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2.(월) 주식 시황분석 및 투자전략 - 한국경제 장기 저성장 진입, 상당 기간 답답한 박스권 흐름 불가피

[페리]

[코스피 차트]

[코스닥 차트]

지난주 우리 증시는 미국 중건선거, 옵션 만기일, FOMC 등 굵직한 이벤트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양 시장 소폭 하락하며 코스피는 2,086.09, 코스닥은 687.29로 마감했습니다.

불확실성 이벤트들이 즐비했던 지난 한 주 그런대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고, 외국인의 현/선물 수급 개선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흐름이 나오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지난 9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경제 성장률을 올해 2.8%에서 2.5%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한국은행(올해 2.7%, 내년 2.7%), KDI(올해 2.7%, 내년 2.6%), IMF(올해 2.8%, 내년 2.6%), OECD(올해 2.7%, 내년 2.8%)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이 발표한 것보다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이미 지난 시황에서도 강조했던 바와 같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카페지기 의견과 동일하며 상황에 따라 무디스가 제시한 내년 경제 성장률 2.3%보다 더 낮은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정부 탓으로 돌릴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다만 지난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작된 부동산 투기가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더욱 심화되면서 시중 자금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가계부채는 급증했으며 부동산 버블이 극심해져서 젊은이들의 희망을 꺾고 빈부격차, 세대격차가 확대된 데 대해 정부에 엄중히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투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의 의욕과 희망을 꺾어 결혼율, 출산율이 OECD 꼴찌 수준으로 떨어지며 장기적으로 경제의 역동성과 생산성을 약화시켜 결국엔 모두가 공멸하는 길로 가는 독약입니다.

이를 생각하면 카페지기도 3~4년 전보다 집값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카페지기도 사람이기에 반토막이 난 것보다는 두 배 오른 것이 당연히 더 좋습니다만 이는 당장은 달콤하지만 일시적으로 형성된 비정상적인 가격일 뿐 계속 유지될 수 없어서 온전한 나의 자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미국의 2008년 금융위기 모두 부동산 버블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한 대통령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입니다.

부동산 투기의 시작은 박근혜 정부가 했지만 그 버블을 터지기 직전까지 키운 것은 문재인 정부이며 어떻게 하면 조기에 버블 형성을 차단할 수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청와대(부동산 정책을 담당한 김수현 사회수석)와 기재부가 실수로 혹은 고의로 시장의 버블을 키울 수 있는 미약한 대책들을 수차례 남발해서 시장의 투기심리에 기름을 부은 것은 현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에 대한 심각한 배신 행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 어떤 정부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이처럼 거대한 버블을 형성하며 급등하는 것은 우리 경제 전반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한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김수현 사회수석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오히려 왕실장으로 발탁한 것은 그나마 최근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금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부동산 투기꾼들이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며 집값을 급등시켰던 김수현 수석이 청와대 왕실장이 됐으니 이제 다시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자조섞인 주장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등 현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는 어느 하나 틀린 것 없이 모두 좋은 것들입니다. (하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도 듣기에는 참 그럴 듯한 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앞서 언급한 가장 치명적인 현 정부의 패착, 부동산 버블 방조 내지 방관으로 인해 공정경제도, 소득주도성장도, 빈부격차 축소도 모두 다 헛된 공염불에 지나지 않게 됐으며 신뢰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증권 거래세 0.3%에 대해 이미 각계에서 축소, 폐지 의견을 냈음에도 단지 세수 감소가 우려된다는 정부의 태도 역시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증권 거래세 0%, 중국은 0.1%입니다.)

그나마 금융위에서 증권 거래세 폐지 또는 축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며 검토를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인데 그동안 주식 시장을 세금 걷는 수단쯤으로만 인식하던 저급한 인식이 개선될지는 결국 청와대의 의지에 달려 있을 듯합니다.

또한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확대 정책도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현재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은 올해 15억 이상이지만 2020년에는 10억, 2021년에는 3억까지 낮아져 돈 좀 있는 투자자들이 거래세와 양도세 이중과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주식 투자를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이는 이른바 큰손들의 주식 대량 매도로 이어져 2020년부터 증시가 더욱 침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 실패와 기업들의 구조개혁 지연이 맞물리면서 일본식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기 직전 단계에서 이를 막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 이렇게 안타깝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전 산업의 부진이 그대로 민낯을 드러낼 내년에는 앞서 언급했듯 무디스가 예상한 2.3% 경제 성장률보다도 더 낮은 수치가 나올 수 있으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서로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우리 증시는 향후 상당 기간 장기적으로 답답한 박스권 흐름이 불가피합니다.

박스권은 코스피 기준으로 대략 1,800 ~ 2,150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단기로는 달러 추가 강세 여부와 미중 무역분쟁 해결 여부, 중국 경기 위축 정도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여기서 약간의 오버슈팅이 나올 수도, 언더 슈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식 시장은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장기 전망을 하는 것 자체가 크게 의미는 없고 맞을 확률도 높지 않지만 일단 큰 그림에서 러프하게 전망해 드렸습니다.

지난주 외국인의 현/선물 수급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시각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 기관이 던지는 종목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이며 단기 주가 급락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참 아쉽습니다.

특히 지난주 연기금이 일부 운용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멀쩡한 중소형주들이 -10% 이상씩 날벼락을 맞았는데 연기금이 수익률을 위해 전략을 변경하더라도 굳이 정규 시간에 내다 팔아 주가를 급락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의 매도도 얼마든지 가능했을 텐데 말입니다.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운 구간입니다.

가급적 경기 민감 대형주를 피해야 하는 것은 일관되게 제시해 드리고 있는 전략이고, 단기로는 각종 이슈와 이벤트에 따라 성장주와 가치주의 밸런스를 조절하면서 탄력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번 주는 우리 시간으로 15일 개장 전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미국 달라스에서 진행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질의응답이 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가장 큰 이벤트인데 전임 의장인 옐런처럼 금리 인상 기조에는 변함이 없더라도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발언이 나오는지 여부가 중요하겠습니다.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이달 말일 G20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양측에서 어떤 말들이 흘러나오는지도 계속 체크하면서 봐야 하겠습니다. 당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워낙 변수가 많은 트럼프라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매우 혼란스러운 구간이지만 투자해야 할 종목을 선정하는 기준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상당 기간의 답답한 박스권과 약세장을 기정사실로 놓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할 메리트가 있는, 그만큼 성장성이 높거나 실적이 증가하는 종목을 잘 선별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막바지로 진행되고 있는 중소형주들의 3분기 실적발표 결과와 별도 공시 없이 14일 분기보고서 제출을 통해 무더기로 공개될 실적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긴 글 읽느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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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분석과 혜안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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