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계획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차장 → 유가사 → 도성암 → 정상(대견봉) → 조화봉 또는 대견사 터 → 팔각정 → 959봉 → 684봉 → 유가사 → 주차장'의 12km, 6시간 코스의 상춘 산행을 즐길 예정이었다.
1
비슬산[琵瑟山]
높이: 1,083m
위치: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은 대구시와 달성군, 청도군에 걸쳐 산자락을 드리우고 있으며, 유가사 쪽에서 올려다보면 거대한 수직 암릉이 정상을 받치고 있는 듯 우뚝 솟아 있다.
정상인 대견봉에서 남쪽 능선을 따라 988봉 - 조화봉으로 이어진다. 조화봉 능선에서 서쪽으로 대견사 터 - 1,034봉으로 이어지며 1,034봉에 팔각정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앞산으로 가는 안내표시가 되어 있다.
정상에서 조화봉까지 약 4km에 걸친 능선은 988봉 주변에 바위가 있을 뿐 흑산으로 큰 나무들이 없는 시야가 탁 트이는 초원 같은 이 능선에 가을에는 억새가, 봄에는 군락을 이룬 진달래가 붉게 물들인다. 진달래 군락 사이에 싸리나무 등 잡목들이 섞여 있으나 진달래가 더 많다.
진달래는 정상 부근, 988봉 부근 아래, 대견사 터 자락 등 크게 세 군데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대견사 터 북쪽 광활한 30여만 평의 산자락이 대규모 진달래 군락지이며, 진달래가 가장 곱고, 밀집된 곳은 988봉 부근 아래 산자락이다. 진달래는 4월 중순부터 물들기 시작해 4월 말에 절정에 달한다. 4월 하순쯤 참꽃(진달래)제가 열린다.
조화봉에서 1,034봉 이어지는 능선 사이에 있는 대견사 터는 대견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석탑과 미완성의 연화 받침돌 큰 규모의 돌 축대들만이 옛 사찰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높은 벼랑 끝에 세워둔 대견사지 삼층석탑은 붕괴하여 있었던 것을 1986년 달성군에서 수습하여 재건립한 것이다. 대견사 터 주위에는 스님 바위, 코끼리 바위, 형제 바위 등 여러 바위가 널려 있다. 이 석탑은 이 층 기단 위에 삼층석탑을 올린 형식이며, 절벽의 암반을 지대석으로 하고 그 위에 상중하 받침돌로 구성된 기단을 설치하였다. 대견사 터에서 동쪽으로 솟은 조화봉 봉우리 아래 능선에 잡석 더미 같은 바위들이 보이는데 이를 칼바위 또는 톱 바위라 한다.
비슬산(琵瑟山. "비파 비(琵), 거문고 슬(瑟))")이라는 이름은 정상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걸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비슬이란 말이 인도의 범어 발음 그대로 음으로 표기한 것이라고도 하며, 비슬의 한자 뜻이 포라고 해서 일명 포산이라고 하였다 한다.
비슬산에는 절이 많다. 유가사는 조계종 팔공산 동화사의 말사로 신라 흥덕왕 2년에 도성 국사가 창건했다. 도성암은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도성암 바로 위에는 도통암이라는 바위가 있다. 신라 시대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지는 소재사가 있다. '99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였다.
