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사]길드원이 거주하는 황궁은 퇴마시티의 서쪽에 치우쳐있다. 그리고 약간 높지만 매우 평탄하고 넓은 언덕에 자리잡아서 사람들 눈에 잘 띄었다. 구지 황궁이 명당자리임을 뺀다구 하더라고 황궁의 화려함과 사람들의 동경에 황궁은 사람들의 눈에 잘 뜨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황궁을 지금 검은색 복장의 경찰들이 빙 둘러쌓았다. 황궁에 대한 테러 경계는 아니었다. 그런다고 이 곳이 천사소녀 네티(-.-;)의 경고장을 받은 것도 아니며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이 수많은 경찰들은 다름 아닌 사방에서 몰려오는 준후의 팬들을 막고 있었다. 황궁으로 진입하려는 팬들을 저지하는 경찰들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역력했다. 특별전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준후 팬클럽[벽조선]은 피켓을 들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또는 울음을 터트렸다.
울음소리에 고함소리에 황궁은 완전 시장바닥이었다. 황궁의 정문 안에서 밖을 내다본 경비대장 김희진은 그 광경에 한숨을 내쉬었다. 옆의 경비병들도 이제 짜증난 표정이 역력했고 일부 준후팬이 섞여있는 경찰들도 이들을 쏴버리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짜증나네요, 아니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안 물러갑니까? 너무 시끄러워요, 이러다 언제 집에 갑니까?"
"그러게, 나도 잠온다. 그리고 이렇게 소리지르면 소황제님의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거야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깐"
준후의 공식 팬클럽 [벽조선]의 중앙 회장인 희진도 젊은 경비병의 말에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6시간째였다. 어느새 찬란한 햇빛으로 대지를 비추던 태양도 점차 그 위력을 잃고 있었다. 그런데 짜증이 가득하던 희진의 입가에 순간 묘한 웃음이 맺혔다. 희진은 몰래 몰래 발소리를 죽이며 경계를 서던 경비명에게 다가가 그를 살짝 치면서 물었다.
"이 시파..어떤 새... 추우웅~! 서어엉~! 경게에~~ 이사앙~~ 무우!"
상대가 경비대장임을 깨달은 경비병은 배에 힘을 팍팍 넣으며 힘차게 대답했다.(맞을까봐) 희진은 순식간에 180도 바뀌는 이 경비병의 태도에 나름대로 교육(?)을 잘 시켰다는 보람을 느끼며 말했다.
"이봐 저 치들도 퇴근시간 다 됬겠지?"
"으아아아악 괴..괴물이다!"
수천명의 팬클럽 앞에 엄청난 크기의 괴물이 나타났다. 그 눈에는 시퍼런 살기가 감돌았고, 모습은 정말이지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 황궁은 아하스페르쯔의 강력한 주술로 이루어진 결계에 절 때 환영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팬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일부팬들은 악을 지르며 퇴마시티도 달아났다. 달아나며 퇴마사들을 핸드폰으로 연락해 부르는 매우 침착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을 지르며 달아나는 길을 택했다. 일부는 준후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꺄아악 준후오빠 저 살려주세요"
하지만, 언제나 백마탄 왕자님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요즘 왕자님들은 주로 고급 중형차를 애용하고 백마는 승마할때나 탈 따름이다.
토너먼트 위원회원들은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황제 박 신부와 여왕 현승희, 그리고 시장 아하스페르쯔와 고반다, 검은 바이올렛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조편성을 마무리지었다. 조편성이 완료되자, 조 편성표는 퇴마시티 곳곳의 대형 멀티비전에 비췄고, 이 소식은 모든 방송국이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전문가들은 한 선수 한 선수의 자료를 대죠하며 재빨리 경기를 예상하는데 온힘을 기울였다.
(주)F조와 E조는 넣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선수들은 16인이 펼치는 토너먼트에서 소개 될 겁니다.
떨어진 선수들은 패자리그에서 단판 토너먼트를 걸쳐서 16인의 토너먼트에 올라오게 됩니다.
그리고 12장쯤에 케레스가 상대편의 눈에 화살을 쏴서 승리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잘못 쓴 것으로 사실 경기장의 최대거리인 200m거리에서도, 대각선 거리에서도 국궁으로 화살을 쏴서 눈을 맞춘다면... 화살은 가볍게 머리을 관통합니다. 알아두시길^^
[신 퇴마 길드]
아라는 조 편성표를 가지고 이리저리 상준을 찾아다녔다. 아라는 홍녀를 잡고 물었다.
"언니, 마스터(상준) 어딨죠?"
