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네 식구들이 어제밤 늦게 모두 떠났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데도 시끄럽고 수선스럽다.
썰물 빠져나가듯 모두 콘도를 떠난 후에야 비로소 조용히 쉴 수 있었다.
우리 4식구만 남아 북적거림 없이 편안한 잠을 잤다.
우리 애들이 다 커서 그런지 어린 조카들이 한꺼번에 모두 모인 자리는
반갑기도 하지만 솔직히 몇 시간 지나면 어지럽고 정신이 없다.
아침밥을 해먹고 점심 도시락까지 싸서 퇴실을 하고 광주로 출발했다.
화창한 날씨가 덥지만 차 창을 열면 시원하고 건조한 바람이 들어온다.
보통은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면서 열혈애청자 노릇을 했었지만
오늘은 조수석에 앉아 108염주와 계수기를 쥐고 염불에 들어갔다.
예전엔 지역에 따라 주파수를 바꿔가며
라디오에서 진행하는 퀴즈를 들으며 문자를 보내거나
혹은 방송에서 지나는 곳의 상황을 알려주는 전화를 해 달라고 하면
전화를 해서 방송에 연결되어 공중파를 타기도하고
때론 노래신청을 해서 직접 방송을 통해 듣기도 했는데
그럴때마다 방송국에서 선물을 받곤 해서 문화상품권을 비롯한
여러가지 선물을 타는 재미를 톡톡히 즐기다 보면 어느덧 광주에 도착하곤 했다.
하지만...이번 추석은 다르다.
올라 갈 때도 내려 올 때도 라디오를 켜지 않고 오로지 기도만 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를 제외하곤 염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핸들을 잡은 옆지기가 지루하고 혹시 잠이 오면 어쩌나...했지만
워낙 베스트 드라이버라 걱정은 내려 놓았다.
이럴땐 '말수 적은 남편이라 다행이다'... 싶기도하다.
덕분에 두 아들은 뒷자리에서 낮잠 삼매에 들었다.^^
가는길에 남편이 미타사에 들렸다가 가자고 해서 갔다.
도로에서도 보이는 키 크신 지장보살님이 계시는 미타사.
극락전에 들어가니 비구니 스님 혼자 사시예불을 보신다.
아미타 부처님께 인사올리고 시주함에 불전을 넣고 잠시 예불동참을 하고 나왔다.
기다리는 식구들만 없으면 끝까지 참석하련만...
충주를 벗어나기 전에 주유소에 들러 우리차 밥을 먹이는 동안
차 문을 조금 열고 있었는데 남편과 주유소 사장님(?)과 대화 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유소 사장님 하시는 말씀...
"어디까지 가세요?"
"네~충주가 고향인데 살기는 광주에 삽니다."
"어휴~멀리가시네요.그런데...사모님은 차 안에서 염주들고 기도하시네요.불심이 깊으신가봐요."
순간 나는 내가 계속해서 진언을 외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 네~에. 그냥..."
나는 멋쩍게 웃으며 문을 닫았다.
계산이 끝나고 남편이 차에 타려는데 그 사장님 하시는 말씀...
"저기~오늘 아침에 우리 밭에서 따온 호박이 있는데...드릴까요?
가져가서 반찬 해드세요."
"아~ 그러세요? 주시면 감사하지요." 남편의 목소리가 유쾌하게 들린다.
사장님이 직접 차에 실어주신다.
나는 차 문을 열고 정중하게 인사 드렸다.
"어머~감사합니다.잘 먹겠습니다."
"네~. 다음 명절에 고향에 오시면 또 들러주십시요.모처럼 불자를 만났네요."
"그럼...수고하십시요." 남편이 인사를 한다.
차는 출발하고 내 기도는 계속 이어진다.
108 염주가 한 바퀴 돌 때마다 찰칵~ 숫자가 넘어간다.
눈으로는 전방을 주시하고 들녘을 바라보며 마음으로는 나를 바라보며
입속으론 중얼중얼 진언을 외운다.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낯익은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아파트 마당에 들어선 후에야 내 기도는 멈췄다.
'야~ 집에 왔다. 무사히 도착함에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운전 교대하자는 말 없이 힘들단 말 없이 운전 해준 부처님께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우리 애마에게도 '장거리 달리느라 수고 많았으니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계수기 숫자 82.