인기 명산[46위]
비슬산은 진달래 명산으로 우리나라 제일을 자랑한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도 이름나 있지만, 진달래 군락이나 산세에 미치지 못한다. 산이 높고 산 정상부와 능선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어 4월 말경 늦게 만개한다. 진달래가 만개하는 4월에 집중적으로 많이 찾는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억새 등 경관이 아름다우며, 조망이 좋고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
북쪽의 팔공산과 함께 대구분지를 형성하며 낙동강을 끼고 있으며, 고려말 공민왕 7년(1358년) 진보 법사가 창건한 소재사(消災寺) 등이 유명하다. - 한국의 산하
이번 토요 산행은 대구 비슬산 진달래 상춘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사실 비슬산은 대중교통이나 안내 산악회를 이용해 거의 언제든 갈 수 있는 산이라 꼭 갈 만한 산이 없을 때를 위해 뒤로 미뤄뒀던 산이다. 그런데 이번 4월 24일 토요일 각 안내 산악회가 진행하고 있는 산행 중 내가 계획하고 있는 산행과 유일하게 부합하는 산이고, 시기적으로도 상춘에 적당해 선택했다. 그리고 비록 멀기는 하나, 산이 대도시에 가깝고, 코스가 길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야유회 산행으로 적당해 등산방에 산행 계획을 올리고 같이할 친구는 산악회에 신청하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친구가 다른 계획이 있는 거 같고 계획이 없어 보이는 진행이만, 신청해 둘이 이번 토요일 비슬산 상춘 산행을 한다. 진행이 고향이 대구였던가? 그럼 굳이 귀가 시 산악회 버스에 연연하지 않고 대구에서 뒤풀이 후 대중교통으로 귀가할 수도…. 이번 비슬산행을 같이하는 산악회는 김밥과 500㎖ 생수를 제공하니 따로 점심을 준비할 필요가 없고, 흐리다는 예보라 카메라도 작고 가벼운 걸 들고 가니, 진정한 야유회 산행이 될 전망이다.
2 - 1
평소 이용하는 산악회는 양재역 12번 출구에서 조금 먼 국립외교원에서 7시 정각 출발하나, 이번 비슬산행을 같이하는 산악회는 양재역 12번 출구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7시 10분에 출발한다. 고로 평소보다 10분 더 잘 수 있으나, 그렇다고 연계교통편이 10분 단위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평소와 다름없이 5시 정각에 기상했다. 산악회에서 김밥과 생수를 제공하니 특별히 준비할 게 없어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패드로 밤사이 내가 타고 가야 할 버스 좌석에 변동사항이 있는지 확인 후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낸 다음 6시가 가까워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다른 때보다 10분 늦게 산악회 버스가 떠난다는 사실에 평소와는 달리 지하철 시간에 늦을까 하는 초조함 없이 여유만만하게 6시 직전 도착한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시간에 쫓길 때는 신호에 걸린다거나, 기사가 정류장에서 시간을 끈다거나 하는 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오히려 시간이 넘치는 상황이 오자 마을버스는 아무런 방해 없이 평소보다 빨리 불광역에 도착해 나로 하여금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게 했다. 동일한 시간이나, 심리적으로 쫓길 때는 장애물이 등장해 시간이 더 부족하고, 여유가 있을 때는 일사천리라 시간이 남아도는 상황, 이를 지칭하는 법칙이 있었던 거 같은데….
아파트를 짓느라 지금은 없어진 동명탕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탈 때만 해도 나를 포함 남성 세 명밖에 안 되는 승객에게 관심이 없어 알지 못했으나, 불광역 마을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그 세 명이 다 내리는 순간 그중 한 명이 요즘 유행하는 쫄쫄이 등산복 위에 반바지 그리고 삼디다스 슬리퍼를 신고 손에는 등산화 가방을 들고 있는 걸 발견했다. 산악회 버스에서도 한두 명 볼까 말까 한 복장의 남성 산꾼을 이 동네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있었던지라 처음에는 깜짝 놀랐으나, 원래 노년의 동네로 유명한 은평에서 이런 복장의 산꾼을 볼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 어쨌든 등산객의 성지 신사역과 교대역, 양재역을 경유하는 3호선 지하철을 타고, 앞에 앉은 그 산꾼의 행선지가 궁금해 그를 유심히 관찰하다가, 배낭에 달린 펜던트가 평소 많이 이용하던 산악회라는 알 수 있었다. 그 순간 떠오르는 게 대간꾼?
