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반도 상황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니 미군이 이 곳에 존재하는 한
카투사병들 역시 존재할 것입니다.
86년 9월에 논산 수용연대로 입대를 하니 그간 모르던 군인 계급이 두개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장정과 훈병"
이 두단계를 거쳐야 대한민국 정식 군인인 자랑스러운 "이병"이 될 수 있었으니
"이병"..정말 대단한 존재들이었습니다.
86년 봄에 어찌저찌해서 카투사 시험(영어 50점, 윤리 25점, 국사 25점 만점)을 치르고
후암동 병무청에 직접 가서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합격 확인을 한 것이
그 해 여름.
재수를 정일학원에서 하고 단과학원을 대일학원에서 다녔으니 그리 낯설지만은
않던 후암동 병무청으로 와서 확인한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참 묘해집디다.
그 당시의 학교 분위기는 온통 반미와 학생군사훈련반대와 팀스피릿트 반대 등등에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 타도의 깃발과 함께 광주사태(학생들은 광주학살이라 칭했었지요) 진상규명이라는
슬로건이 학교 곳곳에 나부꼈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이걸 친구들에게 뭐라고 설명을 해 줘야 하나..뭐 이런 생각들이지요.
여하튼 그렇게 여름방학이 다 갔습니다. 그리고 그해 9월 어느날.
1. 논산으로..
입대 당일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연무대행 버스를 타려고 하니 뒤에서 누가 날 부르시더군요.
부모님과 몇몇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래도 고생하는 알보병으로 가느니 카투사 가는게 훨씬 좋다고 하시는 어머님 곁에는
제가 카투사로 입대하는 것을 평소부터 못마땅해 하시던 아버님이 계셨습니다.
"남자는 철책선을 지키면서 고생을 해봐야 남자가 되는거다. 그렇게 편한 곳에 가서 군생활을 하면
그게 남자냐.." 바로 제 아버님의 평소 지론이셨죠.
눈물을 안보이시더니 스무해 이상을 대한민국 장교의 아내로 살아오신 내 어머님 눈에도 마침내
눈물이 글썽이십니다. (군대가는게 별건가요..라고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그러시더군요..아.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님들이여...너무 걱정들 마세요! 남들 다 하는겁니다.)
게다가 학교 친구들에겐 거의 쉬쉬해가며 입대를 하던 터라 그 흔한 최백호의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연기..." 노래 한번 듣지 못하고 또 입대전 술자리도 없이 홀연히 떠나야 했던 그날.
(저는 김광석의 입영전야보다 최백호의 이 노래가 더 좋습니다)
그리 자랑스러운 입대는 아니니 부모님께는 안나오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리곤 후다닥 집문을 나섰지만
내 뒤를 두 분께서 급히 쫒아오셨나봅니다. 마음이 싸해집니다..
부모님과 친구들을 뒤로하고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내내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하는 마음에
잠도 오질 않더군요.
그리곤 논산에 도착..수용연대에서 2-3일 장정 신분으로 대기후 27연대로 오와열을 맞춰가며
원기왕성한 목소리로 군가를 부르며 행군...
하긴 고등 3년 대학 2년동안 교련을 했던데다가 부친께서 20년을 넘게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지내셨으니 왠만한 군가는 다 아는 터라 제일 씩씩하게 불렀던거였지요.
27연대에 도착을 하니 한달 먼저 입대한 선배 카투사들이 꾀재재한 모습으로 총을 메고 어디론가
갑니다. 그들의 표정엔 분명 "애구..애기들 왔구나.." 했을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훈병이 됩니다.
군번을 받아보니 KA 7111-1***.
훗날 상병즈음에 후임 카투사들을 받아보니 13**-****으로 시작되는 군번들도 보이더군요.
시험군번에 대한 안좋은 인식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논산 착출군번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여하튼!~
논산 조교들은 입을 열 때마다 "카투사 이 개노무 새끼들..."해가며 우리를 갈굽니다.
