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행 첫날. 역시나 비는 어김없이 우리를 반겼다.
장마철 여행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동해안 기차여행이 떠올랐다.
수마로 인해 동해선 몇몇 구간의 운행이 중단된 상태에서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동해역에서부터 정동진으로의 왕복 기차 여행을 괜찮아 보였다.
이후 여행 일정은 열차를 타는 동안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묵호항의 논골담길과 등대공원, 뷰가 좋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우선, 우리는 동해역으로 향했다. 숙소인 옥계에서는 동해역까지 약 20여분이 소요되었다.
동해역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동해선에서는 비교적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저기 화물열차도 보였고 ktx도 정차하기도 했으니.
동해역 주차장은 역에서부터 약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도보로는 가로질러서 이동할 수 있어서 멀지 않았다.
정동진까지의 열차는 굳이 예매할 필요는 없어서 현장 구매를 이용했다. 역내에는 손님들이 꽤나 있었고 다들 여행객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들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기차를 타보지 못해서 한껏 들떠 있었다. 스페인의 렌페를 이용할 때 처음 타본 기차에 대한 로망이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기차는 자동차에 비해 활동 범위가 넓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동방법인 것 같았다.
강릉에 비해 동해쪽은 실내 관광지가 없어서 아이들이 있다면 장마철에는 열차여행도 좋은 선택일 수 있을 것이다.
가족여행단의 여행 정보 [동해역 인근 관광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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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계곡 명승지
신선이 노닐었다는 일명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무릉계곡 명승지는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계곡으로 수많은 기암괴석과 절경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마치 현존하는 선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태고의 신비와 전설 속에 무릉계곡 명승지는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관광명소이다. 역에서의 거리는 약 12km 가량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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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곡천연동굴
천곡천연동굴 자연학습관은 갖가지 희귀석들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의 신비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동해시 천곡동굴은 총길이 1,400m의 석회암 수평동굴로서 생성시기는 4~5억 년 전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내부는 종류석, 석순, 석주 등 20여 종의 2차 생성물로 구성되어 있어 지구과학에 대한 자연학습장으로서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역에서의 거리는 약 4km 가량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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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암해변
동해안의 삼해금강이라고도 불리우는 맑은 물과 잘게 부서진 백사장이 아름다운 추암해변은 '한국의 가볼 만한 곳 10선'에 선정되기도한 곳입니다.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해안을 중심으로 하여 동해안의 삼해금강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현재 근린공원을 조성되어 있다. 미묘한 해안절벽과 함께 그리움이 배인 촛대바위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역에서의 거리는 약 5km 가량 떨어져 있다.
열차 배차 시간은 시시때때로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열차 시간표를 잘 확인해서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했다.
< 동해 ⇔ 정동진 열차 배차 시간 / 출처 : 코레일 >
우리는 12:04분 강릉행 열차를 타서 약 30분을 이동한 후 정동진에서 하차했다. 가는 동안 비내리는 창밖 풍경이 제법 운치가 있었다.
구간마다 바닷가 근처로 지나가기도 했고 멀리 돌아가기도 했다. 기차에서 보는 오션뷰는 가히 낭만적이라고 할만했다.
손님이 드문 열차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의미가 있어서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동해역에서부터 묵호역, 옥계까지 향하는 노선이 주로 해안가를 따라 이동한다. 그 사이에는 망상해수욕장의 오토캠핑장도 위치하고 있어서 캠핑카를 이용한다면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그렇게 30분이 흘러 드디어 정동진역에 도착했다.
사실 정동진은 처음이었다. 바닷가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새해 첫 일출을 보는 관광명소를 이제야 볼 수 있다니.
한산한 동해역에 비해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플랫폼에는 시가 새겨진 비석을 비롯하여 드라마 "모래시계" 기념비 등등 다양한 볼거리가 세워져 있어서 관광객들이 추억을 담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 중 특별한 비석이 있었는데, 이 비석은 약 15년 전에 장모님께서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여준 그것이었다.
세월이 흘러 비석의 위치가 바뀌었지만 모습은 그대로였다.
역시나 정동진역은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었다. 파도치는 모습을 플랫폼에서 볼 수 있으니.
가족여행단의 여행 정보 [정동진]
- 정동진은 〈한양(漢陽)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정확한 위치는 서울시 도봉산의 정동쪽에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곳은 신라때부터 임금이 사해용왕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2000년 국가지정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축전을 성대하게 치른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이기도 하다.
- 정동진역은 우리나라에서 바다가 가장 가까운 역으로,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가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배경이 된 정동진역 일대도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정동진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아들었고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서울 청량리와 정동진 간 6시간 코스의 해돋이 열차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정동진행 관광 열차를 운행할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해돋이를 비롯해 인근에 정동진해수욕장, 일명 모래시계나무라 불리는 해송, 정동진 시비 등이 있다.
정동진역 플랫폼의 포토존으로 마련된 곳이다. 일출시간이 알려줬지만 장마철이라 해를 볼 수는 없었다.
모래시계나무로 유명하다. 정동진의 역사를 모두 담은 듯한 느낌을 가졌다.
15년 전 장모님은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엔 가족끼리 와서 의미 있는 추억을 담았다.
가족여행단의 여행 정보 [정동진역 레일바이크]
- 정동진역에서는 전동 레일바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 티켓의 경우 현장구매는 쉽지 않으므로 인터넷 예매는 필수 중 필수다.
- 시간대별로 운영 중인 레일바이크의 가장 큰 장점은 전동이라는 점이다. 특히 여름철 무더운 날에 편하게 바다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여타의 레일바이크와의 차이점이므로 아주 매력적이다.
- 2인승, 4인승으로 구성되어 각각 25,000원, 35,000원으로 매우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동진역에 갈 계획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길게 늘어선 대기인원을 보면 알 수 있듯 인터넷 예매는 필수다!
정동진의 이모저모 둘러본 후 해변가로 이동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변가 입구에는 발열체크 및 명부작성을 진행하고 있었고 그후에는 종이 팔찌를 착용해야 했다.
다들 부슬비가 내려서인지 우산을 쓴 채 저마다의 추억에 잠긴 채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멀리 정동진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썬크루즈 호텔이 보였다.
아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모래놀이에 빠져서 연신 깔깔대고 웃고 있었고 밀려오는 파도는 무서웠는지 소리를 지르며 반대쪽으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13:30 열차에 타고 다시 동해역으로 향했다.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듯 정말 배가 산에 걸쳐 앉은 듯한 모습을 한 썬크루즈 호텔은 정동진의 상징이라고 할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