평소와 같은 시각에 양재역에 도착했으나, 이번 비슬산을 같이 하는 안내 산악회는 7시 10분 출발이라 20분 넘게 시간이 남았다. 당연히 지체할 거로 생각했던 마을버스가 아무런 방해 없이 불광역에 도착한 덕택이다. 지하철역 구내에 앉을 만한 시설도 없는 마당에 굳이 지하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역을 나가 산악회 버스가 정차할 예정이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그리고 정류장에서 서초구청으로 향하는 계단 한구석에 배낭을 벗어 두고 반대편에 앉았다. 이후 배낭을 사진으로 남겼다. 2012년 매주 말, 산행 시작 후 가볍고 간편한 배낭이 필요해 산 배낭으로 10년 가까이 매 주말 나와 함께 전국 오지를 헤매고 다닌 거다. 그러다 보니 이것도 수명을 다해 닳고 닳은 매듭이 끊어지고, 옆 메시 주머니는 구멍이 뻥뻥 뚫려 본연의 주머니 역할 못 한지, 꽤 됐다. 해서 목요일 브랜드는 같으나, 용량은 조금 적은 배낭을 암벽 등반용 하강기와 같이 주문했다. 당연히 금요일 도착할 거로 생각했던 물건이 오지 않아 별수 없이 쉬어야 할 배낭을 한 번 더 짊어지고 나왔다. 같이 하는 마지막 산행이다!
배낭을 보며 감상에 잠기는 중간중간 진행이 도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래로 보이는 마을버스 정류장을 주시했으나, 보이지 않아 전화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진행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친구는 과거 같이 갔던 산악회 시간과 위치를 혼동해 6시 50분경 국립외교원 앞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데, 7시가 가까워지자 버스는 목적지를 향해 떠나고 있으나, 내가 보이지 않아 전화했다고 했다. 당연히 그 위치에 정차하는 산악회 버스는 7시에 출발하니, 초조했을 거다. 해서 거기 있지 말고 마을버스로 정류장으로 올라오라고 얘기하고 계단 위에서 정류장을 보며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진영이 도착해 인사를 하는 동안 상춘의 계절답게 양재역 12번 출구 마을버스 정류장부터 국립외교원 앞까지의 도로는 7시부터 각지로 출발하는 산악회 버스로 정신이 없었는데, 우리가 타고 가야 할 버스는 출발 시각이 지난 7시 10분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다.
출발 예정 시각보다 늦은 7시 12분경 우리의 목적지인 비슬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가장 늦게 도착했다. 운이 좋게 내 옆자리가 비어 있어 배낭을 메고 버스에 탄 후 진행을 내 자리에 앉히고 나는 옆자리에 등산객이 있어 다소 불편한 진행의 자리에 앉았다. 물론 배낭은 자리가 비어 있는 진행의 옆자리에 뒀다. 7시 15분경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상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지나기 전부 막혀 죽전 직전에서야 정상적인 통행이 가능했다. 이후 죽전과 신갈에서 나머지 등산객을 태운 버스는 옥산휴게소에서 20분간 휴식 후 들머리인 유가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버스가 휴게소를 출발하자 늘 그랬듯이 인솔 대장이 지도를 나눠준 후 이번 산행의 주의 사항과 코스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인솔 대장의 말에 따르면 참꽃 축제로 유명한 비슬산이라 정상에서 인증을 찍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리는 철이라 인증이 필요 없고, 철쭉만 즐길 상춘객은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으로 가는 1코스가 아니라 천왕봉을 건너뛰는 2코스로 가기를 권했다. 그리고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으나 천왕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코스도 있으니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등산객은 그 코스도 괜찮다고 했다. 몰랐던 코스에 관한 설명이라 어느 코스로 갈까, 잠깐 생각해 보다가 일단 들머리에 도착해 결정하기로 했다. 남쪽을 향해 달리던 버스에서 11시가 가까워지자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다시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하고 가장 중요한 마감 시각을 공표했다. 산행에 주어진 게 6시간이라 마감은 17시, 즉 오후 5시였다!
2 - 2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버스는 유가사 대형 주차장에 도착했다. 물론 버스가 도착하기 전 마감 시각을 공표할 때 인솔 대장이 주변에 식당이 많으니, 일찍 내려온 등산객은 하산 주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해서 진행과 나도 하산 주를 위해 일단 하산 목표 시각을 마감 1시간 전인 4시까지 내려오는 거로 했다. 물론 집안 사정으로 몇 달 산에 오르지 못한 진행의 상태로 봐서는 불가능한 목표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버스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배낭도 좌석에 있어 내리자마자 산에 오를 수 있었으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소소한 몇 가지 일을 처리하느라 결과적으로 같이 온 등산객 중 가장 늦은 11시 11분경 산행을 시작했다. 체력도 미지수인데, 출발마저 늦었다!