육군 하사(내무반장)의 이단 옆차기가 내무반 저 끝에서부터 날라오는데 정신 없더군요.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군기가 바짝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6주 훈련의 마지막...일주일간의 유격훈련을 받기 위해 완전군장에 새벽부터 모처 유격장까지
산길을 돌고 개울을 건너 행군에 행군.. 도착하니 해걸음에 유격조교들이 유격장 앞서부터
낮은 포복 약진 앞으로를 시킵니다...
동기들 몇녀석 다리뼈가 부러지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마지막 소원수리 쓸 땐 그래도 우리끼리는 "치사하게 우리 이런거 나쁘게 쓰지말자.."라고
했지만 불평이 좀 많았던 한두녀석 때문에 내무반장 잠깐 영창갔다는 소문도 들리고..
퇴소하기 전날 받게되는 노란색 이병계급장..칙칙했던 내무반이 온통 금빛 출렁입니다.
-KRTC에서...참 어리버리해 보입니다..-
퇴소전 에피소드 하나.
내무반 한가운데 식기통이 있고 그 옆에 숟가락통이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다 인원대로 맞춰서 받은건데 열몇개가 모자랍니다.
퇴소전에 특명이 떨어집니다. 숟가락 숫자 맞춰놓으라고...
조를 짜서 소매치기 전법으로 들어갑니다.
아직도 어리버리하기만 한 훈병들은 대부분 숟가락을 뒷주머니에 꽂고 다니더군요.
우리도 그랬을 겁니다만..우리 동기들 소매치기조는 한녀석은 어리버리 훈병에게
말시키고 또 한녀석은 그 녀석 뒷주머니에 꽂혀있는 숟가락을 슬쩍하고..
그날 밤 문제가 생겼습니다.
숟가락이 너무 많이 남는거였습니다...아흐..
결국 내린 결론 "숟가락 총량 불변의 법칙" ...다만 내 숟가락이 없을 뿐이지 그 순간 연대내에 어떤 녀석은
숟가락이 두개다...
여하튼 그날 밤은 마지막이라며 나눠준 맥주 한캔에 다들 취해서 점호전까지 내무반에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들고 뛰고..
그날 밤 불렀던 "고래사냥"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자!~~ 떠나자~~고래잡으러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고래고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이병 만세"를 외치는 순간입니다.
한달 후배 카투사들이 뽀오얀 우윳빛 얼굴로 어설프게 발 맞춰가며 잔뜩 얼어붙은 표정으로
우리 막사쪽으로 들어오는게 보이기 시작할 즈음에 우리는 밤 기차를 타고 평택으로 향하게 됩니다..
물론 "애들아..내가 너네라면 자살한다..."라는 말도 당연히 빼놓지 않고...
2. 평택으로..
카투사병들은 훈련을 두번 받습니다.
한국군 기초 군사훈련은 논산에서..그 다음엔 평택에 있는 KRTC (Katusa Reception Training center..
지금은 KTA라고 부른다더군요..물론 위치도 당시의 평택이 아니라 의정부 모처)에서 4주(?)를
받았는데 이 곳에서의 훈련은 대부분 군사용어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받았으니
훗날 한국군 일반병으로 입대를 한 친구들과 술자리에서의 군대 이야기가 안됩니다.
카투사 조교가 급히 이발병을 모집하더군요. 훈련 받는 몇주동안 바리깡과 가위질 하면
가끔 영화고 보여준다는 말에 속아 손을 번쩍 들고는 팔자에 없는 이발병을 잠시 해
봤습니다. 물론 영화보여준다는 말은 다 뻥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의 영어 시험. 이 시험에서 부대배치가 대부분 결정됩니다.
예외라면 JSA 병 차출할 때와 KRTC 카투사 조교 차출할 때는 이 시험이 별로 상관없습니다.
3. JSA 차출.
멀리 판문점에서 후임 JSA병을 차출하기 위해 깡마른 체구에 물살 하나 없는
-말로만 듣던-JSA 병들이 내려왔습니다.
