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가득 누릴 수 있는 싱그러운 봄날!
이 날을 풍성하게 누리기 위해 오늘은 밖으로 나가 그림 그리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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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를 지나고 있어요.
우리 몸에도 작은 관절들과 큰 관절이 이어져있는 것과 같이
절기마다 작은 절기들을 지나 큰 변곡점이 되는 절기들이 있지요.
곡우도 봄날을 지내고 여름을 앞두고 있는 큰 변화를 가진 절기라 할 수 있어요.
그런 곡우를 맞이하는 자세로!
자연이 지내고 있는 때와 더불어 우리 각자는 어떠한 때를 보내고 있는지도 생각해보는 시간 가지려 해요.
고요한 숲 사이에서 쉬어가며
자연에 눈 맞추고 생각과 마음 비워요.
그동안 배우고 연습해왔던 선들도 활용해요.
나가는 것만으로도 웃음꽃 활짝 피는 빛알찬 학생들!
생기 가득 머금은 풀들과 같이 우리들도 푸르르답니다!
20여분 정도 걸어서 구름전망대로 갔어요.
저마다 마음이 이끌리는 곳으로 가서 자리잡고 앉았어요.
2시가 넘은 시간이라 해가 강렬하기도 했어요.
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선선했지요.
잠시 넋놓고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아요.
짧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바짝 집중해서 작은 나뭇잎 하나, 나뭇가지 하나를 관찰해요.
고요하게 집중하다가도 또 서로를 마주보더 까르르 웃고시원한 바람 덕에 기분도 좋고! 지화자 좋구나!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도 그려봐요. 그리다보니 어느새 사라진 구름!
커다란 흰 종이가 마치 눈 덮인 세상 같기도 하고요.
관찰하면서 어땠는지, 내가 관찰한 대상물엔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떠한 때를 보내고 있는지 함께 나눴어요.
가을
처음에 이 풍경을 봤을 때 첫눈에 반해서 그리게 되었다.
계단과 난간이 액자처럼 보이고 그 액자 안에 하늘과 나무들이 너무 예뻤다.
즐겁게 그렸다. 다 그리지 못해서 아쉽다.
내 때는 즐겁게 지내고 있고 다 그리지 못한 그림처럼 아쉬움과 채우고 싶은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상준
대충 보던 소나무 끝에 이런 바나나(?) 같은 게 있는 게 신기했다.
대충 보던 것도 자세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치던걸 깊게 보고 싶다.
은율
오로지 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중요했던 건 근심 걱정을 까먹었다는 거다.
내가 그림 그릴 때 느끼듯이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말로 표할 수 없다.
산은 신기하다. 쓸 수는 없다. 이 세상에 없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나의 때는 행복하면서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 혼란의 때다.
어느 때보다도 나를 사랑하고픈 때. 자연을 사랑하듯이.
은혜
오늘은 구름 전망대에 가서 자연물을 그렸다.
가는 시간도 있고 늦게 출발해서 시간이 적었다.
풍경을 그리려고 했는데 스케치하고 계단을 그리니까 시간이 다 가버렸다.
그래서 좀 아쉽다.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늘은 다 못했지만 완성하고 싶고, 재밌었다.
나는 어떤 때인가... 음... 잘 모르겠다.
뒤죽박죽이다. 나는 나를 알아가는 때인 것 같다.
이준
이걸 그리면서 엄청 힘들었다. 처음엔 쉬웠는데 시간이 가니 어려워졌다.
모든 계속 쉬울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 그리니 뿌듯했다. 다음에도 밖에 나와서 그리고 싶다.
재인
하늘을 봤다. 넓었다. 하늘을 보니까 내가 너무 작아 보였다. 하늘색이 층층이 달라서 예뻤다.
조용한 느낌이 들었고 멋있었다. 하얀 뭉게구름은 금방 흩어지는데, 땅이랑 가까운 구름은 잘 안 없어졌다. 새로웠다.
밖에 나오니 기분이 상쾌했다.
나는 내 때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근데 뭐... 재밌는 때를 보내는 것 같다. 같이 이야기하고, 지내는 게 나름 행복하다.
준
구름 전망대 가장 아래 칸에서 작은 나무를 그려 보았다. 이번 수업 나의 목표는 ‘자세히 관찰하기’였다. 정말 나뭇잎 하나 빠뜨리지 않고 전부 눈에 담자 마음 먹었다. 사실 관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림에 담는 것 까지가 끝이겠지만 그것은 나의 영역밖의 일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자세히 관찰하기에 중점을 뒀다. 정말 잎 하나하나 보고 따라 그렸다. 잎들의 개성이 다 다르기에 그걸 담고 싶었는데... 이 정도면 만족이다.
나는 지금 어떤 때를 보내고 있나 생각해봤다. 3년 째 열심히 키워온 오이로 예를 들자면 싹이 나와 자라서 가장 밑에 줄을 겨우 잡은 상태? 여러 의미로 해석 가능한 때이다. 싹과 지주 등의 의미는 여러분의 상상력에~
지현
느낀 점은 그리면서 점점 완성되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또 드리마시는 공기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아래 그림은 좀 촉박해서 빨리 빨리 그렸는데 더 열심히 그리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 한다.
때는 좋은 때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마냥 행복하진 않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좋다.
하준
요즘 산이 멋있다. 산이 그냥 연둣빛이 아니라 녹색, 짙은 녹색, 푸른빛으로 물결치는 느낌이다. 거기다 해까지 나면 산은 살아난다.
그런 산을 담고 싶었다. 작년에도 비슷한 그림을 그렸었는데 좀 아쉬웠어서 또 그려보고 싶었다. 산의 면적을 어떻게 채울까... 많은 고민을 했다. 나무와 나무, 나무와 돌, 해가 비추는 곳과 안 비추는 곳에 차이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입체감이 없다. 2D다. 인수에서 마지막 봄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복잡한 생각 잊고 쉼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또 나가면 좋겠다!
해성
오랜만에 산에 가니 기분이 맑고 상쾌해졌다. 어느덧 나무가 무성해지고 벌레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 특히 애벌레들 보면서 벌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들이 푸릇한 게 생기를 온몸으로 발산하는 듯 보였다. 그 모든 풍경을 바라보며 참을 먹고 그림을 그리니 평화로웠다. 그림으로 그 풍경들을 담기가 부담되기도 했지만 배운 것 연습도 할 겸 풍경도 관찰할 겸 해서 부담을 놓고 편하게 그렸다.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얽혀있는 모습이 재밌었고 자세히 보이 그런 모습도 매력 있었다. 나뭇가지 표현할 때 배운 대로 해보니 그림이 훨씬 자연스러워져서 놀라웠다. 그림은 시간 단계쯤인데 조금씩 완성해가고 싶다.
나는 요즘 여러 갈래의 때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학교생활이 안정돼서 새로운 시도와 계획을 실행 중이다. 나름 평화롭다.
현아
내가 그린 아이는 아주 생명력이 넘치는 아이였는데, 그림에 막 표현이 된 것 같진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걸 그림에 담는 건 어떤 걸까.
나는 지금 어떤 때를 보내고 있나 생각해 봤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를 알아가는 때이겠다 싶다.
환
인수봉을 보고 그렸지만 그렇게 봐야만 그렇게 보일 것 같다. 어렵긴 했지만 바람도 불고 햇살도 있으니 좋긴 하다.
나는 요즘 알쏭달쏭 한때를 보내고 있다. 좋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뭔가 모르겠는 느낌이다.
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