유가사 일주문을 통과해 1차 목적지인 유가사를 향해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일주문에서 5분가량 올라가자 주위에 돌탑이 많이 서 있는 유가사가 보였다. 그리고 유가사 입구에서 인솔 대장이 코스별로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1코스는 유가사를 우회하는 왼쪽 임도를 따라, 2코스 또는 천왕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코스는 유가사를 통과해 갔다. 잠깐 고민하다가 그나마 1코스가 거리가 멀다는 건 그만큼 다른 코스에 비해 경사가 심하지 않다는 의미라 비록 거리는 멀지라도 1코스를 택했다. 물론 산행 시작 전 등산 앱을 가동해 출발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해발 370m, 정상이 1,083m니 713m를 올라가야 한다. 최근 산행 중 가장 높이 올라가는 산행인 거 같았다. 와중에 경사까지 심하면 죽는 거다.
돌담이 아름다운 수도암을 11시 23분에 통과해 11시 29분에 도성암 갈림길에 도착했다. 도성암으로 향하는 길은 임도, 천왕봉으로 향하는 길은 본격적인 등산로다. 당연히 도성암으로 향하는 임도를 버리고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택해 올라갔다. 물론 그 등산로라는 것도 다른 산에 비하면 거의 고속도로지만. 그렇게 올라가며 점심 먹을 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산행 중 먹는 점심으로는 좀 이른 감이 있었으나, 아침을 먹지 않은 진행이 암자로 가기 위해 차가 오가는 임도에서 산악회에서 준 김밥으로 점심을 먹자는 걸 도성암에 도착해 먹자고 달래서 끌고 온 거라 계속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배를 채울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식당을 찾으며 올라가 11시 40분경 잘 만들어진 식당에 도착했다. 해서 많은 등산객이 오가는 중에 먼저 찜했다는 의미에서 배낭을 벗어 적당한 위치에 두고 진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산악회에서 준 김밥과 진행이 준비한 반찬과 맥주로 오가는 등산객을 구경하며 유유자적 점심을 먹었다. 김밥을 먹는 데 있어 반찬을 따로 먹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김밥에 진행이 준비해 온 우엉, 멸치조림, 가죽나물(참죽나물)을 쌓아 먹었다. 물론 맥주 안주이기도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새벽에 진행이 보온병에 내려온 커피를 마시려고 보니 잔이 없었다. 해서 다 마신 맥주캔을 늘 들고 다니는 멀티툴의 가위를 이용해 반으로 자른 걸 잔으로 사용해 커피를 마셨다. 그렇게 포식을 하고 12시 10분경 우리가 있었다는 모든 흔적을 인멸하고 식당을 떠났으니, 대략 30분 정도 점심시간을 가졌다.
식당을 떠나 급경사의 깔딱을 올라가는데 진행이 힘겨워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밥을 먹고 나니 더 힘들다!"였다. "그래서, 가능하면 정상 부근에서 밥을 먹는 이유다!"라고 일러준 이후, 협박도 하고 달래기도 하며 끌고 올라가 12시 40분에 도성암 갈림길에 도착했다. 임도를 따라 도성암으로 갔으면 도성암에서 이 갈림길에 도착했을 거다. 도성암 갈림길을 지나 계단으로 이뤄진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12시 56분에 기이한 바위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며 올라가 1시 13분에 첫 번째 전망대에 도착했다. 바로 아래로는 유가사와 부속 암자가 저 멀리는 작은 산과 언덕을 휘감아 돌아가는 낙동강 줄기가, 뒤로는 비슬산 주 능선이 보이는 최고의 조망지였다. 미세먼지로 시야가 좋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절경임은 틀림없었다.
전망대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지쳐 힘들어하는 진행을 뒤에서 밀며 계속 올라 첫 번째 휴게소에 도착했으나, 쉬며 간식을 먹고 있는 팀이 있고 땡볕이라 지나쳐 계속 오르니 암석 지대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암석 지대 끝에 밧줄을 묶어 바위를 올라야 했던 거 같으나, 현재는 그 바위를 우회해 길이 나 있었다. 밧줄을 보자마자 그걸 잡고 올라갈까 했으나,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정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1시 44분에 산성 갈림길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해 진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소식이 없어 큰 소리로 부르자 전혀 엉뚱한 곳에서 소리가 들려 밑을 내려보니 과거에 등산로로 이용했던 길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올라오고 있었다. “아니, 좋은 등산로 두고 왜 그 길로 오냐?”고 물어본 후 도착하기를 기다려, 다시 뒤에서 밀며 위로 향해 50여 미터를 가자, 주 능선이다.
