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여행기 (同伴旅行記)-5- 영화속으로-Maine주
제3일째 Mile Bridge Motel
Boston->Hwy95->Bangor->Local 1A->Ellsworth->Local 1->Mil Bridge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주변 호숫가와 잔디공원을 돌며 역시 담배를 피웠다. 말보르 light. 어젯밤 깨스바에서 함께 샀다. 오랫만에 미국에서 미국산 담배를 피며 잡 생각 대신 들어가면 아내의 건강에 대하여 어디를 체크해야 할지 생각했다. 그러면서 내 신체도 체크했다. 다리와 무릅과 발등의
관절들을 체크하고 이상없자 허리를 굽혀 땅짚기 펴서 하늘보기를 몇 번하였다.
그리고 군에서 늘 해오던 맨손체조를 했다. 현재까지 별 문제 없었고 기분도 좋았다.
호텔 방에 들어가자 벌써 아내는 일어나 목욕을 하고 옷을 입고 있었다.
"컨디션 어때? 아픈데는 없어?"
"아임 오케이. You?"
물어오는게 좀 시비쪼였다. 여기서 말려들면 절대 안된다.
"별 문제없고 좋다."
"다행이네."
"엥 ???"
그냥 넘어가자. 갑질의 노래이니까 ㅎㅎㅎ.
아내는 전날 차림 그대로이고 나는 청바지와 첼시부츠 그리고 티셔츠위에 산지가 근 28년이나
가까이되는 코오롱 등산용 조끼를 입었다.
아내는 굳이 먹어야 된다며 어제밤 호텔에서 전기밥솥으로 만든 하얀 먹다 남은 쌀밥을 그릇에
퍼준다. 이건 갑질의 노래는 아니겠지. 하며 둘이서 기분좋게 적당히 먹었다. 조금은 남겨 두었단다.
가다가 허기지면 먹을려고 ㅎㅎㅎ. 대단한 할무이여~ 그리고 우리 크로이 선물 챙겨주며
"뒷좌석 아래에 상하지 않게 잘 놓고 크로이 줄 때까지 책임져야돼!"
아주 심각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내가 책임질겨~"
아내는 충청도 뿌리에 경기도 비봉이 놀던 곳이다.
"나는 운전을 해야하니 배 부르면 졸린다. 이 정도면 잘 갈 수 있다~"
"나도 많이 먹으면 배 아퍼서 적당히..."
그렇게 아침까지 마치고 남은 밥과 집에서 가져온 김과 마트에서 산 닭고기 과일 등을 따로 싸서
조수석 앞에 두고 아내는 좌석에 앉자 말자 곧 GPS를 켰다. 우리는 폼 좋게 기분도 좋게 호텔을 나섰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보스톤 시내를 서서히 벗어나며 하이웨이 95번을 탓다. 그리고 나는
악셀레이트를 밟고 CRV를 동쪽으로 향했다.
나는 Machias의 모텔을 생각했는데,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둘째가 그곳은 이미 예약이 끝나서 밀브릿지의 하나 밖에 없는 모텔을 예약했다고 이메일로 연락해왔다. 도리가 없었다. '잘했다. 고맙다.' 하고는 밀브릿지로 디스티네션(목적지)을 정했다.
밀브릿지는 메키아스보다 50분 정도 가까운 거리의 해변가에 있었다. 다 좋았다. 95번을 타고 계속 동쪽으로 가면 뉴브런즈윜 케나다로 간다.
우리는 중간에서 빠져나와 남쪽으로 가서 해변을 타고 동쪽으로 가야한다. GPS가 좋았다.
우린 지피에스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옛날에는 지도만 달랑 들고 오고 갈 길 지도위에 칠해가며 다녔었다.
한국에서의 이야기다. 지금은 그런 지도가 필요없다며 사는 기회를 놓쳤다. 이제는 디스티네이션만 치면 스마트폰의 GPS가 거리 시간 도로상태 등 다 아르켜준다. 얼마나 살기좋은 세상에서 우리가 막바지로 사는가 ㅎㅎㅎ. 마! 후회없다. 지나간 날 잡아봐야 죽은 강아지 부랄만지기다.
