와는 전혀 다른 품격의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와는 차원이 다른 유홍준표 문화유산 해설, 읽을 가치와 소장 가치를 겸비한 ‘여행자판’은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을 것이다.
깊이 있는 답사여행의 길잡이
저자 유홍준이 이번 ‘여행자판’의 「책머리에―답사여행객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애당초 내가 처음 ‘답사기’를 저술할 때는 독서를 위한 기행문”이라고 쓴 데에서 알 수 있듯이, 7권 ‘제주편’과 8권 ‘남한강편’ 이전에는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각지를 두루 돌아본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실제 답사나 여행을 갈 경우, 그 지역의 내용만 압축적으로 보기에 불편함이 있었다. 한편 지역별 관광 여행 안내서가 다수 출간되어 있으나, 문화유산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동반한 ‘답사기’ 여행에 대한 수요는 여전했다.
이에 창비는 올해 『창작과비평』 50주년을 맞이해 전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갖춘 여행의 편의를 돕고 새로운 답사 여행을 위한 안내서로 재구성하는 기획을 내놓게 되었다. 이번 ‘여행자판’에서는 전면적인 개정보다는 지역별 재구성에 더 의의를 두고 편집했으며 핸디한 판형과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이고자 했다. 여전히 매년 수만의 독자들이 찾아 읽는 책으로서의 매력이 유효한 ‘답사기’는 이번 ‘여행자판’을 통해 그동안 ‘답사기’를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여행 가이드북이자 인간·역사·문화가 살아숨쉬는 인문교양서가 될 것이며, 이미 ‘답사기’를 읽은 독자들에게는 실용성을 가미한 여행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특히 젊은 독자층을 겨냥해 기존의 표지와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되, 기존 ‘답사기’의 내용은 빠짐없이 넣고자 했다.
20여 년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이에 대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도 어느 순간에는 글맛을 느낄 수 없는 옛글이 되어 독서의 대상으로서는 생명을 다하게 되고 내용만 살아남아 답사여행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최종 형태는 답사여행의 안내서로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결코 느슨한 독서를 허락하지 않되, 입담과 글맛이 살아 있는 ‘답사기’가 인문서를 넘어서 ‘답사여행 안내서’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유 있는 변신을 한 이번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고급 실용서의 영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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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감동은 참으로 크다. 그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우리 것에 대한 깨달음이다. 유럽과 중국 여행에서 상처받고 돌아온 열등감을 따뜻이 위로할 뿐 아니라, 알프스산맥과 만리장성을 뛰어넘은 새로운 미학의 재구성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답사기’는 ‘과거유산’의 답사기가 아니라 ‘미래문명’의 탐사기(探査記)이며 ‘나의’ 답사기가 아니라 ‘우리의’ 탐사기이다.
- 고(故) 신영복
놀라운 일이 여기 있다! 다른 사람이 가는 곳은 다만 석양머리 적막강산이다. 그런데 유홍준이 성큼성큼 그곳에 가면 거기 몇천년 동안 잠든 보물들이 깨어나 찬란한 잔치를 베풀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다만 눈감은 사물이다. 그런데 유홍준의 눈빛이 닿자마자 그 사물은 문화의 총체로 활짝 꽃피운다. 마침내 다른 사람과 유홍준은 하나가 되어 이 강산 방방곡곡을 축복의 미학으로 채우고 있다.
무릇 벗들이여, 이 책과 더불어 순례하라, 찬탄하라.
- 고은(시인)
유홍준 ‘답사기’의 존재는 한국 인문학의 축복이자 기행문학의 우뚝한 성과다. 책의 첫 권이 나왔을 때 ‘이 답사기가 독서계에 한바탕 바람을 일으키면서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의 보물들이 두고두고 우리의 삶 속에 살아숨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나의 기대가 이후 현실이 된 것은 흐뭇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답사기’의 영향이 계속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