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도 와인처럼 스터디가 필요한 술
‘사케’는 쌀과 누룩을 원재료로 삼아 빚은 술로, 한국의 ‘청주’와 만드는 법이 비슷하지만 맛이 다른 일본 전통주다. 평균 15~17도수라 맥주보다 강하고 소주보다는 목 넘김이 부드러워 와인처럼 멋스럽게 마실 수 있다. 사케는 일본 전역에서 다양한 기술로 생산되어 수질과 숙성 방법에 따라 다양한 등급으로 나뉘며 고가품은 와인처럼 일련번호가 달린 라벨이 붙는다.
등급 사케는 원재료나 제조 방법에 따라 크게 (높은 등급 순으로) 긴죠슈, 준마이슈, 혼죠조슈, 보통주 4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좋은 술일수록 술쌀을 얼마나 깎아 내느냐에 달려 있는데, 가령 정미율이 20%라는 말은 80%를 깎아 내고 20%만 남겨서 술을 빚는다는 뜻. 많이 깎아 낼수록 고급 술로 평가받고 가격 역시 비싸다. 원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다이긴죠슈와 긴조슈, 준마이슈는 쌀과 누룩으로만 만들고, 혼죠조슈는 쌀과 누룩에 알코올을 첨가한 대중적인 술이다. 이런 특정 명칭주 이외의 술을 보통주라고 총칭한다.
사케를 제대로 즐기려면…
우리나라에서 사케는 흔히 ‘데워 마시는 술’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한겨울이 아니면 차게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사케를 데워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와인의 맛과 향이 깊어지도록 디캔터 과정을 거치듯 저가의 사케를 데워서 향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향이 섬세한 고급 사케일수록 고유 풍미를 그대로 음미하기 위해 냉장 보관하거나 살얼음을 띄워 5~10。 로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따뜻하게 먹는 사케는 끓이는 것이 아니라 데우는 것. 데워 먹는 사케 ‘아쯔칸’을 만들 때는 맛이 진한 준마이, 혼조 급의 사케를 직접 불에 올리지 고 물이 끓는 냄비에 사케 담은 그릇을 넣어 중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보온을 유지하는 티 포트나 손이 뜨겁지 도록 이중으로 제작된 히레 잔에 담아 마신다.
1 히레 잔
이중으로 만들어 잔이 따뜻하면서도 손이 뜨겁지 않은 잔. 노르스름하게 구운 복어 지느러미를 뜻하는 ‘히레’를 넣고 따뜻하게 데운 사케를 넣어 마시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2 다마고 잔
따뜻한 사케나 감기 기운이 있을 권하는 ‘다마고 사케’를 마실 때 쓴다. 달걀노른자를 잘 풀어서 조금씩 흘려 넣으면서 연한 노란빛을 띨 때까지 저은 뒤 설탕으로 간을 하면 바나나 향이 나는 다마고 사케 완성.
5만~10만원대 프리미엄 급 고급 사케는 주로 차게 마시는데, 이렇게 차게 마시는 술은 찬 술을 뜻하는 일본어 ‘히야 사케’라 불린다. 잘 정리된 세련된 맛과 미묘하게 섞인 향이 일품인 나마 조슈나 다이긴죠 등급의 사케에 살얼음을 띄워 아주 차게 마시면 풍미가 살아난다.
3 타마 잔
차가운 사케를 마실 때 주로 사용하는 투명 잔. 냉장 보관해 둔 사케를 ‘독구리’라 불리는 호리병에 담아 따라 먹을 때 주로 함께 사용한다.
4 마스 잔
잔을 가득 채우는 술 문화를 지닌 일본에서 잔에 넘치는 술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템. 넘쳐서 나무 상자에 흘러내린 술을 다시 잔에 부어 나무 향과 함께 마신다.
속을 달래는 따뜻한 <간사이어묵>
사케와 함께 하는 어묵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