우리는 갈림길까지 내내 긍정적이고 웃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 아내는 그래도 걱정인지 잠을 자지
않았다. 내가 너무 심각하게 메인주 이야기를 했나 생각들었다. 심각한 영화를 몇 편 봐서 메인은
나에게 위험한 주로 생각들게 하였다. 길 잘못들어 산속으로 들어간 동네가 귀신동네였기도 하였고, 모텔이 찾아 온 손님을 잡아 땅속에 묻고 기르는 인간농장 편도 있었다.
우리는 그런 으시시한 주를 찾아 스스로 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전혀 감이 없는 밀 브릿지... 그렇게 우리는 별 분제없이 달렸다.
시각은 오후 2시가 되었고 우리는 시장끼를 느꼈다. 특히 아내가 좀 쉬었다 가자고 한다. CRV도 쉬어야 하고 나도 담배를 피며 미국 메인주의 산야가 내뿜는 공기를 흠뻑 마시고 싶었다.
"조금만 더 가면 어차피 밀 브릿지로 가기 위해서 빠져 나가야 하는 길 Bangor 인터체인지가 있는데 그곳까지 가서 쉬자. 오케이?"
"그건 내 말인데... 다음 다음 싸인에서 놓치지 말고 오른쪽으로 나가면 돼. 그곳을 나가서 95번 건너 북쪽에 쉼터가 있다 하는데..."
나는 아내가 말했던 그 싸인을 발견하고 오른쪽 길로 빠져 좌회전하여 95번을 가로질러 북쪽으로
50미터쯤 가니 말한대로 좌측에 공터가 보였다. 차 머리를 그쪽으로 하여 갔다.
서너대의 차가 주차해 있었고 우측 옆으로 깊은 소나무 숲밭을 자락에 둔 산이 있었다. 좌측으로는
95번 하이웨이가 보였다. 좋았다. 차를 주차하자 나는 내려 담배를 피며 주변과 산 입구를 살폈다.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 초입에는 침엽수 나무숲에 숨어있는 또 다른 휴식터가 있었다. 그곳까지 가서 확인하기에는 거리가 좀 멀었다. 괜히 머리까락이 쭈뼛하는 생각을 했다. 얼른 돌아와 먹을 꺼리를 준비하는 아내에게 말했다.
"별 일없고 조용하고 바람도 없어서 쉬었다 가긴 좋은 곳이야."
"그 쪽에 뭐가 있어?"
참 예민하네 ㅎㅎㅎ. 나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등산하는 사람들 만나는 장소인가봐. 그냥 멀리서 보고만 왔어."
"얼른 밥먹어. 배고프겠다."
트렁크 문을 포함한 5개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뒷 트렁크 공간에 먹을 음식을 찾아 놓았다. 아내가
보며 씩 웃는다. '먹을 만 하지?' 하고 묻는 것 같았다.
우리는 흰 쌀밥(이밥) 위에 고추장 얻고 상추 조금 띁어 올리고 김을 덮어 먹었다. 햄이나 쏘시지 등을 준비 안한 것은 내가 갸웃환자이기 떄문이었다. 메인식 즉석김밥. 무지하게 맛있었다.
우리는 한입 입에 물고 맑고 깨끗한 주차장의 우리 차 주변을 돌고... 또 한개 입에 넣고 걸으며 돌고 하며 먹었다. 하여튼 기분 좋게 잘 먹었다. 배가 부르자 나는 당연히 담배를 피웠고 아내는 주변을 다니며 운동을 하였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그때, 스마트폰에서의 로밍이 되지 않아 지피에스를 켤수 없었다. 난감하였다. 나는 95번을 타고
동쪽으로 조금 더 가면 마키아스가 좀 큰 도시이니 분명 팻말이 있을거고 그리로 나가면 된다고
설득하여 나아갔다. 과연 싸인이 있었다. 우리는 95번을 벗어나 남쪽으로 나오니 바로 동네가 있었다. 팀하튼도 있었고 컨비니언스도 있었다. 팀하튼에 차를 대고 커피를 사서 마시며 와이파이를 찾아 연결하려 애썻으나 안되었다. 나는 컨비로 달려가 지도를 하다 샀다. 미국 동부 전체 지도는 없었다.