광명진언 8천2백독을 한셈이다.
나머지 천 8백독은 집에서 마무리 했다.
[비록 삼일동안이지만 이기도의 작은 공덕이 있다면
일체중생과 유정물 무정물 모두의 행복을 위해 바칩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저의 원이 이루어지이다.
나무 석가모니불_()_
나무 석가모니불_()_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_()_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릴레이 기도를 명절 연휴에 하겠다고 해놓고
어떤 기도를 할까?...정하지 못했었다.
절을 하자니 명절이라 장소와 시간이 그렇고...
그래서 염불을 하기로 했는데 다라니도 좋지만
조상님들께 차례도 올리고 하니 광명진언을 택했다.
그래서 삼일간 만독씩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결과는 마음에 든다.
기도하며 '찰칵찰칵' 누르는 계수기 소리를 들으며
그저 조용히 기사노릇을 해주신 부처님...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_()_
고작 2박3일 만에 집에 왔는데 마치 며칠만에 집에 온 느낌이다.
집...참 좋다.
짐 정리를 끝내고 청소를 하고 저녁을 했다.
집에서 조용히 편하게 마음놓고 먹는 밥이 정말 맛있다.^^
3일기도동참 회향을 하면서 참 행복하고 감사했다.
기도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라 행복하고 감사하고
이끌어주시는 스님과 함께하는 도반들이 있으니 행복하고 감사하고
시댁이 멀긴 하지만 가는길에 가을풍경을 바라보니 행복하고 감사하고
콘도에서 가족들 모여 자유롭게 지내니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곳에서도 부처님 도량에 갈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고
큰스님 뵙고 좋은 말씀도 들으니 행복하고 감사하고...
행복과 감사는 내 곁에 무진장하게 많다.
그래서 한없이 기쁘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새벽에 일어나 법당에 가는 일 부터...
첫댓글 워낙 베스트 드라이버라 걱정은 내려 놓았다.......... 세상 일 모두 이렇게 턱 믿고 내려놓고 살아야겠죠? 회향 축하드립니다. 수행에 감탄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법우님 계셔서 행복합니다.
법우님의 말씀...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회향 축하드려요~~~ 광명진언 팔천독이라 정말 대단하십니다.감사합니다
법우님~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감사하고, 행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도인의 삶이 따로 없네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백팔배 만일결사하시는 법우님이 도인의 삶을 사시는거죠.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회향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감사하고 행복한 법인화법우님의 삶..그대로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법우님~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법성심 법우님의 죽비 소리에 맞추어 일백여덟분의 절수행이 멋지십니다 , 법인화 법우님 성불하십시요 (수진)
법성심 법우님~수진 법우님~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저도 세어봤어요. 왜 저는 빠졌죠? ㅋㅋ
우와정말 그러네요....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법인화법우님
회향을 축하 드립니다. 언제 어느곳에서나 수행의 끈을 놓지 않고 여여하신 법우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법우님~타국에서도 열심히 수행하시는 모습 늘~배우며 삽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움직이는 곳마다 기도하시는 모습 정말 대단하십니다. 광명진언 천독하는것도 생색 내는 제가 감히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련지...회향 축하드립니다...감사합니다.
에구~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뵙고싶네요.^^*
불자는 어디서나 반가운 법이죠,,정말 감사합니다,,어디서나 수행하시는 법인화 보살님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있는 곳이 법당이요 내가 주인공이다] 그렇게 살려구요...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법우님 사랑합니다
법우님의 정열적인 인사....^^*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찰칵찰칵' 누르는 계수기 소리를 들으며... 계수기 돌아가는 소리 정겹게 다가옵니다. 이번 추석연휴 시작과 끝을 행복을 가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_()_
법우님~감사합니다.행복과 감사와 사랑...모두 함께 합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회향 축하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
일화 법우님~왕관...축하드립니다._()_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수행제일 법인화법우님 ~~ 회향을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_()()()_
귀여운 여인^^* ...법우님~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
회향을드립니다. 광명진언 만독..수행제일 법인화법우님에 한표^^ _()()()_
감사~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법우님의 건강발원 기도 합니다._()_
회향 축하드립니다. 역시나 멋지시군요. 목은 괜찮으신지요.
와~법우님도 왕관...축하드려요._()_ 목은...괜찮습니다.입속으로 소리 안나게 중얼거린거라^^*...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