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화를 좀 많이 애정하는 편입니다.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중간고사 등의 시험이 끝나면 단체로 영화관람을 하곤 했는데 영화가 맘에 들면 그 여운이 한동안 가시질 않았었죠.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그 영화의 잔상이 머리 속에 떠오르면 다시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극장으로 가서 그 앞에 붙어있던 영화 속 장면들을 스틸 사진이나마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집에 오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왠만한 영화들은 극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아웃오브안중이 되버리기 일쑤이죠. 어지간한 웰메이드 작품이 아니면 감흥이 일어나질 않는 거 같아요.
요즘 영화의 완성도가 문제가 아니라 제 마음이 좋게 말하면 단련이 되버린 탓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최근 핫한 '곡성'이란 영화를 봤어요.
시간되면 시빌워나 봐야지 하고 있었고 곡성의 포스터는 전혀 제 시선을 끌지 못해 안중에도 없었는데요.
그러나 감독이 나홍진이란걸 안 순간 호기심이 막 자극이 되었죠. 개인적으로 이 감독이 만든 '황해'는 감히 박찬욱의 '올드보이'만큼 혹은 그 이상의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애정하는데 무조건 봐줘야겠더라구요.
그러던 찰나 후니야님이 이 영화의 벙을 치셨고 그렇게해서 러버누님 및 5인과 함께 영등포 롯데시네마에서 관람을 하였어요.
스토리 및 해석에 관해서는 이미 자공카페에서도 몇분들이 훌륭한 글을 올리셨기에 생략하기로 하구요.
영화가 끝나는 순간 관객의 전체의 반응은 물음표 백개였고 우리 일행도 마찬가지였어요. 영화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그때 우린 배가 너무 고팠어요. 3시 영화였는데 대부분이 점심을 안했던지라 우리는 밥부터 먹으러 가자는 분위기였죠
영화 시작때 조금씩 내리던 비가 소나기로 바뀌어 난감했는데 우리 착한 후니야님께서 그새 우산을 몇개 사오셔서 무사히 2차 장소로 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밥과 술을 먹으면서 영화를 안주삼았죠.
사실 이 영화가 감동적이거나 강한 여운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운으로 치자면 이 감독의 전작 '황해'가 훨 쎄구요. 황정민보다 더 주연격인 곽도원은 '황해'때 짧게 보이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되는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의 톤도 여전하고 더 임팩트가 있어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냥 곽도원표 연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백만관객을 빠르게 넘고 여러곳에서 회자되고 있죠. 당장 자공카페만 해도 불괴님,해피메이커님 등 여러분들이 의견을 내주시고 계시고 있는 것만 봐도 관심끌기에는 성공을 한거 같아요.
보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게 결말이 이해가 잘 안된다는 것인데 이미 인터넷에 그럴듯한 해석들이 많아서 궁금해서 속터질뻔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궁금증이 좀 해소되니 다가오는 감정은 '도대체 왜 이렇게 영화를 헷갈리게 만든건야 무슨 의도로?'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모를 정도로 혼란을 줬다면 어떠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토리에 대한 파악보다 중요한 건 감독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인데 불괴님 글을 보고 많이 해소가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ㅎ
그 메시지는 영화 인트로에 자막을 통하여 나오죠. 성경 구절을 인용해서...
그런데 전 허무하더라구요.. 지금 이 시대에 저러한 메시지가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렇게 영화를 베베꼬아 만들었는지...(이건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니 돌던지시지는 마시구요ㅋ)
주제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순간, 제가 좋아하던 한 감독이었지만 비판하고 싶어집니다 ㅋ
이건 완전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감독은 아주 작은 명분을 가지고 자기의 물오른 연출력을 뽐낸 것에 불과한 하나의 퍼포먼스였다고 생각되요. ( 아 돌날아올까 걱정;; ㅋ)
벙개 후, 집에 돌아와 영화와 관련된 글들을 찾아보다 하나의 믿지 못할 헤드라인을 발견합니다.