그 주 능선을 따라 조금 가자, 저 앞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등산객의 모습이 보이는 비슬산 정상 천왕봉이 보인다. 힘든 고비는 다 넘겼다. 버스에서 이번 산행을 설명하며 인솔 대장이 얘기했던 인증 찍으려면 30분이 걸린다는 얘기가 맞았다. 정상석 앞에서 인증을 남긴다는 건 불가능해 보여 저 멀리 정상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기로 했다. 해서 정상이 보이는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고 서로 사진을 찍어 준 후 정상을 향해 갔다. 비슬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거의 평지에 가까워 산책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정상 바로 아래는 마지막 깔딱이 있어 힘들어하는 진행을 다시 뒤에서 밀며 올라가 2시 14분에 비슬산 정상 천왕봉에 도착했다.
정상석 앞에서 인증을 남기지는 못하나, 줄 서서 대기하는 등산객이 순서를 바꾸느라 정상석 앞이 잠깐 비는 동안 정상석을 찍기 위해 정상석 옆으로 가 인증을 찍는 등산객을 구경하다가 그동안 많이 봐왔던 모습이나 새삼 깨닫는 바가 있었다. 까만 소 수건을 들고 사진을 찍는 등산객은 극히 드물었으나, 단체로 왔음에도 단체가 아니라 단독으로 인증을 남긴다는 거다. 아마 까만 소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과거에는 단체로 인증을 남기고 말았던 거 같은데, 이제는 거의 모든 등산객이 단독으로 인증을 남기고 흥이 나면 단체 인증을 찍었다. 그러니 줄은 별로 길어 보이지 않는데 인증 하나 찍는데 30분이 넘게 걸리는 걸 거다. 어쨌든 인증도 없이 그냥 갈 수도 없어, 줄 서서 기다리는 등산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고, 그것도 아쉬워 천왕봉 소개 안내문과 같이 인증을 남겼다.
현재 시각 2시 17분 정상을 떠나며 어떤 길을 택할지 고민했다. 길은 두 갈래로 하나는 철쭉 군락지로 향하는 거, 다른 하나는 유가사로 바로 하산하는 거. 인증이 목적인 인증꾼은 유가사로 바로 하산하는 길을 택할 거고 철쭉군락지가 목적인 상춘객은 애당초 천왕봉으로 올라오지 않았을 거다. 나야 비슬산 종주가 목적이니 유가사를 기점으로 비슬산을 빙 도는 코스를 택했으나, 진행의 상태로 봐서 처음 세웠던 계획대로 산행했다가는 마감 시각에 맞춰 하사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해서 진행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의견을 물어보니 여기까지 와서 저 붉은 곳에 들르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해, 마감 시각은 무시하고 애초 계획대로 가기로 하고 천문대로 보이는 하얀 건물을 목표로 전진했다. - 뭔가 이상해 구글링해보니 천문대가 아니라 강우 레이더 관측소라고... 처음 봤을 때 레이더 기지라 생각했는데, 군사 시설답지 않은 모습에 천문대라 판단했었다.
우리가 있는 곳이 비슬산의 정상이니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로 가기 위해서는 내려가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그래서 걱정했던 거다. 진행이 내리막이나 평지는 잘 걷지만, 오르막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해 지체되는데, 앞에 보이는 저 봉우리를 주어진 시간 내에 오를 수 있을까 걱정. 와중에 점심 먹은 지가 오래돼 배가 고프니 간식을 먹고 가자는 말에 적당히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을 찾아 자리 잡고 앉아 사과를 나눠 먹었다. 이후 그 자리를 떠나며 이게 마지막 휴식이고 이제부터는 쉬지 않고 달려야 산악회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사실 철쭉 군락지가 있는 대견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하산 후 올라야 하므로 천왕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일사천리로 갈 수 있었다. 문제는 오르는 길의 경사가 얼마냐다!