낙담하여 주인에게 물으니 마키아스를 잘 안다며 길을 가르쳐 주었다. 나는 벽에 붙은 지도를 발견하고 팔아라 하며 담배 2갑을 사고 지도값도 주었다. 지도를 가지고 돌아와 펜으로 추적을 그리며 갈 곳을 찾았다. 꽤 멀었다. 더구나 국도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이제 갈 곳은 찾았고... 그 사이 망가진 마음을 추스리는 일이 남았다.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였다. 일부러 라도 이런 좋은 시골길을 가는데... 가는 길에 미국 시골길을 푹 감상하고 좋은 곳에 내려 먹을 것도 사서 먹자. 하여튼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말하기로 합의보고 달려 나아갔다.
나는 속으로 어느 영화 장면중 메인(Maine)의 산속 모텔이 생각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소름까지
끼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밖으로 표시할 수 없었다.
마키아스는 미리 다각도로 봐 두었는데... 밀 브릿지는 그냥 지나쳤다. 그 곳을 찾아 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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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1A를 타고 남쪽으로 쭉 내려가면, Ellsworth Town을 만나고 그곳에서 국도 1로 바꿔타고 남동쪽으로 계속 가면 되니 기억력이 좋은 당신이 내가 잊어버리면 알려주면 돼. 오케바리?”
“I got it and don’t worry about that.”
흠~ 말이 잘된다. 우리는
Ellsworth타운에 도착하였다. 소변도 마렵고 CRV도 쉬어야 겠고 하여 주춤하는데, 아내가 저리로 가면 될거라며 지시(?)하길래 그 지시에 따라 서서히 가니 정말 우측에 뭐가 있었다. 이름하야 아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Starbucks’가 있었다. 아내는 낯선 동내에 들어가도 스타벅스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디쯤에 있는지 귀신같이 알아낸다. 이번도 그랬다. 차를 주차하고 아내는 화장실과 내 마실 것 그린티를 사러 들어가고, 그 사이 나는 담배를 피다 길 건너 네거리 코너에 높고 넓게 이름을 붙여놓은 독립된 건물의 TD Bank를 발견하였다. 아들이 다니는 은행이니 너무 반가웠다. 이곳은 미국이고 그 은행은 캐나다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미국 지사를 보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나는 사진을 찍었다. 아내가 다가오자 나는 반가워 소리쳤다
“야! 이곳에도 티디가 있네! 우리 큰애 마음먹으면 이곳으로도 올 수 있겠네 ㅎㅎㅎ.”
“오! 그렇네. 그런데 걔가 왜 여길 와 ㅎㅎㅎ.”
이것은 관점의 불일치로 인한 불상사이다. 넘어가자~
평화롭고 아름답기 까지한 작은 마을들을 지나며 미국이란 나라가 말로만 하는 나라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잠재한 힘이 넓게 펴져 엄청남을 생각하게 했다. 아내는 보스톤에서는, 가능하면 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하였다. 결심만 하면 가능할 것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살기 좋지만… 뭐 해먹고 사노??? 역시 넘어가자~
드디어 오후 7시가 좀 넘어서 아주 작은 마을 Mil Bridge에 도착하였다. 너무 조용하였다.
월요일인데도… 우리도 기가 죽어 살금 살금 천천히 운전하여 동네로 들어갔다. 그 동네는 바다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강이 바다로 들어간다. 우리는 그 강을 건너기 전 좌측에 싸인이 보이는 곳으로 갔다.
한 100여 미터 들어가니 오른쪽 조용한 강변에 넓은 주차장이 있고 그 강쪽에 아래 위 5개 정도의
방을 가진 2층짜리 모텔이 오픈싸인을 붙여놓고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 한 복판에는 큰 단풍나무가 잎을 무성하게 키운채 있었고 그 아래는 잔디밭이었다. 그 잔디밭 한쪽 켠에는 오래된 나무로 된 비치의자가 흔들리듯 앉아 있었다.