인셉션은 그 영화가 설정한 꿈의 논리만 파악되면 사실 그리 어려운 영화는 아니죠. 곡성은 감독이 아예 관객의 혼란을 의도해서 연출하고 편집하였기에 그러한 측면에서 인셉션보다는 어렵다고 볼 수 있는 거 같아요...이 또한 저에겐 동의되지 않는 부분이긴 하지만 영화를 즐기게하려는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볼 수 있구요. 흥미롭고 몰입감은 꽤 있으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첫댓글 아.
있어보여요~
난. 이브의건너방 이후엔 아웃어브~~ㅎ
이브의 건너방? 다운받아 볼께요 ㅋ
@미술 고딩1때 본거라ㅎ
즐거운자리였음 그것으로 된거야용~~
네네 즐거웠어요^^ 또 언제 오는거유?
명언이예요
짝짝짝~~
@미술 쥐띠정모때요~
@깨동맘 신랑한테 서울로 이사가자고 해봐요
@미술 ㅋㅋ
집에 와서 영회해석에 대한 걸 다 뒤저본 일인.^^;;
겁나 무서운거 꾹꾹참고 결론보겟단 보상심리로 밧더니..결국 더 헷갈리는 라스트씬 날리고 끝난ㅠㅠㅠ;;;;;;아.....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그게 미술형님 말씀 처럼 ㅋㅋㅋ 첫 성경 구절과 라스트씬이 빚어낸 혼돈의 카오스 같은 ㅋㅋㅋㅋㅋㅋ 저도 그것 때문에 모든 과정을 다시 생각하는 고통(?)을 겪었지요 ㅎㅎ
굿모닝^^ 샤방한 파니님 스타일은 아닌듯해요
좋은 하루 되시길요 ㅎ
잘 읽었습니다~ 이런 평들 좋아요~ :) 분석은 분석나름대로 재밌고 개인의 평은 평대로 다른 시선으로 생각해 볼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이렇게 재밌는 의견을 주고 받은 사람들끼리 한번 더 보러 가는 건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어요. ㅎㅎ
그럴까요? 한번 더 보면 자잘한 디테일과 의미들이 선명하게 드러나기는 하죠. 기분좋게 한주 시작해요^^
@미술 넵~ 기분좋은 한주 되시길 빕니다~
인셉션만큼 혼돈스럽나요?
무션영화도 잘보는편인데 이영화 강추인가여~
인셉션은 그 영화가 설정한 꿈의 논리만 파악되면 사실 그리 어려운 영화는 아니죠. 곡성은 감독이 아예 관객의 혼란을 의도해서 연출하고 편집하였기에 그러한 측면에서 인셉션보다는 어렵다고 볼 수 있는 거 같아요...이 또한 저에겐 동의되지 않는 부분이긴 하지만 영화를 즐기게하려는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볼 수 있구요.
흥미롭고 몰입감은 꽤 있으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미술 혼란의 연출을 파악하고자 몰입하는 과정도 영화의 또다른 재미죵^^
신경질이 날수도 잇지만요ㅋ
감상평과 추천 잘봣어요~^^
미술형 어제 뵈서 방가웠어요.
영화에 대해 좀더 대화하고 싶었는데 이차에 안보신분들도 계셔서.
어젠 약간 제가 산만해서 집중을 못해서 몇몇장면 놓친거 같아요.
다시한번 더 봐야할듯해욥
그렇죠 안보신분들도 오셨는데 너무 그 얘기만 할 수도 없고...암튼 덕분에 즐거웠수^^ 곧 또 봅시당
심야로 보고온 영화인데 평론가들이 지난 4-5년간 최고의 한국영화라고 극찬한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지금까지 단한번도 경험한적 없는 쇼킫한 경험이었습니다
호불호가 있는건 당연한듯..^^
간만에 너무 좋게본 영화라 한마디 적고갑니다
나홍진 감독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표현력과 간담을 서늘케하는 인물묘사력은 국내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