거의 뛰다시피 내려가니 다시 갈림길이 나타났다. 유가사와 철쭉군락지 갈림길이다. 인솔 대장이 인증이 필요 없는 등산객은 유가사를 관통해서 올라가라고 했던 그 길이다. 이정표가 있는 이 갈림길은 우리가 마감 시각에 맞춰 하산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로고, 천왕봉에서 하산하는 내리막길이 끝나고 이제부터는 대견봉을 향해 올라가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거다. 해서 당연히 마지막으로 진행에게 물었다. "여기서 내려갈까?",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면 아쉽지…." 해서 대견봉을 향해 다시 등산을 시작했다. 1차 경사를 오른 후 뒤를 돌아보니 예상대로 진행이 안 보인다. 조금 기다리다가 이렇게 멀뚱히 기다리기보다는 내 페이스대로 오른 후 철쭉 군락지에서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팀을 추월해 철쭉 군락지를 향해 갔다. 3시 9분경 눈앞에 붉은 물결이 나타났다. 철쭉 군락지다. 그리고 능선에서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나 등산 앱으로 유가사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확인했다. 지도에는 길이 있는 걸로 나오나, 나와 비슷한 상태로 보이는 한 팀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걸 보고 이건 유가사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 군락 가운데에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혹시 유가사로 향하는 지름길이 있나 확인하기 위해 전망대 갈림길에서 5분가량 지체한 후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견봉을 향해 갔다. 대견봉이 가까워질수록 멀리서 볼 때 군데군데 붉게 보였던 곳이 화려한 철쭉 군락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풍경을 그린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0여 분 전부터 들렸던 목탁 소리에 대견사가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으나, 절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이 보이지 않아 등산로를 따라 걷는 중에도 절을 찾기 위해 유심히 주변을 살피다가 봉우리 정상 바로 아래 희미하게 건물이 있는 걸 발견했다. 처음에는 암자라 생각했는데, 그쪽으로 접근하면 할수록 암자가 아니라 정자로 보였다. 목탁 소리는 갈수록 커지는데 그럼 대견사는?
오른쪽으로는 철쭉과 이름 모를 꽃의 조화와 뒤로는 암봉인 천왕봉의 웅장함에 감탄하고, 왼쪽으로 레이더 기지로 보이는 건물의 용도를 궁금해하며 대견사 방향으로 나아갔다. 철쭉 터널을 지날 때는 동영상으로 찍기도 하며 계단을 따라 올라가 3시 25분에 조화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거기에 있는 이정표로 레이더 기지로 보이는 건물이 있는 곳의 봉우리가 조화봉이라는 걸 알았다. 일단 힘든 경사는 다 올라온 거로 보여 여기서 진행을 기다리기로 했다. 해서 배낭을 벗어 한쪽에 두고 주변 경치를 사진으로 남기며 친구를 기다렸다. 그러다 아주 놀라운 장면을 발견하고 잠깐 말을 잃었다. 조화봉 바로 아래까지 소형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철쭉 군락지 주변에 전혀 등산객 같지 않은 사람들에 놀라고 있었는데 그 버스로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에 있는 상춘객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천왕봉 쪽에서 오는 등산객을 살피며 주변 경치를 사진으로 남긴 지 10여 분이 지났으나 진행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전화를 해 현재 위치를 물었다. 그러자 지금 위치가 유가사, 대견사 갈림길로 유가사 3.2km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고. 내가 앞서 지나오면서 그런 갈림길과 이정표를 본 기억이 없다. 그러자 번뜩 드는 생각이 진행을 기다리는 동안 천왕봉 쪽에서 온 많은 등산객이 나를 지나쳐 갔는데, 그중에 섞여 친구도 지나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내 뒤가 아니라 앞에 진행이 있으면 현 상황이 설명되는 거다. 그래서 진행에게 볼 것도 없이 무조건 유가사 쪽으로 가라고 얘기하고 서둘러 뒤를 따라갔다.