"아, 상준씨? 저기 걸어가잔아-.-;"
홍녀는 손가락으로 오른편의 복도를 가리켰고, 과연 상준은 유유히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아라는 전속력으로 뛰어가서 상준의 어깨를 잡았다. 아라에게 어깨를 잡힌 상준은 약간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뒤를 돌아보다 상대가 아라임을 확인하자 의야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슨 일이니?"
친절한 길드 마스터 상준의 말투에도 불구하고 아라는 불쑥 조 편성표를 내밀면서 말했다.
"전 경기도 치르지 않았는데 조 편성표가 나오다니 어떻게 된거에요?"
약간 불만에 어린 아라의 말투에 상준은 어이가 없어서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대답해주었다.
"키건이 사고를 당했어, 좌우간 자세히 말해주진 않았지만, 세븐 가디언 측에서 그렇게 말하고 키건의 기권패를 인정했어, 어쨌든 너는 잘된 것 아니니?"
하지만, 상준의 말을 들은 아라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상준은 아라가 이겼는데도 허탈한 표정을 짓자, '아라가 싸우는 것을 좋아하구나..' 이렇게 생각해 넘겼지만 사실 아라는 그동안 힘들게 장법을 연습한 시간이 아까워서였다. 그래도 일단 2차 조별리그에 올라갔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았다. 내심 기뻤지만, 아라는 퉁명스럽게 상준에게 대답한 뒤 돌아갔다.
"알았어요, 그리고 담부턴 빨리 말해 주라구요"
상준은 돌아가는 아라를 보며 뒤에서 열심히 호박씨를 깠다.
'그러게 누가 돌아다니래? 핸드폰도 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연락도 못했는데, 뭐? 빨리 말해주라구? 서열도 낮은게 감히 길드 마스터한테...아우...'
마음속에서 상준은 열심히 아라에게 십이지신술을 쏘아댔다.-.-;
[황궁] 소황제 이현암의 방
"이런....."
집사로부터 조 편성표를 받아든 현암은 신음성을 흘렸다. 현암의 시선은 자신이 속한 A조의 세 번째 구성원에 꽂혀있었다. 현암의 고개가 떨궈졌다.
3. 현승희 - 퇴마사 길드 - 초능력자
안 그래도 승희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승희와 싸울 운명에 처한 현암은 자신의 운명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태로 보건데 현암은 도저히 승희와 싸울수 없었다. 게다가 이 조별리그에서는 1번 선수와 3번 선수가 맞붙고 2번 선수와는 4번 선수가 맞붙기 때문에 첫 경기부터 승희와 싸울판이었다.
"흐휴.....제기랄, 집사! 집사아!"
"부르셨습니까?"
신경질적인 현암의 말에 집사는 바짝 긴장해서 최대한 공손하게 대답했다.
"술....술 가져와, 종류는 묻지 말구 최대한 독한걸루 알았어?"
"안됩니다. 모레면 경기가 있는데 술이라뇨 제 정신이십니까? 절 때 안됩니다.!"
라고 집사는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당장 월향검이 날아올 것 같아서 집사는 하는 수 없이 공손히 대답한 뒤 술을 가지러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네, 몇병이나..."
"많이 가지고 와 한 20병?"
"넷..."
집사가 나가자 현암은 서랍을 뒤적여서 예전에 숨겨둔 담배 한갑을 꺼냈다. 예전 금연했을 때 안 피우겠다고 숨겨둔 것이었다. 이제 현암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현암은 담배 한 개피를 꺼낸후 자연스럽게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담뱃불이 타들어 가면서 푸른 연기가 현암의 주위를 감돌았다.
"휴우..."
현암은 다시 한숨을 쉬며 동시에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푸스르름한 연기가 현암 주위에 머물다 허공에서 사그러들었다.
[국내 야외 경기장]
"이야앗"
귀검은 기합성과 함께 오른손 손목의 탄력을 이용해서 광룡승천검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써겅하는 쇠가 베이는 소리와 함께 시겔의 왼쪽 장갑의 쇠손톱이 모두 잘려 나갔다. 시겔의 얼굴에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고, 귀검은 때를 놓치지 않고 왼손 쥔 아스카론을 시겔의 배에 찔러 넣었다. '푸욱' 하는 섬득한 소리와 함께 시겔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아악"
아스카론의 새하얀 검신을 타고 시겔의 붉은 피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시겔은 쓰러지지 않고 괴수같은 소리를 내면서도 왼손으로 귀검의 오른 팔을 잡고 오른손의 쇠 손톱을 귀검의 얼굴을 향해 찔렀다. 곧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악"
이 비명소리의 주인은 귀검이 아닌 시겔이었다. 귀검은 시겔이 오른손 쇠손톱으로 자신의 얼굴을 노리자 주저없이 시겔의 배에 꽂힌 아스카론을 돌려버렸고 시겔은 더 이상 고통을 참지 못하고 쓰러져버렸다. 그제서야 귀검은 시겔의 배에 꽂힌 아스카론을 뺐다. 그러자 다시 진득한 피가 시겔의 배에서 흘러나와 경기장을 적셨다. 하지만, 귀검은 어차피 치료사가 치료할테니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하며 아스카론을 몇 번 휘둘러 검신에 묻은 피를 떨구어 내고 오른쪽 검집에 넣고, 오른손에 든 광룡승천검도 등의 검집에 넣었다. 경기장에서는 귀검의 승리를 알리는 메시지가 떴지만, 귀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다. 귀검의 마음은 온통 준후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장준후...마지막 토너먼트까지 살아남아라....그때 내가 너를 죽일테니깐'
[세계 실내 경기장]
"파이어 볼!"
