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들이 슬피 우는
쓸쓸한 바닷가
바닷물이 곱게곱게 씻어간 모래위에
조약돌 조개껍질
세며 또 세며
또박또박 걸어보는 작은 발자욱
바닷물이 살금살금 뒤따라 나와서
곱게곱게 씻어가네 나의 발자욱
조약돌 조개껍질
세며 또 세며
또박또박 걸어보는 작은 발자욱
바닷물이 살금살금 뒤따라 나와서
곱게곱게 씻어가네 나의 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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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에로스포'라는 혼성듀엣의 멤버였던 은희는 1971년 1월
'사랑해'를 발표, 히트시킨 후 곧바로 탈퇴한다. 은희는 1971년 7월
'꽃반지 끼고'를 발표해 '사랑해' 못지 않은 히트를 기록하며 1971년도
MBC 10대가수상 신인부문에 이용복과 함께 신인가수상을 수상했다.
남녀 신인가수상을 통기타음악 가수들이 수상했으니
1971년은 수면 밑에서 암중모색 중이던 통기타음악이
완전히 주류음악권으로 떠올랐던 해이다.
은희는 유명세를 타자 이중전속계약 등으로 물의 빚었고
놀랍게도 1972년 4월 탈영병으로 수사를 받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은희는 1968년 여고 1학년 때 오빠의 꾸중에 반항하는 심정으로
나이까지 속여 가며 여군에 입대했다.
대구에서 타자병으로 근무하다가 휴가 나와서
귀대하지 않고 탈영한 뒤 3년 10개월 동안
가수생활을 하다가 주민등록증 신청 때
신원조회로 발각된 것이었다.
제주도 출신답게 은희는 이렇듯
기성세대의 권위에 굴하지 않는 청년세대로서
당돌하고 뚜렷한 주관의 소유자였다.
시대는 바뀌고 있었으나 특히 여성에게는
겸손과 자중을 여전히 요구하는 당시 사회에서
은희는 튀는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