진행을 따라잡기 위해 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왼쪽 아래로 기와가 보인다. 대견사다! 비슬산 주 능선 왼쪽 바로 아래에 있어 목탁 소리는 들리나 절이 보이지 않았던 거다. 내려가서 절 구경을 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진행을 따라잡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능선 길을 따라 계속 앞으로 갔다. 그렇게 가다 보니 홍수가 비슬산 참꽃을 실시간 중계한다고 했었는데, 그 중계 카메라가 보였다. 그럼 그 카메라 렌즈가 향하는 곳이 이 철쭉 군락지를 잘 아는 사람이 평가한 가장 훌륭한 부분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바쁘지만, 나도 그 방향으로 렌즈를 향하고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이후 백곰 바위 등 기묘한 바위 군락을 지나 3시 44분에 대견봉 바로 아래 정자에 도착했다.
조화봉 갈림길에서부터 정자를 지난 후까지 만나는 갈림길은 철쭉 군락 내 전망대로 향하고 있었다. 고로 그 전망대 사이를 연결하는 길이 있다면 내가 온 주 능선이 아니라 그 아래 철쭉 군락을 통과해 정자를 지나면 바로 나오는 갈림길로 올라와 주 능선을 따라 유가사로 향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산세를 관찰한 바에 의하면 주 능선 길보다는 500여 미터를 단축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고로 내가 조화봉 갈림길에서 진행을 기다리는 동안 진행은 각 전망대 연결 통로를 통해 주 능선에 올라 유가사로 향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해서 진행을 따라잡기 위해 길을 재촉했으나, 눈앞에 있는 전망대를 지나칠 수 없어 전망대에 올라가 각 방향의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다시 급경사의 하산길을 빠르게 내려가며 지금쯤은 진행을 만났어야 하는데, 만나지 못한 건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혹시 텔레그램에 진행이 남긴 글이 있나 하고 보니 3시 42분에 '제2 전망대라네'라고 쓴 글이 있었다. 해서 4시 4분경 "...현재는?"이라고 글을 남기고 몇 분 후 확인하니 4시 7분에 "현재 유가사 2.5km"라는 글이 있었다. 좀 전에 ‘유가사 1.9km’라는 이정표를 지났으니, 내 예상과는 달리 진행은 앞이 아니라 뒤에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서둘러 내려갈 이유는 없었으나, 내려온 게 아까워 계속 동일한 속도로 내려가 생각보다 빠르게 주차장에 도착하면 막걸리 한잔하며 진행을 기다리기로 했다. 해서 주차장 도착 시각을 4시 30분을 목표로 하산했다. 일군의 등산객이 탁족을 하는 계곡을 가로질러 너덜지대도 통과하며 앞으로 달려 4시 29분에 거대한 이정석이 서 있는 유가사에 도착했다.
그런데 유가사 경내가 생각보다 넓었고, 절 경내에서 볼 거라고 상상도 못 했던 건물이 보여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쨌든 절 경내를 통과해 다시 유가사 갈림길에 도착한 시각이 4시 35분이다. 여기서부터 버스가 기다리고, 식당이 있는 주차장까지는 500여 미터를 더 내려가야 한다. 고로 지금 내려가 봐야 막걸리 한잔할 만한 시간이 없다. 해서 유가사 앞 정자에 배낭을 벗어 한쪽에 두고 진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화장실도 다녀오고 했다. 그러다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4시 50분이 좀 넘어 진행에게 전화해 현재 위치를 물었다. 물론 마감 시각까지 도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좀 전에 탁족하는 계곡을 지났고, 이정표에는 유가사 1km라고 적혀있었다고 했다. 내가 이미 그 길을 지나와서 아는바 진행의 상태로는 30분이 넘게 걸리는 길이라, 산악회 인솔 대장에게 전화해 사정 얘기하고, 기다려주면 대단히 고마우나, 버리고 떠난다고 해도 뭐라고 하지 않겠다고 했다.
3
그렇게 마냥 진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5시 10분경 인솔 대장에게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지금 떠난다는 전화가 왔다. 우리가 늦어 그런 걸 미안해할 게 뭐 있냐고 한마디하고 다른 산에서 다시 만나자고 인사 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멍청히 앉아 진행을 기다리는데 5시 22분에 드디어 진행이 나타났다. 거의 녹초가 된 친구를 보고 버스가 이미 떠났다고 알려주고 좀 전에 택시가 올라갔으니 그걸 타고 대구로 나가자고 했다. 사실 진행이 올 때까지 마냥 멍청이 있었던 게 아니라 교통 앱으로 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방법과 유가사에서 대구로 빠져나가는 방법에 관해 연구했으나, 결론은 택시로 동대구역으로 가, 거기서 KTX로 서울역으로 가는 게 제일 나은 선택이라는 거였다.