JSA에 대한 소문은 들어 알고있던 터라 왠만하면 그들과 눈이라도 마주칠까봐 조심했지요.
교육대앞 아스팔트 광장에 집합하고나니 한국군 장교 점퍼를 입고 유엔군 마크를 단
병사 서너명이 찝차에서 내리더군요. 그리곤 큰 소리로 하는 말..
"지금부터 눈깔 돌리는 새퀴는 바로 이자리에서 피바다를 만들어버리겠다. 이 개쉐키들..."
(용어부터가 다릅니다..피바다...아흑)
목소리부터가 다릅니다. 쩌렁쩌렁에 살기까지 감도는..게다가 눈에 선 그 핓발은 또 뭔지..
대학입시를 실패하고 4수를 하다가 카투사 시험을 보고 입대를 한 동기녀석을 포함한
몇녀석이 그자리에서 차출을 당합니다...덩치가 좋고 빠릿빠릿하고 악다구가 있게 생겼다는
이유지요.
JSA병은 내 앞에서 나를 보더니 그냥 휙 지나가버렸습니다. 덩치도 그리 크지 않았지만
더욱더 압권은 나의 그 어리버리한 "맹구눈작전"때문이었습니다. 눈은 반쯤 뜨고 입은 약간 벌리고
멍청하게 보이려 애쓴 작전..성공입니다...만 훗날 후회를 하게 됩니다. 남자라면 JSA 가는건데...
훗날 제대를 얼마 안남겨둔 병장 말호봉때 제주도 모슬포 유격훈련을 자원해서 가보니
JSA 병 몇몇이 같이 훈련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별로 말도 없는 대신
눈빛 하나만은 정말 무시무시하다는 생각. 문득 그 녀석이 떠올랐습니다. 녀석의 안부를
물어볼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몇달후면 전역인데..
4. 자대배치..미제1통신여단
그럭저럭 시험을 잘 본 덕에 카투사 3대 꽃이라고 하는 통신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2사단 배치를 받게된 녀석들 (동기들 중 반이 넘게)은 벌써부터 지네끼리 모여앉아
워워워워.(인디언들이 내는 소리)하고 장난들을 하고 있더군요. 나중에 알았는데
전차병으로 가게된 녀석, 9보병으로 가게 된 녀석 (9보병은 왠만한 특수부대 수준 이상입니다)등등..
내가 복이 많은건지 복이 없는건지..
막상 자대에 가서 보니 전10년 후10년은 아마도 카투사가 없을 것이라고 하는
모 전술대대 T**** 전술통신병으로 보직을 주더군요. 미군 보안사항이 많데나 뭐래나..
경제학을 전공한 녀석에게 디쉬 안테나와 번쩍대는 통신장비를 보여주며
공부를 하라고하니 깝깝할 노릇이지요. 게다가 포네틱 알파벳이나 code가 아닌
평어로 통신을 하는 부대이니 모자란 영어지만 영어만큼은 결과적으로 부쩍 늘었다는..
같은 부대 고참 카투사병들은 대부분 행정병(supply병, Tamms clerk, NBC 관리병등등)이었지만
저는 전형적인 Field 전문병..게다가 카투사 한명 없었던 부서에 배치를 받았으니 외로움도
외로움이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던 저로서는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일년에 왠 작전이 그리 많은지..오죽 했으면 미군들은 작전을 Field Problem 이라고
칭했을까요. 1년 365일 중 한 200일은 밖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재미는 있었지요.
전술통신 특성상 전국을 다 돌아다녀봤으니..물론 은밀하게 다녔으니 민간인들 눈엔
안띄었겠지요. 반대로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접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 김치와 밥..그리고 라면~~
Team Sprit과 그 전에 하는 Pre-T/s, Foul-Eagle과 그 전에 하는 Pre-F/E. Focus-lens(을지포커스)와
그 외 잡다구래한 작전들.