블랙엔젤은 스테프를 휘두르며 륭 페이에게 마치 소나기 같이 파이어 볼을 쏘아댔다. 정말 엄청난 연사가 계속되자 륭 페이는 불과는 상극인 물로 결계를 쳐서 파이어볼을 방어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블랙엔젤이 기다린 때였다. 블랙엔젤은 재빨리 주문을 바꾸며 블리자드를 캐스팅했다.
"얼어라! 휘몰아쳐라! 싸늘한 햐얀 폭풍의 힘이여! 내 앞의 나를 대적하려는 자에게!"
"쿠웅"
잠시 후 몸이 얼어버린 륭 페이가 경기장 바닥에 쓰러졌다. 블랙엔젤은 승리의 사인이 나오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면서 주기선생을 생각했다.
'미안하지만,...당신이라도... 저의 앞길을 막는다면.... 전 당신과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퇴마시티 시청 [시장실]
여러 토너먼트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장 아하스페르쯔는 벽에 걸린 1m가 조금 넘는 한 자루의 장검을 떼어서 손에 쥐었다. 장검은 검기가 도는 검은 색의 예리한 검신과 보통 롱 소드보다 훨씬 넒은 검날의 폭이 인상적이었다. 아하스페르쯔는 토너먼트 위원들에게 이 검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검은 파천황(破天荒)검(劍)이라 부릅니다. 파천황은 동양의 한자성어인데 천황은 옛 이 땅의 생기기 전의 혼돈을 말하는 것으로 파천황이란 이 천황을 부수다. 즉 대단한 일을 해낸 사람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 검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지요. 자, 보십시요"
말을 잠시 끊고 아하스페르쯔는 손에 쥔 파천황검에 주술력을 주입했고, 위원들은 모두 호기심 어린 눈길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곧 파천황검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햐얀 검기가 무려 5자나 솟아 나왔다.
"짝짝짝짝"
정말 보기힘든 검기를 본 토너먼트 위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아하스페르쯔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토너먼트 위원들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이번 신인왕전의 우승품으로 충분히 가치있지 않습니까?"
"충분합니다. 이 정도면 소황제의 월향검에게도 그리 뒤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토너먼트 위원이 아하스페르쯔의 말에 공감을 표하자 다른 위원들도 맞장구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 파천황검을 칭찬했다. 몇 위원들은 벌써 이 파천황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지 뚫어져라 파천황검을 쳐다보았다.
"정말 검은 색 검신이 멋있군요, 신인왕전의 우승자는 정말 좋을겁니다."
그런데 눈치 없이 한 위원이 이 즐거운 분위기에 끼어들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데 우승자가 검사가 아니면 어떻하죠?"
그런데 아하스페르쯔가 '이때껏 우승자는 거의 검사였습니다.' 라고 말하기 전 아하스페르쯔 옆에 서 있던 위원이 무심코 대답했다.
"에이 팔면 되잔습니까 암시장에서 가격이 꽤 나갈 것 같은데요?"
그 한마디에 돌연 시장실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아하스페르쯔는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진정시키면서 말을 맺었다.
"험험.. 그렇다면 신인왕전 우승상품은 이 파천황검으로 하겠습니다. 동의하십니까?"
"그렇게 하죠"
"좋습니다."
대충 이렇게 신인왕전의 우승품은 결정되고 신인왕전 공지를 알리는 소식은 벽보와 인터넷을 통해서 퇴마시티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퇴마시티 배 신인왕전]
주최: 퇴마시티 토너먼트 위원회, 퇴마시티 시청
참가조건: 프로전투사 중 아직 첫 데뷔한지 1년이 되지 않은 선수
그 외 범죄자가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라도 참가할 수 있음(임신부나 병자도 제외)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