일단 모든 게 정리가 끝난 상황에서 이 동네에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는데, 진행이 역 근처를 언급해 그럴 바에는 요 아래 주차장 근방 식당에서 먹고 가자고 했다. 대구 도심 식당은 믿을 수가 없어 한 얘기다. 아래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거로 결론을 내리고 녹초가 되어 잘 걷지도 못하는 진행을 끌고 식당을 향해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와중에 도로변을 따라 서있는 가로수에 달린 글이 있어 확인하니 이 가로수는 유가사 사유재산으로 함부로 살구나 자두를 따가지 말라는 경고문이었다. 사유 재산에 연연해하는 사찰을 어떻게 봐야 하나 고민하며 터덜터덜 주차장을 향해 내려가 5시 41분에 도착했다. 그런데 주차장에 미쳐 예상하지 못했던 버스가 보여 혹시 서울 안내 산악회라면 말 좀 잘해서 얻어타고 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가까이 가서 보니 일군의 등산객이 버스에서 테이블 등을 꺼내 하산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버스 앞창 LED에는 "경인 웰빙산악회"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요행은 없다고 결론 내리고 "하수오 백숙"이 전문이라는 식당으로 가 가장 빠르게 되는 게 뭔지 물으니 돌아온 답이 파전, 도토리묵 등이라 백숙은 얼마나 걸리나 물었다. 30분이라는 얘기에 진행이 이왕 늦은 거 뭐 하는 말에 바로 백숙을 주문했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진행은 바닥에 드러누웠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30분 동안 멍청히 앉아 있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 일단 소주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물으니, 금복주와 이슬이가 있다고 해 그럼 동네 소주는 뭐냐고 다시 물으니 금복주라고. 그럼 일단 금복주 한 병 달라고 하자 밑반찬도 같이 나왔다. 그 밑반찬을 안주로 금복주를 홀짝이자 누워있던 진행도 벌떡 일어나 같이 마셨다. 그렇게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금복주를 마시고 있는데, 백숙이 나왔다. 그런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백숙을 먹어봤으나 닭을 건져서 내오는 식당은 여기가 유일했다. 물론 죽은 압력밥솥 채.
진행의 말에 의하면 이 지역 음식 중에 가장 맛있는 닭이라는 백숙을 안주로 금복주를 마시고 남은 닭과 죽은 포장한 후 식당 주인장에게 불러 달라고 부탁한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달렸다. 8시 34분 동대구역에 도착해 서울행 KTX를 타고 달려 10시 55분경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을 7시 10분경 떠나 22시 55분에 돌아왔으니, 15시간 45분 만이다. 서울역을 나와 작별 인사 후 진행은 4호선 지하철로 나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다가, 우리 집 방향으로 가는 버스는 서울역에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택시를 타는 거로 이번 산행을 마쳤다.
산악회 계획에 따라 '주차장 → 유가사 → 수도암 → 712봉 → 갈림길 → 도통 바위 → 삼거리 → 천왕봉(정상) → 돌무덤 → 982봉 → 월광봉 → 조화봉 삼거리 → 대견사 → 팔각정 → 959봉 → 684봉 → 유가사'의 10.32km(트랭글 기준), 5시간 59분의 상춘 산행을 즐겼다. 이동 4시간 49분, 휴식 1시간 10분!
산의 규모에 비해 나름 산행 재미가 있는 비슬산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었으나, 그래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철쭉군락이다.
추구하는 바는 아니나, 소위 얘기하는 100 명산 오르기가 90개를 넘어섰다. 떡 본 김에 굿한다고, 나머지도 올해?!
첫댓글 진행이가 생고생했구나~~~..^^
고생했지, 해서 뭐든 꾸준히 해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
고생은 아니고 아주 멋진 풍경이었어 ㅋㅋ
그래도 규헌이 따라서 이산 저산 다닐 때가 좋았다.~~~ 가끔 매정하게 밀어붙여서 고전한 적도 있지만서두...^^