5. 눈이 펑펑내리는 산정상에서 특전사와 조우
눈이 엄청 내리던 날,
충남 어느 산 꼭대기로 작전을 가서 거의 정상까지 진입을 다 한 순간 길 옆에서 일단의 베레모를 쓴
특전사병들이 사격자세를 취하며 우리를 세웁니다. 작달막한 체구에 눈빛이 유난히
반짝대던 특전사 중위가 나타나더니 자초지종을 묻더군요.
혼비백산한 미군 중대장이 급히 나를 불러 통역을 부탁합니다.
아마도 중대장은 베트남에서의 게릴라를 연상했었나봅니다.
한국에 갓 부임한 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니 아마도 아직도 한국엔 게릴라들이
산속에 존재한다라고도 생각했을 법도 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필리핀을 생각하면
반군들이 존재하는 위험한 나라로 여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 당시 한국에서 학생들이 데모를 크게 한 날이면 그날 밤은 어김없이 미국에서 전화들이 엄청 옵니다.
한국 위험한 거 아니냐고..흠흠..
그들은 특전사 모여단소속 모 팀이고 어젯밤에 모처에서 밤새 산악행군해서 조금전에
산 정상에 도착, 대기중 왠 군용차들이 그것도 미군들이 헐레벌레 올라오는 것을 보고
좀 놀려줄려고 그랬답니다. 물론 중대장에게는 그렇게 통역을 하진 않았지요.
예의 "ROKA 최고의 특수전부대원들이며 지금 현재 동계 훈련중이고 이 산을 점령후
다시 다른 곳으로 급히 이동중인데... 밤새 산악구보로 100km를 쉼없이 달려온 전투의 神들이고...어쩌구..
저 A/B들 베낭속엔 뱀이 있어서 그걸 비상 식량으로 먹고 .. 저쩌구...일당백에 모두 태권도 5단 이상이고..
. "
(참고로 저 역시 태권도 3단..군대 1단에 군화 양쪽 합쳐서 3단..이라고 뻥을 쳐 둔데다가 평소 미군들 앞에서
앞차기로 송판도 몇장 깨는 것을 보여줬던 터라 특전사 대원들이 모두 태권도 5단 이상이라는 말에
거의 미군 중대장은 기절...특전사분들..그날 즐거웠습니다)
듣던 미군 중대장은 그제사 가슴을 쓸어내리곤 갖고있던 야전식량 즉,MRE 중에서 가장 좋은 것
두박스를 전해주라고 합디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당시 미군 MRE는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물은 똑같지만 다 하나 차이가 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비엔나 소시지가
있는 것인지 혹은 그냥 콩만 있는 것인지...얼핏보면 구별을 못하지만 숙달되면 0.1초만에
구별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은 비엔나 소세지가 들어있는 것을 선호하지요.
중대장이 말한 것은 바로 그 MRE를 주라는 것입니다.
그리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No.1을 수십번이나 되뇌입니다.
눈이 그렇게 내리는 그 산 꼭대기에서 판초우의 하나로 밤을 지새우다니..내가 보기에도
놀랄 노짜입니다.
그날밤 동료 미군들은 그들이 그간 겪었던 한국군들에 대한 일화로 수다를 떠느라
밤새는 줄 모르고...괜시리 나도 우쭐해지고..
6. 추억의 1363고지...뜻하지않은 한미 연합 아침식사 Team Spirit 작전..
수많은 전술통신 작전을 다녀봤지만 중부지방의 모 고지 꼭대기만큼은 죽어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미군들은 그곳을 1363 이라고 부릅니다. 고도가 1363미터인 곳에 작전 사이트가 있기
때문입니다.
T/S 는 대부분 3월에 시작하지만 작전은 1월부터 준비에 들어갑니다.
즉, 1월부터 3월까진 저 산꼭대기에 들락날락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곤 본격적인 T/S.
말이 3월이지 저 산 꼭대기는 영하 20도는 족히 될 법한 추위에 느닷없는 눈보라와 강풍.
미군 녀석들은 줄창 입에 "Sucks! Sucks!"를 달고 다닐 정도입니다.
