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군대서 먹던 우동이 프랑스까지 진출”... 30년 노하우 담긴 ‘면사랑’ 진천 공장
국내 최대 면 생산공장...면사랑 진천공장 가보니
건면, 냉동면, 생면 각각에 맞춰 특화생산 설비 갖춰…하루에 냉면 60톤, 건면55톤 생산
다음달 프랑스에 우동, 볶음면 등 냉동 간편식 7종 수출… “한국 면 요리 세계에 알릴 것”
진천=김가연 기자
입력 2023.10.26 08:00
면사랑 진천공장에서 만든 오뚜기의 옛날국수. /김가연 기자
“‘면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면사랑의 ‘면’을 안 먹어본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겁니다. 면 요리에 어울리는 모든 면·소스·고명을 이곳에서 만들고 있습니다.”(정세장 면사랑 대표)
25일 오전 10시 충청북도 진천군의 면사랑 공장. 공장 4개의 건물에서는 각각 ▲건면 ▲생면·냉면·떡 ▲냉동면 ▲고명·소스 등이 생산되고 있었다.
이곳은 라면 공장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가장 큰 면 제조 공장으로 면류 150종, 소스류 100종, 고명 50종을 동시에 생산한다.
주로 학교, 회사, 군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면을 공급하며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닦아온 면사랑은 단체 급식 등이 사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로 만들었다. 2년간 냉동 가정간편식 시장에 공을 들여 올해 B2C 시장에서 200억원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세장 대표는 “매년 성장해오던 식당 식자재 시장이 코로나19로 2020년 처음 역성장을 했었다”며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유통시장으로 빨리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면사랑은 1993년 오뚜기(374,500원 ▲ 2,500 0.67%)에 국수를 납품하면서 시작된 면 전문기업이다. 처음에는 면 생산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면 요리와 잘 어울리는 소스와 고명을 하나둘씩 개발하다 보니 면·소스·고명을 모두 생산하는 면 요리 전문 기업이 됐다.
면사랑 진천 공장에는 직원 45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2018년 창립 25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에는 매출 145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연말까지 18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최대 냉면 생산지… “하루에 60톤의 냉면 생산해”
입구에 들어서자 완성된 면들이 박스에 가득 포장돼 있었다.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뭉뚝한 밀가루 반죽이 제면기를 통해 가느다란 면의 형태로 뽑혀 나오고 있었다. 해당 제면기는 고압과 90~150도의 고열을 가해 밀가루가 면이 되도록 하는 원리다.
뽑혀 나온 면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해 기계에 의해 두 차례 접힌다. 수건을 접듯 이렇게 2번을 접어 길이를 3분의 1로 줄이는 이유는 포장의 부피를 줄이기 위함이다. 밀키트 안에 들어있는 면들이 접혀 있는 이유다.
이렇게 성형이 완성된 면은 영하 25도의 냉각 터널을 지나 다시 컨베이어 벨트로 나온다. 내포장만 남은 시점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손이 직접 개입된다. 직원들은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쫄면 5개씩 2줄을 일렬로 맞춰 10개 묶음을 기계에 넣어주면 내포장이 되어 나온다.
내포장된 면은 로봇 팔에 의해 박스에 담겨진다. 냉면은 이곳이 국내 최대 생산지로 하루에 60톤이 생산된다.
◇건면 55톤 생산... 반나절 동안 25~40도에서 5번 건조
건면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약 5cm의 밀가루 반죽 덩어리가 10개의 기계를 거치며 서서히 롤러에 눌려 압축된다. 10개의 기계를 거치고 나면 두께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얇고 넓은 반죽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면은 얇은 실과 흡사한 형태다.
건면이 되기 위해서는 수분을 날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1~5호실을 통해 5차례 건조가 되는데 건조실에 들어서자 찜질방에 온 것처럼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5개의 방을 거치며 면은 반나절 동안 건조된다. 이곳은 하루에 건면 55톤을 생산한다.
처음 1호실은 30도에서 면을 말린다. 호실을 지나며 서서히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갔다가 5호실에서는 다시 25도로 낮춰 건조를 마무리한다.
김경헌 면사랑 과장은 “5개의 방을 통해 서서히 온도를 조절해 건조하는 이유는 급격한 건조를 하면 모양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장 면사랑 대표가 면사랑 창립 30주년을 맞아 충청북도 진천군 면사랑 공장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정세장 면사랑 대표가 면사랑 창립 30주년을 맞아 충청북도 진천군 면사랑 공장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 “냉동식품=싸구려 인식 없앨 것”… 佛 시작으로 美·中 해외 진출 확대
면사랑은 한국식 면 요리를 세계 시장에도 내놓기 시작했다. 다음 달 프랑스 최대 식품 매장 ‘까르푸’와 ‘르클레흐’에 냉동팩과 냉동용기면 7종을 수출한다.
정 대표는 “청양고추를 곁들인 매콤한 맛의 크림우동, 김치가 들어간 볶음면 등 한국식 면 요리를 외국 사람들이 맛볼 수 있도록 수출한다”라며 “다음 달에 프랑스로 4개의 컨테이너가 한 번에 나가는데 앞으로 미국, 중국 등 다른 나라로도 넓혀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면사랑이 창립 30주년을 맞은 만큼 사람들의 냉동식품 품질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대표는 “면은 삶고 5분만 지나도 퍼지는데 공장에서는 면을 살균하는 데만 20~40분이 걸린다”면서도 “모양과 맛의 변화를 최소화해 금방 삶은 면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J 비비고 만두가 냉동식품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맛과 품질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듯 면사랑의 제품도 품질 좋은 냉동 면 요리라는 인식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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