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양평맛집으로 선정된 옥천냉면에관한 이야기를 글을 올려달라는 모 잡지사의 부탁을 받았다.
하지만 몇 번이나 그곳을 찾아가 맛을 시식해보았지만
아직도 내가 미각의 완성도가 없는지 도저히 맛에대한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어
책에 글을 올리는걸 포기하다
오히려 양평맛집으로 냉면보다 더 나은집이 떠올라 소개하기로 했다.
양평맛집 '산마늘 밥'을 탐방한 이야기를 올려본다.
서울에서 양평가는 6번 국도를 타고가는 길은 언제나 신난다.
북한강 강줄기와 숨박꼭질을 하듯 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도로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양평군 국수리가 나오는데
발빠른 음식점 사장은 국수리에 국수집을 차려놓고
지나가는 객을 유혹한다.
국수리에는 국수집이 많아 이제는 "국수집이 많아 국수리가 된것이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주객이전도 되었지만 애교있는 행동정도로 치부하고 살짝 미소를 띄워본다.
바로 국수리 소재지를 지나 나즈막한 고개를 오르다 보면 우측에 '산마늘 밥'이란
간판이 들어온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북포리 308-4 T031-774-7548)
스스로 선장이란 호칭을 넣어 '최선장'으로 부르기를 원하는 전직 뱃사람 '최시원'사장이 운영하는 밥집이다.
불과 몇 해전만 하더라도 소설에서 나오는 흰고래 '모비딕'에서 영감을 얻어
'모비딕'이란 상호로 음식점을 운영하다 지금은 음식점 뒷편, 약 만평의 산 능선에 각종 산야초를 심고 가꾸면서
'산마늘 밥'이란 상호로 개칭하여 운영하고 있다.
몇 해전에 "죽기전에..."라는 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온적이 있다.
'죽기전에 해보아야할 것 101가지'
'죽기전에 둘러볼 여행지 101곳'
'죽기전에 맛보아야할 101가지 음식' 등
죽기전에 이 모든걸 다 해보라고 나열해 책으로 내놓는게 열풍처럼 불어닥친적이 있었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빠른 시대흐름에 정신을 차릴 수도 없어 자신을 잃고 살아가기에
저자들은 바쁨속에서 자신을 찾으라는 뜻으로 다른건 못해보더라도
죽기전에 101가지만은 꼭 해보고 죽으라는 인생 안내서이리라.
하지만 나는 하고싶은게 너무많아 '죽기전에 꼭 해보아야할 것 1.000가지를
만들어 놓고 산다.
인생의 큰 목표도 있지만 이런 잡다한 것도 있다.
이를테면 말이다
'노을이 내리는 바닷가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시가를 피워보는 것'
'가장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를 위해 대금을 연주해주는 것'
'부채만드는 법을 배워 직접만든 부채를 벗들에게 선물하기'
'세계 배낭여행 하기'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하고싶은게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나이가 들어 곱게 늙어가는 방법중 하나로
이런 산야초를 재배하며 자연요리 연구가 '임지호'씨 처럼 직접만든 음식으로
좋은 벗들과 함께할 수 있는것을 꿈꾸기도 했는데
이곳 '산마늘 밥'집이 내가 꿈꾸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곳일만큼
자신있게 추천하는 밥집이다.
오래전부터 피폐해져가는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로 산마늘과 같은 산야초를 재배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해오던 터라 이런 곳을 만난다는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마늘'이란 식물이 생소할 수도 있겠다.
산마늘은 목숨을 구하는 풀이며 먹으면 명이 길어진다 하여 '명이나물'로도 불리운다.
일본에서는 '행자마늘'이라 하는데 오신체를 금하는 수도승들이
고행할 수 있는 체력을 얻기위해 즐겨먹던 나물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단군신화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식물이지만
정상적인 개체로 자라기까지 4년정도 걸리며
한 해에 두 잎이 나오고 더 이상 잎이 나지 않으며
두 잎중 한 잎만 채취해야 하는 관계로 많은 양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예전에는 울등도 분지 등에서 소량생산되었으나
요즘은 입소문을 타고 생산농가가 늘어 조금은 가깝게 접할 수 있는 나물이 되었다.
생으로 먹으면 마늘향기가나 고기를 싸먹을때 마늘대신 산마늘잎으로만 싸먹어도 좋다.
채취의 어려움과 수확시기의 문제로 주로 장아찌로 담가먹는게 일상 다반사이나
쌉싸름하면서 향긋한 내음이 감도는 산마늘잎은 어떻게 먹어도 맛있고 몸에 좋다.