아내가 씩씩하게 사무실로 들어가자 나는 차 앞면을 대문이 없는, 들어 온 길로 향하여 주차하고 내려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해는 곧 지고 어두워 질 것이었다. 건물 뒷편에는 잔디밭이었고 그 아래는 숲이고 강이 보였다.
뒷편 좌측에는 예상과 같이 텃밭이 있었다. 그러나 마른 수박잎과 잡초가 나 있었고 손을 보지 않은 것 같았다. 우측에 비스듬이 난 길은 건물지하로 가는 길 같았다. 대충 호러소설이나 영화를 만들어도 좋을 그런 환경이고 분위기였다.
장르소설을 쓰는 나는 이미 1시간 전, Hancock을 지나올 때는 Will Smith가 주연한 ‘한콕’이라는 제목의 영화 이름과 같구나 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것의 지금은 ‘I’m legend’라는 영화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런 생각을 좀 깊이 하며 걷는데 아내가 부른다. 나는 긴장을 하였다.
곧 자동차 시동을 걸어 두고 갔다. 여차하면 아내를 잡고 달려와 타고 질주하든가 하여튼 어떻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내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Hello~ how are you, today? So good to meet you.”
에잉~ 왠? 아내를 보니 첵크인 카운터 옆에서 커피를 마시며 주인인듯한 할마시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함정에 빠진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 때가 이 땐가? 라며 더욱 바짝 긴장하는데…
아내가 체크인 했다며, 커피를 손에 쥐어주며 나간다. 나도 웃으며 따라 나왔다.
“뭐야? 괜찮겠어?”
“으~ 우린 뺄수가 없어. 둘째가 예약해놔서… 괜찮은데… 어서 짐 넣고 바다 구경하고 먹을 거 뭐라도 좀 사와야지. 좀 전에 저쪽에 마트 간판이 보이던데…”
뭐야~ 나만 긴장했구먼… 차를 다시 돌려 방 앞에 주차하고 시동을 껏다. 그래도 나는 필요한 짐을
옮기면서 화장실과 침대밑 뒷 그리고 창문을 열고 주변을 체크하였다. 안전이 우선이고 불안하지 말아야 하니까.
“됐다. 내 쳌크로 이상없으면 없는거야. 이상 무!”
우리는 첼시 부츠를 신고 어둡기 시작하는 바다로 나갔다. 그러나 물이 다 빠져 흉물스러웠다.
이곳도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닭가슴살과 야채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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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서 일회용 버너를 피우고 냄비에 닭가슴살을 데워 고추장, 김과 김치 등으로 웃으며 맛있게
늦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대충 먹을 것을 정리하고 아내가 샤워하는 동안 나는 담배를 피러 밖으로 나왔다.
이제 어두워진 하늘을 보노라니 문뜩 오기 전 우리 콘도 뒷뜰에서 찍은 손녀 크로이 모습이 생각났다.
“그래. 우리 크로이~ 할무이 하라부지 즐거운 시간 보내고 건강하고 무사하게 돌아가 우리 크로이
만날께~ 나의 운명의 신 하느님! 오늘도 우리 큰아들, 그리고 그의 아내 그리고 그들의 딸이고 우리의 손녀인 크로이, 둘째 아들 그리고 옆에 있는 저의 아내 그리고 저를 포함한 이 가족 구성원 모두를 처음서 부터 끝까지 저의 운명의 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어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간에 저의 운명의 신 하나님 뜻 안에서 거(据)하고 행(行)하도록 하여 주시옵고, 그들 각자 하고자 하는 그 무엇이든 저의 운명의 신 하나님 뜻 안에서 다 이루어 지도록 함께하여 주시고 그들 각자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도와주시고 보호하여 주시옵소서. 아마자~”
나는 그렇게 이제는 어두워진 밤하늘을 보며 담배연기와 함께 기도하였다.
첫댓글 여행정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