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카 에스턴마틴,,,,,
【인천=카미디어】 정광수 기자 =
영국 신사들의 스포츠카이자 007 제임스 본드의 차, 애스턴마틴이 지난 9월 23일 한국에 들어왔다.
그리고 석 달이 지난 12월 29일, 첫 번째 시승회를 열었다. 애스턴마틴의 핸들을 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공식적으로 수입된 적이 없어서 몰아볼 기회도 없었다.
애스턴마틴은 한국 들어온지 얼마 안 됐지만, 그리 생소하진 않다. 영화 007을 통해 계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BMW가 본드카였던 골든아이, 네버다이, 언리미티드와 몇몇 차들을 제외하곤 본드카는 대부분 애스턴마틴이었다.
▲ 1948년에 나온 애스턴마틴 DB1
애스턴 마틴은 보닛이 늘씬하게 빠진 프론트 미드십 구조에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몸매, 거꾸로 돌아가는 알피엠 미터, 버튼식 기어체인지, 약간 위로 열리는 문짝 등, 독특한 특징을 여럿 갖고 있다.
특히 전매특허인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 눈에 애스턴마틴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1948년에 나온 DB1부터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아랫부분이 더 넓은 그릴로 만들어지기 시작해 이후 DB2, DB3로 진화하면서 오늘날 그릴로 진화했다.
수입사인 애스턴마틴 서울은 DB9과 라피드 S를 시승차로 준비했다.
애스턴마틴 서울 한창희 이사는 “가장 관심이 많은 모델인 DB9 볼란테와 4도어 쿠페 라피드 S의 시승을 먼저 계획했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 서울에서는 이 차 외에도 밴티지와 뱅퀴시 등을 수입한다.
DB라는 모델명은 과거 애스턴 마틴의 소유주의 이름인 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에서 유래했다.
숫자 9는 9번째 모델을 뜻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8번째 DB모델로 보는 게 맞다.
애스턴마틴은 8이란 숫자가 12기통인 DB모델을 자칫 8기통 오해할까 염려돼, 숫자를 하나 건너 뛰고 DB9으로 명명했다.
볼란테는 지붕이 열리는 마차라는 뜻으로 컨버터블을 의미한다.
한편 '라피드'는 빠르다는 뜻으로 1961년 출시된 라곤다 라피드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왔다.
라피드는 처음부터 4도어 스포츠카엿다. 포르쉐보다 먼저 4도어 세단형 쿠페에 손을 댄 셈이다.
먼저 탄 차는 DB9 볼란테다. 가장 애스턴마틴적인 디자인으로 우아함이 느껴진다.
다른 슈퍼카들처럼 우악스럽거나 과격하게 생기지 않았다. 고급 수트를 차려입은 신사가 타고 있을 것 같다.
DB9 볼란테는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모델이다. 두툼한 천으로 만든 소프트탑은 15초만에 열린다.
따뜻한 바람을 뿜어주는 히터를 켜면 추운 겨울에도 우아하게 지붕을 열고 다닐 수 있다.
우아함은 실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위쪽으로 비스듬히 열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실내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날카롭고 화려한 디자인 대신 편안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실내를 꾸몄다.
눈에 보이는 것 들은 모두 진짜 가죽, 진짜 나무다.
두 차 모두 4인승이지만 2도어 컨버터블인 DB9볼란테의 뒷좌석은 형식적인 수준이다.
트렁크 역시 소프트탑이 들어가는 공간 탓에 매우 좁다.
센터스텍 가운데에 키를 밀어 넣으면 우렁찬 배기음을 내며 시동이 걸린다.
애스턴마틴의 특징인 크리스탈 키는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엔 들여오지 않았다.
DB9 볼란테에는 6리터 12기통 엔진이 달려 최고출력 517마력, 최대토크 60.8㎏.m을 내뿜는다.
패달을 밟자 우렁찬 배기음은 운전자의 가슴을 뒤흔든다.
변속될 때마다 머플러 뒤에서 터지는 '백 파이어' 소리가 운전자를 자극한다.
황홀한 사운드에 시승 후에도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인데 변속이 듀얼클러치만큼 빠르다.
주행감은 재규어와 비슷한 느낌인 듯 하면서도 더 예민하다.
하지만 이전 모델보다는 훨씬 다루기 쉬워졌다는 게 애스턴마틴 측의 설명이다.
시승한 차는 탄소섬유로 만든 브레이크 디스크가 달린 모델로 기본 DB9 볼란테보다 14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두 번째로 탄 차는 4도어 쿠페 라피드 S다. 문짝이 네 개 달려 뒷좌석을 배려한 쿠페다.
하지만 세단처럼 편히 앉을 정돈 아니다. 뒷좌석이 좁다.
182cm정도 되는 남자가 앉으면 머리도 지붕에 닿을 정도다. 자녀를 태우는 용도로 써야할 것 같다.
4도어 모델이지만 달리는 느낌은 완전히 스포츠 쿠페다.
DB9 볼란테보다 약간 차분한 듯 하지만 웅장한 배기 사운드는 여전히 황홀하다.
DB9과 같은 엔진이지만 튜닝을 해 최고출력 558마력, 최대토크 60.8kgm을 낸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뒷좌석을 배려한 모델답게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모니터가 달려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다.
현재 내비게이션은 달려있지 않지만 조만간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넣을 예정이다.
먼저 애스턴마틴을 산 사람도 추후 무상으로 내비게이션을 장착해준다고 하니 걱정 없이 구입해도 되겠다.
애스턴마틴은 현재까지 약 40여대가 계약됐고, 현재 18대가 주인에게 전달됐다.
지금 주문하면 3~4 달 뒤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전량 주문 제작이다 보니 수요보다 공급이 달린다.
DB9 볼란테의 가격은 3억4,370만 원,
브레이크 디스크 등 곳곳에 탄소섬유가 들어간 DB9 볼란테 카본 에디션은 3억5,760만 원이다.
라피드 S의 가격은 3억4,370만 원이다.
슈퍼카 수준의 높은 가격이지만, 애스턴마틴이 지향점은 이탈리아산 슈퍼카들과 다르다.
가속이나 최고속도 등 숫자로 찍히는 성능보다는 편안하고 우아하게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애스턴마틴은 100년 동안 이런 GT(Grand Tourer)카를 전문적으로 만들었다.
애스턴마틴이 가장 빠르거나 최신기술이 집약된 차는 아니다.
하지만 100년간 쌓아올린 헤리티지와 감성은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애스턴마틴은 이런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을 위한 차다. 거기에 007 영화까지 좋아한다면 이 차가 제격이다.
첫댓글 애스턴마틴은 개인적으로 남성의 몸을 형상화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옛날 모델은 울퉁불틍 근육이 큰 남성을 형상화 했다면
최근 모델은 핸섬한 외모의 잔근육이 발달한 남성을 형상화 한듯...^^
테슬라 디자인과 가장 닮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