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장애인 콜택시 운전기사의 회전근개 파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건(2023구단59233)
서 울 행 정 법 원
판 결
사 건 : 2023구단59233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고 : A
피고 : 근로복지공단
변 론 종 결 : 2024. 3. 7
판 결 선 고 : 2024. 3. 21
주 문
1. 피고가 2023. 2. 21.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B 소속 근로자로, 200*. *. **.부터 202*. **. **.까지 장애인 등을 대상 으로 한 콜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 **. 근무 도중 어깨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며 C 응급실을 내원하였고, 2022. **. **. 위 병원에서 ‘어깨 회전근개의 근육 및 힘줄의 손상’을 이유로 봉합 수술을 받았다. 그 후 원고는 위와 같은 질병이 교통약자 이동 지원 업무를 수행 하던 중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22. **. **. 신청 상병을 ‘우측 어깨의 회전근 개 파열’(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는 2023. 2. 21. ‘이 사건 상병의 존재는 확인되나, 원고의 업무 중에 서 어깨에 부담을 주는 작업은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과도한 부 담이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급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 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호증, 을 제1, 2, 4, 8, 11호증(가지번 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근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10여명의 중증 장애인 등의 탑승시켰는데, 사람 이 탑승한 휠체어의 무게는 수동휠체어의 경우 100kg, 전동휠체어의 경우 150kg에 육 박한다. 원고는 이와 같은 무게의 휠체어를 30도가 넘는 경사로에서 밀어 올리거나 내 려 손님의 승하차를 도왔어야 했으므로 어깨 회전근개에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고는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위 장애인 등을 주거지까지 이동시켜 드리 는 부수적인 업무도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해 발생하였다 고 봄이 타당하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인과관계의 증명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 7, 8, 9호증, 을 제3, 6,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및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해 발병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원고의 업무 중 특히 이 사건 상병 발생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보이는 승하차 지원 업무는, 택시 차량 뒷문을 개방하고 오른 손으로 발판을 잡아 내린 후 휠체어를 30도 이상의 경사도에서 밀어 올리거나 내리고, 사용한 발판을 원위치 시키는 순서로 이루어진다(전동 스쿠터를 이용하는 손님들의 경우 공간 확보를 위해 택시 차량 2열의 시트를 앞으로 접는 작업을 추가로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위 작업은 어깨 위로 손을 올려 뻗은 자세에서 양 어깨에 강하게 힘을 주어 수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근로기간 동안 교통 약자를 1일 평균 8회 정도 탑승케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고는 업무 과정에서 사람이 탑승한 수·전동 휠체어 등을 취급하여야 하는 데, 그 무게는 최소 약 60~70kg, 원고와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는 운전기사들의 사실관 계 확인서에 따르면 최대 150kg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하차시에는 휠체어 가 경사도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여야 하므로, 승차시보다 훨씬 더 큰 힘을 행사 했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원고의 업무 방법, 업무 수행 자세 및 취급한 물품의 무게 및 취급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깨에 상당한 부담이 축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는 B에서 근무하기 전 주로 지게차 운전에 종사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상병 내지 관련 상병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도 없었다. 그런데 원고는 교통약자에 대한 이동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난 후 2019년부터 약 21회가량 해당 부위 진료를 받은 것 으로 확인된다. 원고의 기존 직업과 진료 기록, 최초 발병 시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위와 같은 업무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다) 나아가 진료기록감정의인 작업환경의학과 의사 E는, ‘원고의 업무는 상당한 물리적 힘을 필요로 하고 부자연스러운 자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깨와 상완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 분하다. 원고는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이 없고, 체중이 정상 범위에 있으며 흡연, 음주 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원고는 입사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 소 어깨 부분 관절염 등을 이유로 진료를 받은 것이 확인되므로, 원고의 작업 조건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업무 환경이 이 사건 상병 부위에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손상을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