창밖으로 국도 6번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행렬이 보인다.
'산마늘 밥' 주인장이신 '최선장'님이시다.
산야초에 관해 지식도 풍부하셔서
매주 일요일 오후에 산야초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곳에서 산야초 재배 및 산야초효소 체험 등
유익한 정보를 알려준다.
'산나물 밥'에서는 벌나무,생강나무,오미자,헛개,오가피 등을 넣은
향이 좋은 산야초차를 내놓는데 셀프이므로 마음껏 갖다 마셔도 된다.
산마늘 밥(8.000)을 주문하면
산마늘 + 시래기뼈탕+산야초 나물 등 몸에좋은 각가지 자연밥상이 차려진다.
산마늘장아찌와 깻잎,산초 등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을
별도로도 판매를 하고 있어
꼭 이곳이 아닌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작은종이 창가에 달려 있는데
식당직원이 필요할때 호출하는 용도로 쓰인다.
'산마늘 밥'집의 실내,
건물외부는 아이비와 담쟁이 덩쿨이 녹색으로 덮고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더위를 피할 수 있을것 같다.
낡아서 색감도 퇴색된 범선그림이
모비딕의 꿈을 애써 잃지 않으려 희미해져가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는 모습으로
식당 한켠을 지키고 있다.
'최선장'님이 밭에서 직접 재배한 시래기를 채취하는 모습.
'산마늘 밥'기본 상차림이 나왔다.
어느 반찬 할것 없이 모두 먹는 개미가 쏠쏠하다.
돼지감자를 장아찌로 만들어 내놓는데
아삭거리며 씹히는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돼지감자는
구황식물로 옛날에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는 유용한 작물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좋다.
돼지감자 성분이 인슐린분비를 촉진시켜준다는 연구결과가 놔왔다.
산초열매로 만든 장아찌다.
산초는 살충효과와 방부효과가 있으며 향신료로도 쓰이기도 한다.
추어탕이나 장어탕 등에 가루로 만들어 넣어 먹는데 바로 이 열매가 산초다.
오늘의 주인공 산마늘잎이다.
일상적인 장아찌류는 발효되면서 갈색으로 변하지만
이곳에서 직접담근 산마늘장아찌는 녹색의 원색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시래기 부침개도 별미다.
깻잎장아찌
산초장아찌는 음식을 거의 다 먹고 난 후 먹는게 좋다.
향이 강해 다른 음식의 고유한 맛을 해칠 수 있다.
산초는 해독작용도 있어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탈나기 좋은 음식을 섭취할때
산초장아찌를 곁들여 주면 아주 그만이다.
산마늘잎은 그냥 그대로 밥위나 고기에 얹어 쌈으로 먹어도 좋다.
은근한 마늘향기가 풍겨져 나오는데
마늘을 먹고 싶으나 마늘냄새가 걱정일 때 먹어도 마늘향이 입에 남지않아 걱정할
필요없이 마음껏 먹어도 좋다.
산마늘잎의 크기는 어른 손바닥정도다.
'산마늘 밥'집에 왔다면 간장돌게장이나 오리훈제도 좋지만
'삼나물회(15.000)'먹어보라 권한다.
'삼나물'은 다른 이름으로'눈개승마'라고도 부른다.
이런 나물종류를 회로 내놓는다는게 의아할 것이다.
어린잎이 삼蔘잎과 비슷하다 하여 삼나물이라 불리우며
사포닌과 단백질,비타민 A 등이 풍부하고 자양강장효과에 뛰어나며
먹으면 쇠고기 처럼 쫄깃한 느낌과 고소한 맛이 난다하여 고기나물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특성으로 삼나물을 회로 내놓을 수 잇는 것이다.
삼나물은 장미과에 속하며 다년생으로 키는 1m내외로 자라며
뿌리 발달이 강해 토양유실 방지와 강력한 생명력으로 나무 밑이나
반그늘,경사진 곳 등에 재배하기 좋으며
병충해에 강해 관리가 거의 필요없는 무공해 자연 식품으로
한번 식재하면 거의 영구적으로 수확할 수 있다.
이 사진 한장이 무엇을 말해주려 하는지 알것이다.
천하주유의 식탐으로만 바라보지 마라.
"마음만은 홀쭉하다~~"
양평맛집 -산마늘밥,모비딕에서 - 천하주유 -
첫댓글 좋은 식단이군요 먹고싶습니다 잘 챙겨잡숫고 항상 건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