텐트를 치고 통신차량에 제네레이터 연결하고 안테나 세우고 Trouble shootin'하고..
1일 2교대에 밤새 통신장비와 힛터 웅웅대는 소리..그리고 차 밖으로 나가면 밤하늘이
얼마나 맑은지..산 아래 영주 시내 불빛보다 더 밝은 별들..
사단은 새벽 2시쯤에 일어났습니다.
느닷없는 소란에 밖을 나가보니 텐트가 날아갔습니다. 그 안에서 잠자던 녀석들은
기겁을 하고 소대장교 (Platoon Leader..소위..여자..이름이 아마 Ellygood이었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망연자실..그 밤에 그것도 그 강풍에 낭떠러지 저 아래로 날아가버린
텐트며 장비를 어찌 찾을 수 있을 지..여하튼 난리부루스를 밤새 치다보니 밤보다 더 춥다는
겨울 아침이 옵니다.
밤새 꾀재재한 모습으로 있다가 날이 밝아오니 엘리굿 소위가 내게 오더니
부탁을 하더군요.
"Corporal Kim..저 위에 한국군 통신대로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지원을 좀 부탁을
하고 오면 안될까?? "
여기서 말하는 지원은 아침식사였지요. 먹을 건 있는데 조리를 할 기자재가 다 날아갔으니
오늘 아침은 한국군들과 함께 먹자는 말입니다. 물론 아침 요리는 지네가 해서 한국군들에게도
식사를 해줄테니 장비와 장소만 빌려달라고 부탁 좀 하고 오라는 말이지요..
안될게 뭐가 있겠습니까. 줄래졸래 올라가선 담당 한국군 선임병에게 이래저래 여차자차
사정을 말하고 나니 떨떠름한 표정..
결국 한국군 부대에서 아침식사는 미군이 만들고 한국군은 졸지에 미군 아침 식사를 먹게
되었는데..마침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한국군 최고참이 식당에 들어와선 하는 말..
"야..이게 다 뭐야!!!!!"
밥과 국을 먹어야 할 사람들 앞엔 베이컨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MRE와 토스트...
반도 못먹고 다 버리더군요..하하
그리고 대놓고 말을 못했지만 십팔십팔 하던 그 표정들...이해합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우리 장병들에게 미안해 죽겠습니다.
나름대로 눈치를 봐가며 열심히 아침식사를 만들었던 미군 Cook은 한국군들 반응이
어떨까 정말 걱정걱정해가면서 열심히 만들었고 또 그가 만든 음식에 한국군들 반응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에 계속 내 눈치와 한국군들 눈치를 번갈아 봐가며 노침초사하던
그 Cook 녀석의 표정 역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ㅎㅎ
결국은 한미 연합 아침식사작전 대실패..
(to be continued)
* 사족 1.: 카투사도 당연히 한국군입니다. 다만 여러모로 카투사병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
과대평가및 과소평가등등이 실제로 존재하기에 평소 안타까왔답니다.
이에 시간나는대로 그들의 삶과 애환을 적어보고자 합니다만 안타까운건 그들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이곳 비밀에서도 어느 곳에 올려야 할 지 난감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주한미군방에 올리기는 당연히 어불성설이고(죽어도 싫습니다) 그렇다고
한국군방에 올리기엔 특수한 부분이 많고,,,
어찌해야 하오리까.. 그냥 이곳에 올릴까요?
*사족 2: 위 글엔 몇군데 오타와 탈자가 보입니다. 두고두고 틈나는대로 고치겠으니 일단은
양해바랍니다.
단결!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카투사86님
첫댓글 아..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전 어릴때 카투사는 미군소속인줄 알았다는..ㅎㅎ
흥미 진지 하군요..ㅇ.ㅇ~~
저두 카투사 나왔습니다...여긴 다들 해병대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ㅋㅋㅋ2사단 4/7 기갑이였습니다...garry owen ~!
전JSA나왔습니다^^ JSA정말 멋진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