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17. 풍경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17. 풍경|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
눈 뜬 물고기처럼 수행 전념 의미 담겨
‘풍경’ 하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수많은 불교 용어 중 이만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말도 찾기 힘들다. 물론 사찰의 장엄물을 나타내는 ‘풍경(風磬)’과 경치를 뜻하는 ‘풍경(風景)’의 뜻이 엄연히 다르지만 익숙한 말이기에 그만큼 친숙하게 여겨진다.
풍경은 법당이나 불탑의 처마 밑에 작은 종처럼 만들어 가운데 추를 달고, 그 밑에 물고기 모양의 판을 매단 불교의 상징물이다. 바람이 불면 물고기 모양의 판이 흔들리며 나는 청명한 소리도 매력이지만 앙증맞은 모양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수행에 전념하라는 의미가 담긴 경세(警世, 세상 사람들을 깨우침)의 도구로써 목어나 목탁과도 상징하는 바가 일치한다. 나태한 수행자를 깨우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대다수 사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화려하고 다양한 조각은 볼 수 없지만, 이중에서도 특히 신라 감은사지에서 출토된 청동풍경이나 백제 미륵사지의 금동풍경은 유명하다. 풍경에 도금을 하는 예는 극히 드물지만 금동풍경의 경우로 미루어 당시 미륵사의 사격(寺格)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풍경과 관련된 다음의 일화가 전한다. 석가모니의 17대 제자인 승가난제가 가야사다에게 전법할 때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냈다.
승가난제가 “바람이 우는가, 풍경이 우는가?”라고 묻자 가야사다는 “내 마음이 우는 것일지언정 바람이나 풍경이 우는 것은 아닙니다”고 답했다. “바람도 풍경도 아니요, 네 마음이라니 무엇이 네 마음인가”라며 되묻자 “모두가 고요하기 때문이니 그 어찌 삼매가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승가난제는 불법의 참 이치를 잘 풀이했다며 가야사다를 칭찬했다고 한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17. 풍경|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